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위로와 감동 드릴게요! 최근 미국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 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24일 오전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에서 열린 정규 3집 < LOVE YOURSELF 轉 'Tear' > 발매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 LOVE YOURSELF >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의 시작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시리즈로 < LOVE YOURSELF 起 'Wonder' > 영상과 < LOVE YOURSELF 承 'Her' > 앨범이 사랑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표현했다면 < LOVE YOURSELF 轉 'Tear' > 앨범은 이별을 마주한 소년들의 아픔을 담고 있다.

최근 미국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한국 최초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Top Social Artist)' 부문 상을 수상한 방탄소년단(뷔,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 ⓒ 이정민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은 K팝을 '종합선물세트'에 비유하며 "음악, 퍼포먼스, 패션, 뮤직비디오, 소설미디어(SNS) 등 즐길 요소가 다양한 장르"라 정의했다. 글로벌 보이 밴드로 성장한 BTS의 기본 토양이 K팝인 만큼, RM이 언급한 종합선물세트로서의 풍성함은 방탄소년단의 매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

유기적인 결합으로 연속된 서사를 들려주는 BTS는 패션을 통해서도 그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21일(한국 시각) 빌보드 뮤직 어워드(BBMAs) 시상식에서도 볼 수 있었다. 2017년 BBMAs를 처음 찾았을 때 멤버 전원은 블랙 수트로 격식과 세련미를 강조했다면, 올해는 칼라풀한 색상과 멤버 각각의 개성이 반영된 트렌디한 이미지로 시상대에 섰다.

방탄소년단, '68혁명'에 영감을 얻은 의상

그러나 이들이 입은 의상은 센스 있는 스타일링 이상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다. 이는 유명 브랜드 디자이너 알렉산드로 미켈레(Alessandro Michele)가 프랑스의 '68혁명'에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것으로, 이 혁명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학생과 노동자 등 주로 청년 층이 중심이 되어 당시 사회의 모순을 비판하며 변화를 향한 열망을 폭발시켰던 운동이 5월의 '68혁명'이었다. 이런 맥락을 짚어보면 5월 18일이라는 유의미한 시점에 새 앨범을 발매한 방탄소년단이 지난 21일 열린 시상식에서 새로운 변화를 염원했던 1968년 5월을 모티브로 한 의상을 착용한 것은 우연이라고 보기 어렵다.

68혁명의 결과 견고한 세계에 균열이 생겼고 이는 보수적인 사회의 성찰을 가속화 했다. 이 혁명으로 개인과 사회가 지향해야 될 자율과 연대가 부각되었고, 권위와 위계에 도전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의 흐름이 생성되었다. 그리고 다양성의 공존을 긍정하고 소외 받았던 주변부의 부상이라는 새로운 사회로의 진입을 이끌었다. 그런 의미에서 방탄소년단이 전한 수상 소감은 패션과의 시너지로 깊은 울림을 준다. RM은 "'소셜(social, 사회)'의 의미를 생각해 봤다"라며 "우리 음악이 삶을 바꿨다고 말하는 팬들이 있는데, SNS를 통해 옮겨지는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갖는지 깨닫게 되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방탄소년단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종합패키지가 바로 뮤직비디오다. 신곡 '페이크 러브(Fake Love)'는 공개 9일만인 27일 유튜브 조회수 1억 뷰를 달성했다. 이는 한국 가수 중 최단 시간 돌파 기록이다. 이로서 13편의 뮤직비디오가 1억 뷰 대열에 섰다. 신곡 발매와 함께 과거에 발표한 영상의 조회수도 상승하고 있다. 2016년 10월에 발매한 두 번째 정규앨범 '윙즈(WINGS)'의 타이틀곡 '피 땀 눈물'은 20일 3억 뷰를 돌파했다. 세계적인 무대에서 인지도를 확장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팬들의 유입이 누적 조회수 상승을 이끌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나의 서사로 연결된 각 뮤직비디오들, 그 의미는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새 음반 'LOVE YOURSELF 轉 'Tear'를 발표한 방탄소년단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이들이 선사하는 뮤직비디오는 음악과 퍼포먼스를 시각화한 것 이상의 기능을 수행한다. 하나의 스토리텔링으로 전개되는 일련의 영상들은 방탄소년단의 세계관과 연결된다. 각각의 뮤직비디오는 독립된 형태를 띠고 있지만 큰 틀에서 보았을 때 하나의 서사를 구성하고 있다.

'페이크 러브'는 BTS의 세계관을 모르더라도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로 풍성하다. 화면을 가득 채운 강렬한 색채와 완성도 높은 영상 비주얼, 7명의 미소년이 선사하는 세련된 안무만으로도 뮤직비디오는 충분히 흥미롭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궁금증을 유발하는 상징적 미장센이 곳곳에 산재해 있음을 파악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특히 초콜릿 더미에 누워있는 모습은 눈에 띄는 미장센 중 하나로 꼽힌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이전 발표곡을 찾아봐야 한다. 멤버 제이홉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바로 초콜릿인데 이 기호가 처음 등장한 것은 '윙즈 쇼트 필름 #6 MAMA(2016)'에서 였고, 2017년 '러브 유어 셀프 하이라이트 릴 기(起)'에서는 보다 구체적 상황과 함께 그려졌다.

도입부의 미장센도 독특한데 거대한 4개의 손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더한다. 이는 눈과, 귀와, 입을 막은 형상으로 리더 RM은 "부정한 것은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며, 말하지도 말라(See no evil, hear no evil, speak no evil)"는 옛 격언을 모티브로 한 동작이라 했다. 이는 '피 땀 눈물'에서도 활용된 주요 퍼포먼스로, 확실한 세계관을 구축한 BTS의 잘 짜인 연속성과 통일성은 안무 구성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는 전체가 하나의 스토리로 연결되어있으며 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각 영상은 제한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퍼즐을 맞추는 방식으로 전개되는데, 이는 추리하며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이미 공개된 영상에 대한 설명은 후속 곡에서 그 의미가 명확히 밝혀지기도 하고, 역으로 신곡을 시청한 후에야 이전 이야기가 타당성을 갖기도 한다. 때문에 '페이크 러브' 영상이 공개 된 후 톱니바퀴처럼 맞물린 '피 땀 눈물'의 조회수가 동반 상승한 현상은 방탄소년단이 구축한 스토리텔링과 내러티브 전략의 성취로도 볼 수 있다. 이는 대중음악의 짧은 주기를 연장하는 효과도 보이고 있는 만큼 새로운 산업모델로 활용될 만하다.

방탄소년단의 세계관, 그 핵심은 '청춘'


2013년 가요계에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학교 3부작으로 10대 청소년의 꿈, 행복, 사랑을 이야기 했고, 2015년에는 새로운 시리즈 '화양연화(花樣年華)'를 발표했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의미하는 '화양연화'의 뜻처럼 해당 앨범의 타이틀 곡인 ' I Need You'로 BTS는 음악 방송 첫 1위를 경험하였고, '쩔어'라는 후속곡으로 뮤직비디오 조회수 1억 뷰를 처음 달성하며 글로벌 입지의 발걸음을 떼었다. 데뷔 후 가장 행복한 순간을 맞이했다는 측면에서 '화양연화' 앨범은 그야말로 BTS에게 꽃이 되었다. 허나 다소 특이한 점은 '청춘 2부작'으로도 불리는 화양연화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가 불안과 아픔이라는 데 있다. 이는 2017년 새롭게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 기승전결 4부작까지도 연결되는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이다.

십대 후반과 이십 대에 걸치는, 인생에서 가장 젊은 나이를 지칭하는 청춘(靑春)은 언어적으로 보았을 때 새싹이 돋아나는 봄철을 의미하는 한편, 질풍노도의 감정을 경험하는 인생의 한 시기이기도 하다. 이때 겪는 성장통을 통해 소년은 어른이 된다. 여린 싹이 찬란하게 꽃을 피우기 위해 언 땅을 뚫고 올라가는 과정이 필요하듯, 성장통을 겪은 새싹은 '필 땐 장미꽃처럼, 흩날릴 땐 벚꽃처럼, 질 땐 나팔꽃처럼 아름다운 그 순간'인 화양연화를 맛보게 된다. 이렇듯 방탄소년단의 세계관인 '화양연화'가 주목한 것은 찬란한 결과가 아니라 그 과정에 있었다. 이들 서사의 핵심은 불안과 아픔 속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반항하기도 하며 깨달음과 행복을 느끼는 '성장하는 청춘'이라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비상과 분리될 수 없는 아미(팬덤)의 헌신적인 사랑에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진심 어린 세계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세계관은 소속사의 기획의도와 컨셉의 개념을 넘어 멤버 각각의 정체성과도 교집합을 이루고 있기에 그 진정성은 배가 되어 나타난다. BTS는 가수의 본질인 음악과 퍼포먼스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들의 메시지를 다양한 채널과 연속된 시리즈 속에 다채롭게 녹여내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들려주는 꿈, 방황, 그리움, '자신을 사랑하자'는 자기 반영적 성장 서사가 그리는 영원한 청춘을 응원한다. Young Forever.

방탄소년단 BTS 세계관 페이크 러브 화양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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