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이번 대회 승리가 없던 아르헨티나의 첫 승 제물이 되고 말았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아르헨티나 산타 페에서 열린 2018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아르헨티나와의 5주차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8-25, 24-26, 21-25)로 패했다. 이번 대회 12전 전패를 당하고 있던 아르헨티나는 한국을 상대로 대회 첫 승을 따냈고 3연패에 빠진 한국은 종합전적 5승8패가 됐다.

한국은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서브득점 2개를 포함해 17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이재영(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이 7득점, 김희진(IBK기업은행 알토스)이 6득점으로 부진했다. 한국은 블로킹에서 6-5로 대등했지만 서브득점에서 3-11로 완벽하게 밀리며 심각한 수비 불안을 드러냈다. 한국은 오는 14일 11승2패의 미국과 5주차 2번째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최약체 아르헨티나에게 당한 0-3 패배, 얻은 것도 없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김연경 유무에 따른 전력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 또 한 번 깨달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 김연경 유무에 따른 전력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 또 한 번 깨달았다. ⓒ 국제배구연맹


차해원 감독은 이번 VNL 대회 목표를 5할 승률이라고 밝혔다. 4주차 일정을 마친 현재 한국의 성적은 5승7패. 5주차 3경기에서 전승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5할 승률 달성은 사실상 힘들어졌다. 하지만 김연경(엑자시바시)과 김수지(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이 빠진 5주차에서도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만들어내는 승리라면 더할 나위 없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여자부의 유일한 전패팀이다. 세계랭킹11위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회 12경기에서 단 두 세트를 따는데 그쳤다. 첫 두 경기에서 러시아와 네덜란드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냈지만 이후 10경기에서 내리 0-3 패배를 당했다. 한국 역시 2016년 리우 올림픽과 작년 월드그랑프리대회에서 아르헨티나에게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한 바 있다. 젊은 선수들의 경쟁력을 확인하기엔 더 없이 좋은 상대라는 뜻이다.

한국은 김희진을 센터에 배치하고 박정아가 라이트로 출전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막내 박은진(선명여고)의 블로킹과 서브득점으로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다가 세트 중반부터 한국의 공격코스를 읽은 아르헨티나에게 역전을 당했다. 상승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한국의 약한 리시브 라인을 공략하며 반격을 시작했고 한국은 선수들의 동선이 겹치는 실수까지 저지르며 1세트를 7점 차이로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2세트에서도 아르헨티나에게 연속 서브득점과 블로킹을 허용하며 1세트의 나쁜 흐름이 계속 이어졌다. 특히 박정아와 이재영, 나현정 리베로(GS칼텍스 KIXX)의 서브리시브가 동시에 흔들리며 좀처럼 분위기를 바꾸지 못했다. 끌려가던 한국은 세트 후반 김희진의 블로킹과 아르헨티나의 범실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듀스 상황에서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2세트마저 빼앗겼다.

한국은 3세트 초반 아르헨티나의 연속 범실에 힘입어 근소한 리드를 지켜 갔다. 한국은 세트 중반 이재영의 블로킹으로 3점의 리드를 잡았다가 박정아의 리시브가 흔들리며 금방 역전을 허용했다. 다시 기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서브득점과 중앙 속공으로 한국의 수비를 흔들었고 한국은 세트 후반 다시 리시브 라인이 크게 흔들리며 그대로 경기를 내줬다.

김희진과 박정아, 이재영, 강소휘(GS칼텍스), 막내 박은진까지. 모두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에 불과한 젊은 선수들이지만 각 소속팀이나 학교에서는 에이스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전에서 각 구단 에이스들의 책임감이나 자존심은 전혀 볼 수 없었다. 결국 한국은 이렇다 할 수확도 없이 '김연경 없는 팀'의 한계를 드러내며 무승팀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첫 승 제물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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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2018 FIVB VNL 차해원호 박정아 박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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