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창수 감독은 시즌 초 압박축구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인창수 감독은 시즌 초 압박축구를 보여주겠다고 공언했지만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 서울 이랜드 FC


인창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 이랜드 FC가 또다시 연승에 실패했다. 서울 이랜드는 9일 아산 이순신 종합 운동장에서 열린 아산 무궁화 FC와의 KEB 하나은행 K리그2 2018 16라운드 경기에서 3-0으로 패했다. 전반 11분 만에 스트라이커인 비엘키 에비치가 부상으로 교체돼 나간 점을 고려하더라도 3-0이라는 점수는 뼈아프다. 서울 이랜드는 이번 시즌에만 벌써 3번째 두 경기 연속 승리기회를 놓치게 됐다.

 서울 이랜드의 시간대별 점유율

서울 이랜드의 시간대별 점유율 ⓒ K리그 홈페이지


일단 점유율부터 아산에게 밀렸다. 기록상 점유율 53대 47로 아산이 근소하게 앞서 있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더욱 크게 밀려 보였다. 서울 이랜드의 볼 점유는 주로 서울 이랜드의 진영에서 이루어졌고 백패스도 훨씬 잦았다. 반면 아산은 공격-미드필더-수비 간 유기적인 패스로 상대 진영에서 볼이 많이 움직였다.

시간대별 점유율을 보면 전반 내내 아산이 볼을 점유했고 점유하는 동안 득점까지 만들어 냈다. 서울 이랜드가 후반 경기 초 압도적으로 점유율을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서서히 아산이 점유율을 높이며 40분경 추가 득점에도 성공했다.

양 팀의 차이는 슈팅 수에서도 드러났다. 아산은 전반에만 8번의 슈팅을 만들어냈다. 이 중 이재안과 한의권의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25분에 이재안의 득점을 포함해 총 13번 서울 이랜드의 골망을 위협하는 동안 서울 이랜드는 상대의 유효 슈팅 수와 같은 6번의 슈팅만을 기록했다. 심지어 유효 슈팅은 김창욱과 안지호의 슈팅 단 두 개 뿐이었다.

넓은 선수 간격과 잦은 패스 미스로 인한 무딘 공격

 서울 이랜드의 공격 상황. 공격과 수비 두 포지션으로만 나뉘어 진 듯한 모습이다.

서울 이랜드의 공격 상황. 공격과 수비 두 포지션으로만 나뉘어 진 듯한 모습이다. ⓒ 박영우


인창수 감독은 전임 감독인 김병수 감독과 거의 정반대의 축구를 추구한다. 김병수 감독은 짧은 패스로 단련해 나가는 축구를 선호했다면 인창수 감독은 롱볼과 세컨볼에 집중하고 전방에서부터 압박하는 축구를 선호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공격진과 미드필더진 그리고 수비진과의 간격이 상당히 넓게 벌어졌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롱볼에 이은 세컨볼은 잡기 위해 미드필더진이 라인을 올리면서 중앙이 텅 비는 모습이 전반기 내내 보였다. 선수 간 간격이 넓어지다 보니 패스를 해야 하는 거리가 멀어지고 자연스레 패스의 성공 확률이 떨어지며 설령 패스가 잘 갔다고 해도 퍼스트터치가 되지 않을 가능성 역시 더 높다. 실제로 서울 이랜드의 경기를 보면 상대진영에서의 패스 실수가 유독 잦은 모습을 볼 수 있다.

패스가 되지 않다 보니 공격의 흐름은 살얼음판처럼 쉽게 깨지기 일쑤다. 더욱이 중앙이 비어있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중앙에서 공을 내주면 공격 흐름이 깨지는 것을 넘어 상대에게 치명적인 역습기회를 내주게 된다. 아산과의 경기에서도 김재웅의 긴 퍼스트 터치로 인해 상대가 인터셉트에 성공했고 비어있는 센터 서클 주변 공간이 순식간에 뚫리며 실점을 허용했다.

넓은 선수 간격에 공격 템포 역시 빠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역습상황에서 공을 줄 선수가 없어 결국 골키퍼 김영광이나 센터백에게 백 패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서울 이랜드는 상대 수비가 다 갖추어진 상황에서 공격을 시작하게 된다. 또 패스미스 등으로 공격의 흐름이 끊기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계속해서 선수를 놓치는 수비진

수비진 역시 불안하다. 서울 이랜드의 수비진은 개막 후 치른 모든 경기에서 상대에게 두 자릿수 슈팅을 허용했다. 패배한 경기뿐 아니라 승리한 경기에서도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지 못했다.

첫 번째 캡처 화면은 패배한 아산과의 경기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모습이고 두 번째는 승리를 챙긴 안산 그리너스와의 직전 경기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모습이다. 두 장면 모두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서울 이랜드의 수비진이 선수를 쉽게 놓치는 장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산과의 경기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장면

아산과의 경기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장면 ⓒ K리그 홈페이지


첫 번째 캡처 화면을 보면 서울 이랜드의 수비진이 크로스가 올라오는 것에만 신경 쓴 나머지 뒤에 있는 세 명의 아산 선수들에게 공간을 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만약 이한샘의 머리에 맞지 않고 뒤로 넘어갔다면 실점을 허용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서울이랜드가 승리한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장면

서울이랜드가 승리한 안산 그리너스와의 경기에서 슈팅을 허용하는 장면 ⓒ K리그 홈페이지


두 번째 화면에서 서울 이랜드의 수비진들은 볼 경합 뒤 떨어진 세컨드 볼을 바라만 보고 있다. 누구도 압박하거나 저지하려 하지 않았다. 서울 이랜드 입장에서는 다행스럽게도 슈팅이 정확히 맞지 않아 실점을 면했다.

서울 이랜드의 수비진이 선수를 자주 놓치는 것이 개인 기량과 중앙 수비수 쪽의 얇은 선수층 탓일 수 있다. 하지만 수비 전술을 준비해야 하는 감독의 책임도 있다. 백스리 전술을 활용하는 상황에서 허용하는 슈팅 수에 변함이 없는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이번 주를 끝으로 K리그2는 약 20일간의 월드컵 휴식기에 들어간다. 휴식기가 끝나면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게 된다. 팀을 다져나가기에 좋은 기회이다. 전반기 동안 문제점이 확연히 드러난 서울 이랜드는 전술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새로운 선수들을 수급해 후반기 반등을 위해 달려가야 할 것이다.

 아산과의 경기로 서울 이랜드의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아산과의 경기로 서울 이랜드의 전반기가 마무리됐다. ⓒ 서울 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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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와 세상을 연결하는 스포츠 커뮤니케이터, 박영우입니다. 오마이뉴스에 송고된 기사를 포함해 제가 작성한 다양한 스포츠 기사를 더 스포리 미디어 블로그(https://newsightofsports.tistory.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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