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수원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아쉽게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차해원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4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국제배구연맹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2주차 마지막 경기에서 이탈리아에게 세트스코어 0-3(17-25, 21-25, 21-25)으로 패했다. 1주차에 이어 수원에서 열린 2주차에서도 2승 1패를 기록한 한국은 이번 대회 40%의 일정을 소화한 현재 종합전적 4승 2패를 기록하게 됐다.

김연경(엑자시바시)이 블로킹2개를 포함해 17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35득점을 합작한 이탈리아의 '쌍포' 오르톨라니와 실라를 막지 못한 게 아쉬웠다. 2주차 일정을 마친 한국은 오는 29일부터 네덜란드로 자리를 옮겨 네덜란드, 브라질, 폴란드를 상대로 3주차 일정을 치른다. 네덜란드 원정에는 김연경을 비롯해 양효진(현대건설 힐스테이트), 김수지(IBK기업은행 알토스) 등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불참할 예정이다.

연패 탈출하며 살아난 이탈리아의 기세 막지 못한 한국

 이탈리아전은 강소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지원이 아쉬운 경기였다.

이탈리아전은 강소휘를 비롯한 젊은 선수들의 지원이 아쉬운 경기였다. ⓒ 국제배구연맹


이번 대회 한국 여자배구의 기세가 대단하다 못해 놀랍다. 한국은 1주차 경기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을 꺾은데 이어 23일에는 5위 러시아까지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더욱 반가운 부분은 이번 대회 극심한 부진으로 차해원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했던 오른쪽 공격수 김희진마저 러시아전에서 9득점 공격성공률 56.3%로 컨디션을 회복했다는 점이다. 김희진의 공격력이 살아나면 김연경의 부담은 더욱 줄어들 수 있다.

이탈리아는 지난 2002년 세계 여자배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여자배구 전통의 강호. 하지만 한국은 이탈리아를 상대로 상대전적 13승13패로 대등한 승부를 펼치며 선전했다.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8강에서도 한국은 이탈리아를 꺾고 4강에 오른 바 있다. 이번 대회 젊은 선수들을 위주로 세대교체를 하고 있는 이탈리아는 한국을 만나기 전까지 1승 4패로 부진했다.

독일, 러시아전과 같은 주전 라인업으로 이탈리아전에 나선 한국은 경기초반 이탈리아의 강서브와 높이에 고전했다. 한국은 세트 중반 김연경의 연속득점과 양효진의 블로킹과 속공, 김수지의 서브득점을 묶어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탈리아는 확실한 높이의 우위를 앞세워 다시 리드를 가져갔고 높이에 위축된 한국은 범실까지 겹치며 1세트를 8점 차이로 내줬다.

한국은 2세트에서 박정아(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와 강소휘(GS칼텍스 KIXX)를 선발 출전시켜 분위기를 바꿨다. 한국은 세트중반까지 이탈리아와 점수를 주고 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지만 세트 후반 왼쪽 공격수 실라에게 연속득점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한국은 21-24에서 김연경의 서브범실까지 나오면서 2세트도 4점 차이로 빼앗기고 말았다.

마지막 세트에 몰린 한국은 김연경, 김희진(기업은행), 박정아의 고른 활약으로 3세트 초반 분위기를 주도해 나갔다. 하지만 수비가 불안한 박정아를 레프트로 기용하자 리시브 라인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기세가 오른 이탈리아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한국은 세트 후반 이탈리아에게 연속실점을 허용하며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탈리아는 한국보다 세 계단이나 높은 세계랭킹 7위에 올라 있고 터키, 러시아와 함께 유럽 3대 리그로 꼽히는 수준 높은 리그를 거느린 배구강국이다. 이번 대회 다소 부진하다고 해서 결코 한국이 만만하게 여길 상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결국 당일 컨디션과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결과적으로 2연승을 거두며 긴장이 풀린 한국이 연패를 끊고 상승 흐름을 탄 이탈리아보다 기세 싸움에서 밀리며 아쉽게 연승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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