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몬태나>의 한 장면.

영화 <몬태나>의 포스터. ⓒ 판시네마


복수심은 때로 그 자체로 누군가에겐 살아갈 힘이 되곤 한다. 그런데 복수의 대상이 이미 적의와 힘을 잃은 상태이고, 나아가 내 목숨을 구해준다면? 십중팔구 딜레마에 빠지고 만다. 이런 극적 상황을 영화 <몬태나>는 미국 남북전쟁 직후 혼란의 시기로 끌어들였다.

영화는 '로드무비'의 틀 안에서 진행된다. 원주민과 이주민 사이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 무렵 평생을 연방정부 군인으로 복무한 조셉(크리스찬 베일)은 상사로부터 마지막 명령을 받는다. 바로 샤이엔 족 추장이자 평생의 숙적이었던 옐로우 호크(웨스 스투디) 가족을 뉴멕시코에서 몬태나로 호송하라는 것이다.

적과 만난 적

조셉은 평생을 원주민 소탕에 힘썼다. 특히 옐로우 호크는 자신의 친구들과 부하를 무참히 살해한 장본인. 여기에 원주민에게 가족을 잃은 여인 로잘리(로자먼드 파이크)가 호송작전에 우연히 합류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보다 극적 긴장감을 담보하게 된다. 

전반적인 구성은 평범하다. 먼 여정을 다니며 조셉 대위 일행을 위협하는 외부의 적, 그리고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내부의 분열 조짐을 등장시킨다. 예상 가능한 위험 요소지만 각 캐릭터들의 구축이 잘 돼 있어, 충분히 이야기에 몰입하게 한다. 동시에 이런 배경과 소재에 익숙한 관객 입장에선 식상하게 느낄 여지도 있다.

 영화 <몬태나>의 한 장면.

영화 <몬태나>의 한 장면. ⓒ 판시네마


작은 유머 하나도 없는 진중한 분위기에서 배우들의 연기가 빛을 발한다. 특히 <다크나이트> 시리즈로 국내에 잘 알려진 크리스찬 베일은 연기 과잉으로 흐르지 않고 자신의 힘과 호흡을 적절히 유지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충분히 이야기와 캐릭터를 곱씹게 한다. 그의 존재만으로도 <몬태나>를 볼 요인이 충분한 셈.

여기에 더해 <늑대와 춤을>부터 인디언 원주민 역할을 훌륭히 소화해 온 웨스 스투디의 존재감도 한 몫 한다. 결코 현실과 죽음에 순응하지 않지만 은연중 조셉 일행을 도우며 거리감을 좁혀간다. 영화에서 옐로우 호크는 일종의 정신적 지주로 기능하기도 한다.

사실 로드무비 자체로 마무리해도 충분했지만 영화는 조셉과 로잘리 간 감정 변화도 다룬다. 철저히 선의와 군인의 의무감으로써 로잘리를 도우려 했던 조셉이 어느 순간 연정을 품게 되는 지점이 있다. 자칫 산만하게 보일 수도 있었는데 연출을 맡은 스콧 쿠퍼 감독이 감정선을 절제하면서 적정 수준을 지켰다.

한 줄 평 : 배우들 합만으로도 즐길 가치가 있다
평점 : ★★★(3/5) 

영화 <몬태나> 관련 정보
연출 : 스콧 쿠퍼
각본 : 도널드 E. 스튜어트
음악 : 막스 리히터
출연 : 크리스찬 베일, 로자먼드 파이크, 웨스 스투디, 벤 포스터, 제시 플레먼스, 티모시 샬라메
수입 및 배급 : 판씨네마
관람등급 :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 2018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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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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