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노예제도 옹호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미국 유명 래퍼 카니예 웨스트의 노예제도 옹호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미국 연예계의 대표적인 '친 트럼프' 인사로 불리는 흑인 래퍼 카니예 웨스트가 노예제도를 옹호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일(한국 시각) 웨스트는 미국 연예 매체 'TMZ 라이브'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는 노예제도가 400년 동안 지속됐다고 들었다"라며 "400년 동안이나? 그것은 마치 '선택'인 것처럼 들린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 노예제도가 수백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흑인들이 스스로 노예의 길을 선택했기 때문이다'라는 말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우리는 정신적인 감옥에 있는 것과 같다"며 "흑인들에게 노예제도는 너무 직접적이기 때문에 '감옥'이라는 말을 더 좋아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흑인들에게 노예제도는 유대인에게 홀로코스트와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웨스트의 발언이 알려지자 현지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는 즉각 엄청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미국 최대 흑인 인권단체인 전미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는 성명을 통해 "웨스트의 발언에는 잘못된 정보가 많다"며 "흑인들은 이 대륙에 도착했을 때부터 노예제도와 싸워왔다"라고 반박했다.

흑인 배우 웬델 피어스도 트위터를 통해 "웨스트의 발언에 신경 쓸 필요 없다"며 "노예제도와 홀로코스트를 비교하는 것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사악한 유화책과 다를 바 없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웨스트는 "내가 하려던 말은 우리(흑인)의 숫자가 더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노예 신분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이고, 그것이 정신적인 노예 상태였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400년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우리가 미래의 400년에도 정신적인 감옥에 갇힐 수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지금 자유로운 사상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그래미상을 21차례나 수상한 유명 래퍼인 웨스트는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 지지했고, 최근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군중은 내가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라며 우리 둘 다 용의 에너지(dragon energy)를 갖고 있고 그는 내 형제다"라고 올려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노예제도 발언을 했던 'TMZ 라이브'와의 대담에서도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사랑하고, 그는 랩이 가장 좋아하는 인물"이라며 "힙합계는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를 지지해왔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CNN 논객인 마크 라몬트 힐은 "지난 역사에서 흑인이 노예제도 저항하지 않은 순간은 단 한 번도 없다"라며 "웨스트의 발언은 황당하고 역겹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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