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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줄곧 여론조사에 대한 불신을 표시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렸다.

"경남 MBC·리얼미터 최근 조사에서 800 샘플 조사를 했는데, 로데이터를 보니 문재인 지지가 400명 응답하고 홍준표 지지자는 그 절반인 200명이 응답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경남은 지난 탄핵 대선에서 그 악조건 하에서도 내가 이겼던 지역입니다. 그렇다면 내 지지자 응답이 당연히 많아야 되는데, 문재인 지지자들보다 응답자가 절반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최소한 20퍼센트 이상 편향된 여론조사로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는 겁니다."

[관련기사] 경남지사 여론조사, 김경수 55.9%-김태호 32.4%

그러면서 홍 대표는 "여론조작 증거가 바로 이런 것"이라고 했다. 홍 대표의 이와 같은 주장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확산되자,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이 <오마이뉴스>에 글을 보내왔다.

박근혜 정부 비슷했는데... "새누리당에서 여론조사 비판한 적 거의 없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일 오전 울산광역시 남구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文정부 경제 참사 규탄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일 오전 울산광역시 남구 김기현 울산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文정부 경제 참사 규탄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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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실장은 글을 보내면서 "19대 대선 당시에도 '샤이 보수'와 '여론조사 왜곡·조작 논란이 있었고, 이 시기 여론 조사에는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이 실제보다 훨씬 적게 응답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권 실장은 "홍 대표 주장처럼 박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이 다 찰 때까지 기다리지도 않았고, 박 후보 투표자에게 가중치를 더 주지도 않았다"면서 "즉, 지금 지방선거 여론조사와 동일한 방식으로 실시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대 대선 여론조사 결과는 실제 득표율과 거의 일치했다"고 홍 대표의 주장에 일침을 놓았다.

권 실장은 또 "박근혜 정부 때도 '샤이 현상'은 존재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 국정수행 조사 또는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18대 대선에서 실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투표한 사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조사에 참여했고,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은 실제보다 적게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홍 대표가 문제삼은 상황과 거의 흡사했다는 뜻이다. 권 실장은 그리고 이렇게 강조했다.

"이 시기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들이 대통령이나 정당 지지율에 대해 비판한 사례는 거의 없었다. 마찬가지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정치인들 역시 박근혜 후보 투표자들이 너무 많이 참여한 왜곡·조작된 여론조사라고 비판한 적이 거의 없다."

권 실장은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이 될 때까지 여론조사를 계속하거나, 사후 통계 보정으로 홍 후보 투표자에게 가중치를 줄 경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해당 여론조사기관에게 과태료를 부과할 것"이라며 "성, 연령, 지역 외 다른 어떤 기준으로도 통계 보정하는 것을 사실상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권 실장이 '홍준표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주장에 대한 설명'이란 제목과 함께 보내온 글 전문이다.

홍준표 대표의 여론조사 조작 주장에 대한 설명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필승 외친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지난 4월 12일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6.13 지방선거 후보자 출정식에서 지방선거 후보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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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샤이 홍준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음에도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거나 '모르겠다'고 거짓 응답을 하는 것이 '샤이 홍준표' 현상이 나타나는 한 방식이다. 또 다른 '샤이 홍준표' 현상이 나타나는 방식은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샤이 홍준표' 현상은 다수의 의견이 어느 한 쪽으로 모아지고 있을 때 소수 의견을 숨기는, 이른바 '침묵의 나선(spiral of silence)' 효과에 의한 것인데, 이는 여론조사에서 통제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즉,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투표했다고 거짓 응답을 하는 것이나,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는 것을 조사기관이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만큼 응답을 받기 위해 계속 여론조사를 하는 것이 맞을까? 홍 후보의 득표율만큼 응답을 계속 받는다는 것은 성별, 연령별, 지역별 비율에 따라 응답을 받듯이, 19대 대선 후보의 득표율에 맞게 응답을 받으라는 것인데, 과연 이것이 올바른 여론조사일까?

여론조사에서 인구비례에 따라 할당을 해서 응답을 받는 특정 기준이 갖춰야할 요건은, 첫째 기준 자체가 고정되어 특정할 수 있어야 하고(예를 들어 남성, 여성), 둘째, 응답자의 거짓 응답에 따라 왜곡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거짓 응답에 따라 왜곡될 수 있는 기준은 어느 정도의 응답을 받아야 할지를 알 수 없다.

즉 '비례 할당'의 기준을 잡을 수 없다. 이에 따라 가중치를 줄 수도 없다. 가중치를 주려면 어느 정도의 응답이 미달되었는지 또는 초과되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19대 대선 후보 득표율은 그 자체로 변하지 않고 고정되어 있으며 특정할 수 있다. 하지만 거짓 응답에 따라 왜곡될 수 있어 '비례 할당'과 사후 가중치 부여의 기준이 될 수 없다.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으나 문재인 후보나 유승민 후보 등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거짓 응답한 응답자 역시, 조사결과 상에는 다른 후보 투표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응답이다.

즉, 실제로는 집계된 결과보다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이 더 많지만, 거짓 응답으로 인해 어느 정도가 더 많이 참여했는지를 알 수가 없다. 이러한 거짓 응답에 따라 왜곡될 수 있는 것은 '비례 할당'과 '사후 통계보정'으로 가중치를 주는 기준으로 사용할 수 없다.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지만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거짓 응답을 한 사람들에게도, 홍준표 후보 투표의 가중치를 주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거짓 응답을 한 다른 후보의 가중치를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3일 오후 부산 중구 BIFF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2017년 5월 3일, 당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3일 오후 부산 중구 BIFF광장에서 유세를 펼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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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할지라도 홍준표 대표의 주장대로 한 번 해보자. 19대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비율에 다다를 때까지 조사를 계속 하는 것 자체가 여론조작이 될 수 있으므로, 일단 1천명이면 1천명, 800명이면 800명의 목표 응답자를 다 채우고 난 후에 사후 통계보정으로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에게 가중치를 더 준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이것이 여론조사가 목표로 하고 있는 현재의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것일까?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으나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거짓 응답을 했거나 '모르겠다'고 답변한 응답자가 과연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투표할까?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이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참여하지 않은 유권자 모두가 과연 실제 투표에 참여할까?

그렇지 않다.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했음에도 다른 후보에게 투표했거나 '모르겠다'고 거짓 답변한 응답자는 홍준표 대표의 소속 정당 후보를 지지하기보다는 다른 당의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

왜냐하면 거짓 답변은 이전에는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며, 선호도가 떨어진 사람과 함께 정치활동을 하는 후보에 대한 선호도 역시 낮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홍준표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들 다수가 여론조사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이들 중 상당한 수는 실제 투표에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적으로 여론조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은 투표에도 잘 참여하지 않는다.

바로 이런 측면에서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만큼 응답자를 받을 때까지 조사를 계속하는 것과 사후 통계보정으로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만큼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이 오히려 변화된 민심을 왜곡하는 것이며, 실제 투표결과와 상반되거나 매우 다른 결과를 낳아 2년 전 4.13 총선에서와 같이 여론조사의 재앙을 또 다시 잉태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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