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간절히 바라면 태양이 돕는다 편 중)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간절히 바라면 태양이 돕는다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역대 가장 요란한 아시안 게임 대표팀이 아닐까? 대표팀 엔트리가 발표될 때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의 출전 명단이 아시안게임 개막을 5일 앞둔 지난 13일 최종 확정되었다.

사실 대표팀의 최종 엔트리는 2개월여 전인 6월 11일 예비 엔트리에서 추려낸 명단으로 이미 발표된 바 있다. 당시 대표팀은 병역 문제 해결이 시급한 일부 선수 선발과 모호한 기준으로 인해 소모적인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이번에는 아시안게임 개막 6일을 앞두고 부상으로 대회 불참 의사를 밝힌 선수들과 부진에 빠진 일부 선수들의 교체를 단행했다. 원래 예정에는 없었던 교체다. 먼저 부상으로 현재 소속팀 1군 엔트리에도 빠져있는 최정(SK)과 박건우(두산)를 대신해 황재균(kt)과 이정후(넥센)가 대체 선수로 발탁되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부모님 중 한 명이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딴 적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정후의 아버지인 이종범은 2002년 부산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따낸 바 있고 황재균의 어머니인 설민경씨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 게임에서 테니스 단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한 LG 트윈스의 두 투수도 엔트리에서 낙마했다. 좌완 선발 요원 차우찬은 부상에 따른 극심한 부진으로 각종 리그 지표에서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태다. 또한 LG 마무리 정찬헌 역시 성적도 성적이지만 현재 몸상태가 좋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낙마한 뒤 곧바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고 말았다. 두 투수가 빠진 자리에는 넥센 영건에이스 최원태와 지난 APBC 대표팀에서 마무리로 활약한 바 있는 장필준이 대체하게 됐다.

올시즌 뛰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는 이정후-최원태 발탁을 통해 논란이 어느정도 진정된 듯하지만 사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다. 이번 대표팀은 역대 아시안게임 중 아마야구 선수가 단 한 명도 포함되지 않은 최초의 팀이다.

야구가 시범종목으로 처음 채택된 1990년 베이징 아시안게임에서는 선수 전원이 아마추어와 실업야구 선수로 이루어진 대표팀을 구성했었다. 이후 1998년 방콕 대회에서 현역 메이저리거인 LA 다저스 박찬호를 비롯한 프로 선수들 일부가 대표팀에 승선하면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프로 선수가 발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프로 선수는 22명의 엔트리 중 절반인 11명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는 실업야구에서 뛰고 있던 현대피닉스의 강혁과 대학야구에서 뛰고 있던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대표팀을 구성했었다.

이후 2002년 대회부터 주객이 전도되기 시작했다. 2002년 부산 대회부터는 선수의 대부분이 프로 선수로 구성되었고 아마야구 쿼터라는 명분으로 대학선수를 1명씩만 발탁하는 구색 맞추기에 가까운 엔트리 구성이 이루어졌다.

급기야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그 '구색 맞추기'조차도 찾아볼 수가 없다. 본래 아시안게임은 아마추어 선수를 위한 대회라는 점이다. 아마추어 선수가 주인공이어야 할 무대에 아마야구 선수가 한명도 포함되지 않은 대표팀을 내보내게 된 것이다.

이는 프로야구 리그가 운영되고 있는 다른 아시아 국가인 일본-대만과도 전혀 다른 상황이다. 일본은 애초부터 아시안게임에 프로를 내보낸 적이 없고 대만 역시 프로의 비율을 점점 줄여가는 상황이다. 가장 어려운 상대로 꼽히는 대만 대표팀마저도 NC 왕웨이중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단 7명의 프로선수만을 대회에 내보낸다.

 인천 아시안 게임 당시 주장으로 활약한 박병호

인천 아시안 게임 당시 주장으로 활약한 박병호 ⓒ KBO


치열한 순위 경쟁으로 팬들의 주목도가 절정에 달하는 후반기 리그를 중단하고 휴식기를 가지는 것 역시 KBO리그뿐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올림픽 정도의 대회라면 사정이 다를 수 있겠지만 아시안게임으로인한 리그 중단은 재고해봐야 할 문제다.

아시안게임에 KBO리그 올스타급 선수들을 모두 차출하는 것은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쓰는 격'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일본과 대만을 제외하면 퓨쳐스리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국가가 대부분이다. 우승을 다툴 일본과 대만도 앞서 언급했듯 최상의 전력으로 팀을 꾸리지 않는다.

과연 이런 대회에 리그를 중단하고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전부 투입하는 것이 옳은 결정일까? 특히 아마선수들은 단 한명도 포함하지 않은 이번 대표팀 구성에 대해 아마야구 지도자들은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비록 1명 정도의 할당에 불과하지만 AG 대표팀 발탁이라는 동기 부여가 사라진 대학 선수들 역시 허탈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팀 전력 상 금메달이 유력한 한국대표팀(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아시안게임을 대하는 한-일-대만의 자세 편 중)

팀 전력 상 금메달이 유력한 한국대표팀(출처: [야구카툰] 야알못: 아시안게임을 대하는 한-일-대만의 자세 편 중)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원래 아시안게임은 아마추어 선수들을 위한 무대다. 더구나 최근 대회 흐름을 볼 때 아마야구 선수들과 프로 신인급을 중심으로 대표팀을 구성해도 메달권 경쟁이 가능하다. 설령 대표팀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한다 해도 대회 부진으로 리그 흥행이 저조해질 가능성도 거의 없다. 대표팀은 2017 WBC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해당 시즌 흥행에는 전혀 지장이 없었다.

오히려 프로 선수들의 병역 면제를 주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어버렸다는 비판을 받는 아시안 게임 금메달보다 결과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선전이 야구계 전반에 더 긍정적인 바람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대표팀 확정 이후에도 계속되는 논란과 자국 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하는 씁쓸한 풍경은 주객이 전도된 금메달 지상주의는 더이상 통용되기 어렵다는 시대의 변화를 일깨우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관련 기사] [야구카툰] 야알못: 아시안게임을 대하는 한-일-대만의 자세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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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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