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원 단장 및 가족들과 사진 촬영에 임한 서준원

이윤원 단장 및 가족들과 사진 촬영에 임한 서준원 ⓒ 김현희


25일은 국내 프로야구에서 좋은 추억으로 기억될 만 하다. 역사상 처음으로 연고지 우선지명 선수들만 한 자리에 모이는 공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2차 지명회의에 가려져 1차 지명 선수들이 다소 홀대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에 착안, 신인지명회의 사상 최초로 2차 지명에 앞서 1차 지명자들이 주목 받을 수 있는 순간을 마련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진행됐다.

연고지 신인 우선 지명은 국내에 남아 있는 독특한 드래프트 방식이다. 그 해에 고향을 대표하는 선수라는 상징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고교와 대학을 합쳐 총 10명의 선수만 선택을 받는 제한적인 공간 내에서 각 구단은 내부 지명 전략과 사정을 고려하여 최선의 선택을 했다.

지방팀의 경우 대부분 일찌감치 1차 지명자로 내정해 놓은 인재들이 선택을 받았다. 그 중 롯데는 아예 이윤원 단장이 "우리가 지명할 선수는 팬들이 더 잘 안다."라고 할 만큼 유력한 지명 후보가 존재하고 있었다. 경남고 투수 서준원(18)이 그 주인공이다.

서준원에 대한 평가? '한현희보다 낫다'

서준원은 두말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올해 국내 고교야구 투수 최대어로 손꼽힌다. 사이드암 투수로 시속 152km에 이르는 빠른 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2학년의 몸으로 모교 경남고를 황금사자기 4강, 대통령배 결승으로 이끌면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에 청소년 대표팀으로도 선발되어 크게 쓰이기도 했다. 올해 역시 무난히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롯데 이윤원 단장은 1차 지명 발표 현장에서 "우리 팀 지명 대상자는 되려 팬 여러분들이 더 잘 아시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지명 대상자가 우리 지역에 있어서 큰 행운이다"라는 말로 서준원 지명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이에 서준원은 지명 소감에서 같은 사이드암 이면서 동문 선배인 넥센 한현희를 롤 모델로 손꼽았다. 자신 있게 공 던지는 모습에서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롯데 선수들이 서운해 하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닐 것이다. 가서 제가 열심히 하다 보면 그러한 점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맞받아치는 여유를 선보이기도 했다.

롤 모델로 한현희를 손꼽았지만, 고교 시절 활약만 놓고 보면 서준원은 되려 한현희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경남고 2학년 시절 한현희는 제구력에 애를 먹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가다가 3학년 진학 이후 완성형으로 거듭난 바 있다. 반면 서준원은 이미 지난해부터 보여 준 것이 많은 광속구 사이드암이라는 점에서 바로 롯데 1군 마운드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1년 동문 선배인 한동희가 입단 이후 바로 1군에 투입된 것처럼, 서준원도 곧바로 1군 무대인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앞으로 남은 고교 시즌 부상 없이 마무리하고, 내년에 1군 무대로 자리를 옮겨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는 이야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지명 발표 이후 사진 촬영에 임한 박수현

지명 발표 이후 사진 촬영에 임한 박수현 ⓒ 김현희


NC, 포수와 내야수 사이에서 '포스트 박민우' 선택

이러한 롯데와 달리, NC는 두 명의 1차 유력 지명 후보군 중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한동안 고민해야 했다. 마산용마고에서 활약 중인 두 명의 중심 타자가 모두 지명 대상자였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둘의 포지션은 포수와 내야수였다. 신진호, 박광열, 이재용, 김형준 등 지난해까지 신인 지명회의에서 포수를 대거 뽑았음을 감안해 본다면 내야수를 선택하는 것이 나을 수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반 로드리게즈 못지않다는 지역 내 포수 인재를 가볍게 본다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NC는 스물 다섯 살의 박민우와 함께 내야를 책임질 인재를 선택하는 것으로 지명을 마무리했다.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마산용마고 박수현(18)이 그 주인공이었다.

박수현은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지난해 NC에 지명된 오영수(19)를 떠올리게 한다. 같은 마산용마고 출신이면서도 홈런을 잘 뽑아낸다는 점에서 두 명의 1년 터울 동문들이 꽤 비슷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영수가 전형적인 홈런 타자 스타일이면서 3루수로서 활약을 하고 있는 반면, 박수현은 중장거리 스타일의 내야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스타일이다. 때에 따라서는 마산용마고 시절처럼, 둘 모두 같은 경기에서 내야수로 동시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 박민우와의 나이 차이가 7살임을 감안해 본다면, 박수현의 쓰임 가치도 꽤 큰 셈이다.

이에 대해 박수현은 "지명 소식을 전달 받았을 당시에는 정말 믿기지 않았다. 기뻐서 잠도 못 이를 정도였다. 1년 선배인 (오)영수 형이 콜업되어 안타를 쳤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 소식에 나 역시 기뻤다. 그러는 한편, 나도 열심히 해서 새 야구장에서 맞이하는 첫 시즌에 팬들에게 기대가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지명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는 한편, 김종문 단장 대행은 박수현 지명과 함께 "연고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서로 상생하는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하여 1차 지명에 대한 속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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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데일리안, 마니아리포트를 거쳐 문화뉴스에서 스포테인먼트 팀장을 역임한 김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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