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FIFA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할 엔트리 발표가 보름도 남지 않은 가운데 축구 대표팀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3월 북아일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은 김진수가 6주 진단을 받으며 왼쪽 풀백 자리에 대안을 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 수비진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지난 2일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KEB 하나은행 K리그1 2018' 11라운드 경기에서 전북의 센터백 김민재가 상대 선수와 충돌해 부상을 입으며 전반 16분 만에 교체아웃됐다.

초기 진단으로는 정강이에 실금이 간 것으로 보이고 회복에 4~6주 예상이 나왔다. 본선 첫 경기인 스웨덴전이 1달 보름가량 남은 가운데 최대 6주 진단이 나오면서 정상적인 몸상태와 온전한 실전 감각을 갖고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월드컵 명단 발표 앞두고... 출전 불투명해진 김민재

김민재, 밀리지 마라 김민재가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제이미 워드와 공을 다투고 있다.

▲ 김민재, 밀리지 마라 김민재가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영국 벨파스트 윈저파크경기장에서 열린 북아일랜드 평가전에서 제이미 워드와 공을 다투고 있다. ⓒ 연합뉴스


김민재의 부상은 월드컵을 약 한달 남기고 수비 불안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신태용호에겐 악재다. 그는 지난해 8월 이란과의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차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21살이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인 바 있다. 그러면서 다소 황폐해진 대표팀 수비진에 대들보로 자리매김하며 단숨에 대표팀 주전 센터백으로 떠올랐다.

소속팀 전북 현대에서도 그의 활약은 계속 이어져 지난 시즌 프로 데뷔 첫시즌임에도 쟁쟁한 선배들을 밀어내며 K리그 1강 전북의 주전 수비수로 올라서며 지난 시즌 전북의 리그 우승에 공헌했다. 대표팀과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이어지며 최근에는 유럽무대에서도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등 주가가 한층 올랐다. 하지만 때 아닌 부상이 드리워지면서 유럽 진출은 고사하고 선수들에겐 꿈의 무대인 월드컵 출전 여부가 불확실해졌다.

현재 대표팀에는 '부상 주의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이미 김진수와 구자철이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장현수(FC도쿄)도 지난달 21일 시미즈 S-펄스와의 경기 이후 부상으로 최근 3경기 연속 결장 중이다. 여기에 예비엔트리 후보에 오르는 홍정호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 달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김민재마저 부상을 입으며 대표팀 센터백 조합에 비상이 걸렸다.

가뜩이나 지난 유럽 원정 2연전(북아일랜드-폴란드)에서 수비 불안이 가중된 상황에서 유력한 주전 센터백 두 명이 부상으로 이탈한 것은 달갑지 않은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렇다고 대안이 뚜렷한 것도 아니다.

이들을 대체할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권경원(톈진 콴잔), 윤영선(상주 상무), 정승현(사간 도스) 등이 유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량이나 경험, 수비리딩 등 여러 능력을 고려했을 때 김민재나 장현수에 비해 앞선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김진수 역시 아직 부상회복 속도가 빠르다 할 수 없어 신태용 감독의 수비진 조합에 있어서도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그동안은 소집기간이 짧아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기 어려웠다 판단한 신태용 감독은 14일 엔트리 발표 후 21일 소집해 보름간의 시간 동안 수비 조직력을 다듬는 데 주력하고자 했다. 하지만 수비수들의 연이은 부상으로 그 계획에 차질이 생기게 됐다. 당장 이들을 대체할 센터백 자원을 구하는 게 급선무가 된 실정이다.

김민재 부상으로 인해 소속팀 전북 현대도 '비상'

민재 넣고 재성 기뻐하고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서울에 첫 골을 넣은 김민재(왼쪽 두번째)를 이재성이 축하하고 있다. 2018.3.18

▲ 민재 넣고 재성 기뻐하고 지난 3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 서울에 첫 골을 넣은 김민재(왼쪽 두번째)를 이재성이 축하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민재의 부상으로 대표팀뿐 아니라 소속팀 전북에도 비상이 걸렸다. 최근 주축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빡빡한 일정 속에서도 연승 가도를 달리며 리그에선 독주 체제를 굳혔다. 또한 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에 오르는 등 소기의 성과를 냈지만 선수들의 부상은 장기적인 팀 운영에 있어서 달갑지 않은 게 사실이다.

현재 전북 역시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걱정이 태산이다. 왼쪽 풀백 김진수를 시작으로 박원재도 부상으로 이탈해 왼쪽 수비에 구멍이 생겼다. 이에 최근에는 오른쪽 풀백인 최철순이 왼쪽 풀백으로 이동해 그 공백을 메우는 상황이다.

센터백 역시 올시즌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옮긴 최보경이 분투하고 있지만 홍정호가 부상 이탈한 가운데 김민재마저 부상으로 이탈하며 비상이 걸렸다. 최강희 감독은 궁여지책으로 김민재가 부상으로 빠지자 공격수 김신욱을 투입하며 그 자리를 채웠는데 후반전엔 이재성(수비수)마저 부상으로 아웃되면서 최철순을 센터백으로 돌리고 공격수인 로페즈를 왼쪽 풀백으로 옮겨서 활용할 정도였다. 그야말로 전북의 수비진은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승리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지만, 전북이 부리람과 치르는 ACL 16강전이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에 비해 부리람의 전력이 떨어지는 건 맞지만 원정골 우선 원칙이 적용되는 토너먼트의 특성상 수비진이 부상으로 인한 대거 이탈로 인해 조직력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선제 실점을 허용하는 경우엔 경기가 꼬일 우려가 큰 것은 분명하다.

최근 한창 주가가 오르며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어준 김민재의 부상으로 대표팀과 소속팀 전북은 초비상이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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