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리가의 강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공격적 이적 시장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착실히 약점을 메우고 있는 아틀레티코가 5년 만에 라리가 제패를 할 수 있을까.

4년 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아래 AT 마드리드)는 리그에서 깜짝 우승을 일궈냈다. 수년 간 FC 바르셀로나(아래 바르사)와 레알 마드리드(아래 레알)가 양분했던 라리가 구도에 균열이 가해지는 순간이었다. 2000년대 초반 2부리그 생활을 하며 굴욕을 경험했던 AT 마드리드는 18년 만에 라리가 타이틀을 획득하며 포효했다.

AT 마드리드의 예상치 못한 선전에 바르사와 레알은 빠르게 움직였다. 바르사는 MSN(메시-수아레즈-네이마르) 트리오를 결성했고, 레알은 우수한 중원 자원과 호날두의 득점력으로 다시금 정상에 올랐다. 그 사이 AT 마드리드는 리그 우승 경쟁에 있어서 매번 2% 부족한 모습에 그치며 번번이 상위권 안착에 만족해야 했다.

조용하지만 실속 있는 AT 마드리드의 이적 시장

바르사와 레알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한 AT 마드리드는 세대교체에 힘을 쏟았다. 중원의 사령관은 가비에서 코케로 변했다. 수비진의 리더는 여전히 디에고 고딘이었지만, 나머지 포백 자리에는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디비전 지난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AT 마드리드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부에서 이긴 후 기뻐하고 있다.

▲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디비전 지난 2016년 2월 27일(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경기에서 AT 마드리드 선수들이 레알 마드리드와의 승부에서 이긴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EPA


이번 이적 시장의 성과는 지난 4년 간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이 준비한 세대교체의 방점을 찍을 만하다. 먼저 AT 마드리드의 최대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측면 공격 자원을 강화하는데 성공했다. 그간 AT 마드리드의 측면은 중앙 미드필더인 코케 혹은 사울 니게스 등이 맡아 왔다. 야닉 카라스코, 가이탄 등 전문 자원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실패로 귀결됐다.

이번 이적 시장에서는 보다 믿을 만한 선수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6500만 유로(약 850억 원)의 거금을 들여 AS 모나코의 윙어 토마 르마를 품에 안았다. 프랑스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있는 르마는 이미 2016-2017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맹활약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적 시장에서 큰 돈을 소비하지 않는 AT 마드리드가 거액을 들여 영입했을 만큼 보여준 재능과 앞으로의 미래가 창창한 선수다.

왼발잡이지만 '제2의 리베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르마의 공격력은 탁월하다. 스피드, 크로스 등 측면 공격수가 갖춰야 할 덕목의 수준이 높다. 더불어 AT 마드리드의 선수라면 반드시 지녀야 할 수비력과 팀 플레이에도 매우 능하다. 르마의 영입이 기대를 받는 이유다.

스포르팅 CP에서 자유계약으로 영입한 젤송 마르틴스도 눈여겨볼 자원이다. 작은 키가 무색한 폭발적은 스피드가 있는 선수다. 르마와 마찬가지로 일정 수준의 수비력을 갖췄고 팀 플레이에 어려움 없이 녹아든다. 마르틴스의 능력은 시메오네 감독이 유용하게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이다.

AT 마드리드는 최근 1년 사이에 그간 부진했거나 체력적인 한계를 나타낸 베테랑급 선수를 정리했다. 동시에 전도유망한 젊은 선수를 영입했다. 꽤나 성공적인 시즌 준비다.

다만 페르난도 토레스가 이적하고 케빈 가메이로의 이탈이 예상되는 공격진은 보강이 필수적이다. 디에고 코스타와 앙투안 그리즈만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투톱이 있지만, 9개월의 대장정을 돌파하는데 두 선수 만으로는 역부족이다. 현재 루머가 돌고 있는 올리비에 지루, 니콜라 칼리니치 등의 영입이 요구된다.

'마드리드 더비' 1-1 무승부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마드리드 더비'는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틀레티코의 그리즈만이 각각 1골씩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승점 1점 확보에 그친 레알은 19승 7무 5패(승점 64)를 기록하며 리그 4위로 내려앉았다. 아틀레티코는 2위 자리를 유지했다.

▲ '마드리드 더비' 1-1 무승부 지난 4월 8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와 경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앙투안 그리즈만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이날 '마드리드 더비'는 레알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아틀레티코의 그리즈만이 각각 1골씩 기록하면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 EPA/연합뉴스


애매한 양강의 이적시장... AT 마드리드에게는 절호의 찬스

차분하게 필요한 부분을 채우고 있는 AT 마드리드와 달리 라리가 두 공룡의 이적 시장 행보는 아직 불안하다. 먼저 지난 시즌 챔피언 바르사는 젊은 선수 영입에 집중했다. 아르투르 멜루, 클레망 랑글레 등 팀의 미래가 될 재목을 데려왔다. 임대 복귀한 하피냐 알칸타라와 무니르 엘아다디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보강이 절실한 중원에 영입이 기대 이하라는 점이다. 이번 여름 팀의 전설 안드레 이니에스타와 지난 시즌 맹활약한 파울리뉴가 팀을 떠났다. 아르투르와 하피냐로 공백을 메우기에는 불안 요소가 적지 않다. 바르사 전술의 핵심인 중원이 믿음직하지 못하다는 점은 크나큰 약점이 될 공산이 크다.

UEFA 챔피언스리그 3연패에 빛나는 레알의 걸음은 더욱 더디다. 일단 팀의 수장이 지네딘 지단에서 훌렌 로페테기로 교체됐다. 카리스마로 스타 선수들의 응집력을 극대화한 지단의 이탈은 커다란 변수다.

무엇보다 레알 공격의 알파이자 오메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유벤투스로 이적했다. 한 시즌에 40~50골을 넣던 호날두의 부재는 레알에게는 치명적이다. 특히 결정적인 순간에 날아올라 팀을 구했던 호날두의 능력은 쉽게 구할 수 없는 능력이다.

레알은 브라질의 미래인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데려왔다. 앞으로가 기대되는 재능이지만 2000년 생인 이 소년이 호날두의 공백을 단번에 메우는 일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해리 케인,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에딘손 카바니 등이 연결되고 있다.

하지만 레반도프스크와 카바니는 나이가 적지 않아 호날두의 적절한 대안인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케인을 비롯해 네이마르, 에당 아자르 등의 슈퍼스타 영입이 필수적인 상황이지만, 각 선수들의 소속팀이 선수를 쉽게 놔주지 않으려 해 난항이 예상된다. 기존의 카림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은 기복이 크다는 단점이 있어 레알 입장에서는 답답함이 크다.

돌아가는 상황을 고려하면 AT 마드리드가 5년 만에 리그 타이틀 탈환에 기회를 잡았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10년 간 팀의 대성공을 이끌었던 바르사와 레알의 영웅들은 팀에서 시나브로 물러나고 있다. 반면 AT 마드리드는 소수의 베테랑을 제외하고는 세대교체에 성공한 모양새다.

5년 전 상황과 매우 유사한 흐름이다. 당시에도 AT 마드리드는 다비드 비야, 가비, 주앙 미란다 등이 중심을 잡고 아르다 투란, 코케 등의 젊은 선수들이 대폭발하며 성공을 거뒀다. 한편 바르사는 사비 에르난데스의 노쇠화로, 레알은 감독 교체로 인해 흐름이 좋지 못했다. 마침 이번 시즌 바르사의 주요 선수들이 체력적 문제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고, 레알은 감독이 바뀌었다. AT 마드리드의 우승 도전에 청신호가 켜진 형국이다.

이번 이적시장을 통해 AT 마드리드가 다가오는 시즌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성공적으로 이적 시장을 보내고 있는 AT 마드리드가 2018-2019 시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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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이적 시장 라리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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