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진땀나는 1점차 승리를 거두며 5할 승률에 복귀했다. 1일 대전 LG 트윈스전에서 6-5로 신승해 15승 15패 승률 0.500을 맞췄다. 호잉이 2홈런 4타점으로 타선을 이끌었고 선발 샘슨은 6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2승째를 수확했다.

승리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내야 수비 불안을 노출했다. 3회초 샘슨이 선두 타자 양석환에 좌월 솔로 홈런을 내준 뒤 강승호의 땅볼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포구하지 못하는 실책을 범했다. 피홈런 직후 실책으로 인한 출루 허용이라 흐름이 좋지 않았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불길함을 감지한 듯 후속 타자 이형종 타석 볼 카운트 1-2에서 정근우를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유격수였던 오선진을 2루수로, 선발 출전하지 않았던 하주석을 유격수로 투입했다. 다행히 샘슨이 후속 타자 3명을 차례로 범타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최근 정근우의 수비가 불안하다. 7개의 실책을 저질러 리그 최다 1위의 불명예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오지환, 강승호(이하 LG), 한동희(롯데)와 함께 가장 많다. 탄탄한 수비를 자랑하던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 그의 어이없는 실책이 팀의 패배로 직결된 경기도 있었다.

타격도 만족하기 어렵다. 시즌 타율은 0.284 2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7로 그의 이름값에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는 1번 타자의 중책을 주로 맡아 팀 타선의 포문을 열었으나 올 시즌에는 최근 6번 타자로 배치되는 일이 많다. 한용덕 감독이 정근우의 타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배려로 볼 수 있지만 더이상 상위 타선에 배치하기 어렵다는 의중도 읽힌다.


정근우는 지난해 타율 0.330 11홈런 46타점 OPS 0.863을 기록했다. 외형적인 수치로는 전혀 문제가 없는 양호한 기록이다. 하지만 지난해 그는 32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48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이 0.67로 나빠졌다.

정근우는 SK 와이번스 시절이었던 2011시즌의 38볼넷 37삼진 이래 2016시즌의 60볼넷 58삼진까지 매해 볼넷과 삼진의 숫자가 엇비슷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볼넷에 비해 삼진이 크게 늘어났다. 올 시즌 정근우는 8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12개의 삼진을 당해 지난해와 동일한 0.67의 삼진 대비 볼넷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이후 선구안 저하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1982년생으로 만 36세 시즌에 접어든 베테랑 정근우가 갑작스레 기량 저하를 나타낸다면 한화로서는 결코 달갑지 않다. 한화는 FA 시장이 개장되고도 한참이 흐른 뒤 올해 1월 25일에 정근우와 2+1년 총액 35억 원에 잔류 계약을 맺었다. 적지 않은 나이에 도달한 정근우에 대한 한화의 우려가 반영된 늦은 계약이라는 시각이 있었다.


한화에는 정근우를 대체할 2루수가 마땅치 않다. 1일 경기에도 정근우의 뒤를 이어 2루수로 나선 오선진이 9회초 2사 1, 3루에서 오지환의 땅볼 타구 포구에 실패하는 클러치 에러를 저질렀다.

한화가 6-4로 앞선 채 경기를 종료시킬 수 있었던 순간에 나온 오선진의 실책으로 6-5로 좁혀지고 2사 1, 3루 역전 위기까지 맞이했다. 다행히 마무리 정우람이 박용택을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종료시켰지만 뒷맛은 개운치 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3회초에 정근우를 벤치로 불러들인 한용덕 감독의 결정은 분명 문책성 교체였다. 향후 정근우가 자신의 명성에 걸맞은 공수 활약을 다시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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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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