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짜릿한 끝내기 홈런으로 아시아 최다 홈런 타자에 등극했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추신수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홈경기에서 4타수1안타(1홈런)1볼넷1타점1득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연장 10회에 터진 추신수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텍사스가 4-3으로 승리하며 연승을 달렸다.

빅리그 통산 176번째 홈런을 때린 추신수는 '고질라' 마쓰이 히데키를 제치고 역대 아시아 최다 홈런 타자로 등극했다. 추신수는 타율 .259를 유지한 채 시즌 성적을 8홈런23타점32득점으로 끌어 올렸다. 한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오승환은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경기에 등판하지 않고 휴식일을 가졌다.

 이제 아시아 국적의 선수 중 빅리그에서 추신수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아무도 없다.

이제 아시아 국적의 선수 중 빅리그에서 추신수보다 많은 홈런을 친 타자는 아무도 없다. ⓒ MLB.com 화면캡처


14년의 부지런한 걸음 끝에 고질라 넘어선 추추트레인

지난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치로 스즈키가 신인왕과 MVP를 휩쓸며 일약 센세이션을 일으키자 뉴욕 양키스에서도 눈 여겨 보던 일본인 타자 영입에 박차를 가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치로를 능가하는 사랑을 받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붙박이 4번타자 마쓰이였다. 양키스는 2002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마쓰이를 3년2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입단 첫 해부터 명문 양키스의 주전 좌익수로 활약한 마쓰이는 2003년16홈런,2004년31홈런,2005년23홈런을 때려내며 빅리그에 순조롭게 적응했다. 정규리그에서 28홈런, 월드시리즈에서 타율 .615 3홈런8타점을 쓸어 담으며 MVP에 선정됐던 2009년은 빅리거로서 마쓰이의 전성기였다. 결국 마쓰이는 빅리그에서 세 팀을 거치며 10년 동안 175홈런을 때린 후 만38세의 나이에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곧바로 미국 무대에 도전한 추신수는 마쓰이보다 7살이나 어린 만22세의 나이에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이미 일본 무대에서부터 완성된 거포였던 마쓰이와는 달리 입단 당시 투수였던 추신수는 강한 어깨와 빠른 발을 앞세운 호타준족형 외야수였다.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 중심타선에 서기도 했지만 신시내티 레즈로 이적한 2013년부터는 테이블 세터로 활약했다.

하지만 추신수는 꾸준히 홈런을 생산하며 느리지만 조금씩 마쓰이의 기록에 접근했다. 실제로 부상을 당해 시즌을 망친 2011년과 2016년을 제외하면 추신수는 매년 두 자리 수 홈런을 놓치지 않았다. 한 시즌 최다 홈런은 22개에 불과(?)하지만 20개 이상의 홈런을 때려낸 시즌이 5차례에 달할 정도로 추신수는 빅리그에서도 한 방 능력을 갖춘 타자로 인정 받았다.

올해도 지난 26일 시즌 7호 홈런을 때려내며 마쓰이와 타이기록을 만든 추신수는 다음날 곧바로 아시아 최다 홈런의 주인공에 등극했다. 상대는 추신수에게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을 선사한 캔자스시티. 첫 타석 볼넷을 골라 출루한 후 이후 세 타석에서 땅볼2개와 삼진 하나로 물러났던 추신수는 연장10회말 케빈 맥카시의 5구째를 밀어쳐  상대로 좌중월 담장을 넘기는 통쾌한 끝내기 홈런을 터트렸다.

추신수의 끝내기 홈런은 신시내티 시절이었던 2013년5월8일 이후 무려 5년 만에 나온 기록으로 추신수의 역대 3번째 끝내기 홈런이었다. 추신수는 이 홈런으로 최근 6경기 연속 출루 행진도 함께 이어갔다. 여전히 역대 아시아 최고의 타자가 이치로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빅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아시아 타자는 이제 이치로도, 마쓰이도 아닌 한국의 '추추트레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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