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NC 다이노스는 김경문 감독의 퇴진을 발표했다. 김경문 감독이 고문으로 물러나고 유영준 단장이 감독 대행을 맡는다는 내용이었다. 4일 김평호 수석 코치와 양승관 타격 코치는 사의를 표명해 팀을 떠나기로 결정되었다.

3일까지 NC는 20승 39패 승률 0.339로 최하위였다. KBO리그에서 3할 대 승률 팀은 NC가 유일하다. 1위 두산 베어스에 무려 18.5경기차, 9위 롯데 자이언츠에 5.5경기차로 뒤졌다. 시즌 초반 한때 1위에 올랐지만 선발과 불펜의 동반 붕괴로부터 비롯된 침체가 타선까지 옮겨가면서 최악의 경기 내용을 반복하고 있었다.

 불펜 중심 야구를 펼쳤던 NC 김경문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10개구단 감독님들께 부탁해 중)

불펜 중심 야구를 펼쳤던 NC 김경문 감독 (출처: [KBO 야매카툰] 10개구단 감독님들께 부탁해 중)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김경문 감독은 2011년 8월 NC의 창단 감독으로 취임했다. NC의 1군 무대 2년차였던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2016시즌에는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준우승도 일궈냈다.

사실상 '맨 땅'이라 할 수 있었던 신생팀을 맡아 빠르게 1군에 안착시키며 매년 성과를 담보했던 감독이 임기 만료인 2019시즌 종료 시점까지 1년 반이나 남겨 둔 상황에서 쓸쓸히 떠났다.

'2인자', '불운했던 지도자.' 김경문 감독에 붙은 꼬리표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그는 아시아 국가 최초의 야구 금메달이라는 역사적 성과를 일궈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은 한 번도 차지하지 못했다. 준우승 4회가 전부였다. 정규 시즌 1위도 달성한 바가 없었다.

과연 김경문 감독은 KBO리그에 감독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1958년생 11월 생으로 만60세를 앞둔 그는 물러나기 전까지 올 시즌 KBO리그 최고령 감독이었다. 최근 40대 초중반의 젊은 감독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분명 많은 나이다. 선수들과의 소통에서 불리한 조건이 아닐 수 없다.

▲ 6월 3일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6월 3일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6월 3일 KBO리그 팀 순위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김경문 감독은 이른바 '용장'이었다. 선수들을 끊임없이 긴장시키며 내부 경쟁으로 몰아쳤다. 주전 선수조차 집중력이 떨어지면 경기 도중에도 가차 없이 교체했다. 그의 임기 초창기에 선수들이 젊고 경력이 일천했을 때는 이 같은 방식이 통했다.

그러나 선수들의 연차가 쌓이면서 긴장감은 곧 피로감으로 직결되었다. 선수들과 소통하며 격의 없이 지내는 수평적 리더십의 감독도 아니었다. 선수와 감독 사이에 벽이 형성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무엇보다 김경문 감독의 가장 큰 약점은 '불펜 혹사'로 꼽힌다. 국내 선발 투수를 제대로 육성하지 못한 채 유망한 투수 자원들을 일단 불펜에만 몰아넣었다. 그것이 결국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마무리 임창민은 지난 5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베테랑 김진성은 지난 20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2이닝 동안 56구를 던져 13피안타 11실점으로 벌투 논란이 일었다. 암을 극복한 원종현도 혹사에 내몰렸다.

선발 유망주 구창모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기 일쑤였고 장현식은 재활 직후 불펜 요원으로 전환시켰다. 일각에서는 김성근 전 감독의 혹사 논란에 가려져 있었을 뿐 김경문 감독의 불펜 혹사 역시 그에 못지않았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했다.

 6월 3일 퇴진이 발표된 NC 김경문 감독

6월 3일 퇴진이 발표된 NC 김경문 감독 ⓒ NC 다이노스


NC는 김경문 감독의 퇴진에 대해 보도자료를 통해 '현장 리더십 교체'라는 표현을 썼다. 김경문 감독의 리더십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자인한 것이다. 남아있는 유망주 투수들마저 불펜 혹사에 내몰릴 경우 팀의 미래가 암울하다는 판단 하에 결국 구단이 칼을 빼든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유일의 1950년대 생 감독이었던 그의 경질은 '막강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감독이 팀 전체를 좌지우지하던 시대의 종언'을 의미한다는 관점도 있다. 두산 감독 시절에 노출했던 약점들이 NC에서 고스란히 되풀이된 것도 향후 그의 경력에는 부담으로 작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경문 감독은 공과 과가 너무도 뚜렷한 지도자다. 전력이 취약한 팀을 맡아 단기간에 성적을 냈지만 후유증 또한 만만치 않았다. 과연 '달'은 다시 떠오를 수 있을까?

[관련 기사] [견제구] '2인자' 김경문, '불펜 야구'론 우승 못해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프로야구 KBO 김경문 NC다이노스 달감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대중문화/스포츠 컨텐츠 공작소 www.kbreport.com (케이비리포트)입니다. 필진 및 웹툰작가 지원하기[kbr@kbreport.com]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