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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당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결과 : 민주노동당(기초단체장 3명, 광역의원 18명, 기초의원 90명, 광역비례 6명, 기초비례 25명) 사회당(0명)

▲ 진보정당 2014년 제6회 지방선거 결과 : 통합진보당(기초의원 31명, 광역비례 3명, 기초비례 3명) 정의당(기초의원 10명, 기초비례 1명) 노동당(광역의원 1명, 기초의원 6명)

진보정당의 지난 두 차례 지방선거 성적표를 단순 비교하며 우려를 나타내는 이들이 많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의 당세가 급격하게 위축된 탓이 크다. 6.13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 진보정당은 우려를 씻고 유권자들의 가시권에 안착한 걸까?

존재감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정의당은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음에도 당 지지율이 4~5% 내외의 보합세에 머물렀다. 민중당 등은 지지율 조사대상에서 아예 포함되지도 않았다. 70%대에 이르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나 지지율 50%를 넘어선 민주당의 고공행진은 위세가 꺾일 기세가 안 보인다. 언론의 외면은 새삼스럽지도 않다. 그럼에도 진보정당은 지방선거를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다. 왜? 

진보정당은 최근의 남북미 정상회담과 관련 선거의 유불리를 떠나 환영 일색이다. 오히려 한반도 비핵지대화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더 노력해야 한다며 독려까지 한다. 한반도에 평화가 깃드는 대전환이 현실화되면, 진보정당이 뛸 수 있는 운동장이 그만큼 넓어질 것이라는 중장기적 '희망'이 전의를 불태우기 때문이다.

정의당 "제1야당 교체 위해 전략적 분산투표 해달라"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등이 지난달 31일 오전 인천 남동구 터미널사거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기호 5번 정의당입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심상정 의원 등이 지난달 31일 오전 인천 남동구 터미널사거리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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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지방선거 슬로건을 '갑질없는 나라, 제1야당 교체, 정당투표는 5비2락(5飛2落)'으로, 정책 슬로건은 '골목까지 정의롭게,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정했다. 5비2락은 '5번 정의당을 선택하면 정치는 비상하고, 2번 한국당을 선택하면 정치가 추락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묻지마 1번' 투표가 휩쓸 것으로 예상되는 마당에 민주당에 정면대응하지 않고 한국당을 타깃으로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비례의원 선거에서 제1야당으로서 정치적 위상을 인정받는 정당득표 획득을 핵심목표로 삼고 있는 것도 '흔들리는 한국당'을 비집고 들어가 공간을 확장하겠다는 것으로 읽힌다.

정의당의 지방선거 핵심공약은 ▲ 주35시간 노동제 ▲ 노동이사제 ▲ 청년 1인 주거 정책 ▲ 기회균형 채용제 ▲ 피의 연대정책(청소년 생리대 무상, 수영장 등 생리 할인) ▲ 신종 여성 폭력 근절 정책 ▲ 농민기본소득제 ▲ 인권조례 ▲ 아동주치의제 ▲ 반값 공공임대 주택 등이다.

문영미 대변인은 "민주당의 압도적 승리가 예상되는데 집권 여당에 대한 견제와 협력을 위해 제1야당을 한국당에서 정의당으로 교체해 내는 게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목표"라며 "지방의원을 50명 이상 당선시키고, 인천에서 배진교 남동구청장 후보와 저(문영미 남구청장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주민들이 전략적인 분산투표를 해 주실 것을 호소 드린다"라고 말했다.   

김병철 후보 "진보정치 실현 위해 문재인 정부에 힘 실어야"

김병철 정의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2일 오후 안산 초지동 중앙상가에서 당원들과 함께 ‘갑질없는 나라, 제1야당 교체’ 등을 쓴 손피켓을 들고 기호 5번을 외치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병철 정의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2일 오후 안산 초지동 중앙상가에서 당원들과 함께 ‘갑질없는 나라, 제1야당 교체’ 등을 쓴 손피켓을 들고 기호 5번을 외치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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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의 주인공은 누가 뭐라 해도 기초의원이다. 지방자치는 견실한 기초의원의 땀에서 풀뿌리 자치와 민주의 꽃을 피운다. 하지만 현실의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은 단체장 등에 밀려 조명발을 받지 못한다. 안산시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에는 진보정당에서 모두 5명(비례대표 1명)의 후보가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정의당에서는 김병철 안산시위원회 위원장이 사선거구(고잔동, 초지동)를 훑고 다닌다. 고잔동은 세월호 참사 피해지역 중 한 곳이다. 그는 경희대에서 학생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후 민주노동당 창당 때 진보운동에 발을 디딘 후 지금까지 진보 정당인의 길을 걸어왔다.

김병철 후보에게 진보정치란 무얼까. 그는 "휴머니즘을 실현시키는 정치라고 말하고 싶다"라며 "현실적으로는 제대로 된 노동3권으로 노동자들이 존중받고 차별 받지 않는 사회, 누구나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휴머니즘을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분단의 질곡을 깨트리는 게 중요한데, 남북미 정상회담은 그 선결 조건"이라며 "허리 잘린 반도를 끊어내고 하나 되는 꿈을 위해 국민들의 염원을 모아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김병철 정의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3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 총회·노동자한마당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병철 정의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3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 총회·노동자한마당에 참여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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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인 4.16생명안전공원(세월호 추모공원) 조성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그는 "한국당 시장 후보의 핵심공약이 화랑유원지 내 공원 백지화"라며 "이유는 단 하나 봉안시설이 들어서기 때문인데 봉안시설은 유원지 전체의 0.1% 밖에 안 되고, 그것도 지하에 건립하는데도 반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미국 9·11테러를 추모하는 국립 911 추모관이나 유대인 학살을 추모하는 독일의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등은 전 세계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세계적인 명소"라며 "희생자와 생존자가 서로를 보듬어 가는 4.16생명안전공원 역시 상생의 공간으로서 화랑역세권 개발과 맞물리면서 세계적인 랜드마크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거대 양당이 독점하고 있는 시의회에 대해 주민들이 새로운 정치를 바라고 있다"며 "1명이 아니라 2명을 뽑는 걸 안 주민들이 1번 김동수 후보와 저 김병철이 나란히 손잡고 안산시의회에 들어가야 한다고 덕담을 주신다"라고 지역 여론을 전했다.

김병철 후보의 공약은 ▲ 아름다운 4·16생명안전공원 만들기 ▲ 국공립 유치원 확대 ▲ 초지동~수원행 대중교통 노선 정리 ▲ 원포공원 리모델링 ▲ 고잔동 아름다운거리 만들기 등이다.

민중당 "울산 북구 권오길 진보단일후보 당선에 올인"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울산 북구 진보단일후보로 선출된 권오길 후보가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사거리 앞에서 열린 합동출정식에서 김창현 울산시장 후보 등과 필승을 결의하고 있다.
▲ "이번에는 기호6번 권오길입니다!" 6·13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울산 북구 진보단일후보로 선출된 권오길 후보가 현대자동차 명촌정문사거리 앞에서 열린 합동출정식에서 김창현 울산시장 후보 등과 필승을 결의하고 있다.
ⓒ 민중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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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당은 지난해 10월 창당한 신생정당이다. 첫 선거이다 보니 유권자들에겐 낯설다. 정의당처럼 스타플레이어도 없다. 통합진보당의 그늘도 말끔히 걷히지 않았다. 존재감은커녕 낮은 인지도로 인해 숨이 차다. '민중의 직접정치'를 주장하는 만큼 넘어야 할 산이 한두 개가 아닌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핵심 선거전략을 노동조합 등 대중조직에서 당 지지율과 후보 지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맞췄다. 전국적으로 100만 표 획득과 진보정당 중 당선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게 이번 지방선거의 목표다. 선거 슬로건 '우리동네 적폐청산'은 민중당의 이같은 대중운동 기조를 반영해 결정했다.

민중당의 공약은 '6월에는 6번 6+6+6 공약'으로 집약된다. 주요공약은 ▲ 청년월세 10만 원 상한제 ▲ 농민수당 신설 ▲ 무상교육과 친환경 무상급식 확대 ▲ 물·전기·가스 무상공급제 ▲ 토지 불로소득 환수 ▲ 종합부동산세 정상화 ▲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등이다.

신창현 대변인은 "울산 북구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진보단일후보로 선출된 권오길 후보를 당선시키고, 현재 33명인 지방의원을 최대한 많이 당선시키는 데 올인하고 있다"라며 "민중의 직접정치를 실현하기 위해 민중당으로 진보세력을 결집시켜 지방선거 이후 진보정치의 지평을 확대해 나가고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세경 후보 "마을과 동네의 분단적폐 청산하는 선거돼야"

정세경 민중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3일 오후 안산서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유쾌한 엄마정치를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세경 민중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3일 오후 안산서초등학교 앞에서 열린 거리유세에서 유쾌한 엄마정치를 강조하며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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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지방선거에 민중당에서는 정세경·박범수·유정숙 후보가 출마했다. 정세경 후보는 마선거구(선부1·2동, 신길동, 원곡동, 백운동)에서 뛰고 있다. 정 후보는 26년간 현장에서 활동한 노동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다. 그런 그가 정치에 뛰어 든 계기는 세월호 참사가 기폭제가 됐다. 그는 인터넷 카페 '엄마의 노란손수건' 공동대표로 나서 헌신적인 활동을 펼쳤다.

정 후보는 "참사 이후 내 아이의 행복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절감했다"라며 "엄마가 직접 정치에 나설 때 엄마가 행복한 마을, 아이들이 건강하고 안전한 마을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회사와 집밖에 모르고 살아 온 엄마를 정치의 바다로 나서게 했다"라고 말했다.

그런 만큼 4.16생명안전공원 폐기를 주장하는 공약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인근 지역과의 연계성과 어떤 역사성도 없는 4차원 미래체험파크 조성, 곤충체험관, 자연사박물관 등을 건립하겠다는 한국당 등 야당 후보의 공약은 자가당착이자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정세경 민중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3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 총회·노동자한마당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정세경 민중당 안산시의원 후보가 3일 오후 안산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일하는 사람들의 생활공제회 좋은이웃 총회·노동자한마당에 참여한 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박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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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16생명안전공원은 희생된 아이들의 추억이 깃든 곳이자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간직한 장소로서의 역사성을 갖고 있다"라면서 "시민공원으로 레크레이션 기능을 회복하면서도 일상에서 세월호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여내는 세계적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한국당에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한국당은 일본과 함께 온 국민이 환영하고 있는 평화의 바람을 불편해하는 세력"이라며 "핵실험하면 도발한다고 욕하고, 안하겠다고 하면 위장평화쇼라고 하는데 그것이 바로 분단적폐다. 이 분단적폐를 마을과 동네에서 청산하는 것이 이번 지방선거"라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촛불로 대통령을 바꿨다. 이젠 투표로 안산시를 바꾸자. 민주당 후보들과 함께 새로운 안산시를 만들 수 있다"라며 "마선거구는 3명을 뽑기 때문에 6번 정세경을 찍으면 한국당 후보 적폐세력은 안산시의회에서 그만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정세경 후보의 공약은 ▲ 4.16생명안전공원건립 지원 ▲ 무상교복 지급, GMO없는 친환경 무상급식 ▲ 동별 마더센터 설립 ▲ 동물과 공존하는 마을 만들기 ▲ 예산 비리 감시체계 확립 등이다.


태그:#정의당 지방선거 목표, #민중당 지방선거 목표, #김병철 정의당 후보, #정세경 민중당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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