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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YTN 지부(지부장 박진수 이하 YTN 노조)의 파업이 어느덧 두 달을 넘겼다. 하지만 접점을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이 중재자로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아직 아무 성과가 없는 것 같다,

파업이 길어질수록 속이 타는 건 노조원들이다. 노조원들도 생활인이기 때문이다. 파업 두 달을 노조원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궁금해 파업 중 노조에 가입한 지경윤 그래픽 디자이너를 지난 2일 서울 상암 YTN 사옥에서 만나 노조에 가입하게 된 사연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지 디자이너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지경윤 YTN 그래픽 디자이너
 지경윤 YTN 그래픽 디자이너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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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파업이 두 달을 넘겼잖아요. 짧지 않은 시간인데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요?
"제가 처음 파업에 참여하는 거예요. 외부에서만 바라봤을 때는 '파업'이나 '투쟁'이 주는 중압감과 비장함이 무거울 거라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저희 집회를 와보시면 아시겠지만, 집행부의 기획력과 조합원들의 적극성이 이렇게 파업이 밝고 재밌어도 되나 싶을 정도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조합원들 간의 연대의식은 더 강해지는 것 같아요."

- 두 달을 넘겨서 지치기도 할 거 같은데.
"이번 파업은 해직자 사태 이후 9년이란 아픔의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에 비하면 지금의 두 달은 지치기에 너무도 짧은 기간이고 저희가 지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그리고 지금은 문제 제기 과정인데,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남아있어서 더더욱 지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파업이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외부에서 파업을 지켜보면 어땠어요?
"지금까지는 파업에 대해 그 면면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공감하는 부분이 적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보기에도 조합원들의 유대가 단단해 보였고, 저도 조합원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왜 가입은 안 하신 건가요?
"제가 포함된 팀은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은 팀인데요, 입사한 2012년에 2명이었던 비정규직의 동료가 현재는 프리랜서란 이름으로 부서 구성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는 노조 가입 조건이 되는 상황이에요. 그러나 제 권리만 다 누리는 것 같아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가입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저 스스로 변명을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부끄럽습니다."

- 비정규직 동료들이 많다고 하셨잖아요. 노조 가입에 대해 뭐라고 해요?
"혼자 고민을 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동료들과 따로 얘기해본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선택지가 없는 동료들은 마음이 복잡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 파업 돌입 후 노조에 가입하셨다고 들었어요. 계기가 있을까요?
"출근할 때 조합원들이 바닥에 앉아서 집회하는데, 그걸 보고 아무 일 없이 업무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얼굴을 아는 동료가 그 자리에 있었고,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들이 생계마저 끊고 그 자리에 앉아 있잖아요, 우선 이유부터 궁금해하는 게 정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앞서 말씀드렸듯 주변의 동료들이 얘기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는데, 누군가는 대신해서라도 '논의해야 할 이런 문제도 있어요!'라고 얘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지난주 주주총회에서 최남수씨가 간호사 관련 트윗이 성희롱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고 알려졌습니다. 지난 1월 간호사 협회에 사과한 것과 배치되는 발언인 것 같은데.
"최남수씨의 상황인식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분은 왜 저희가 분노하는지에 대한 출발점을 찾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분께 가장 분노하는 점은 '신뢰할 수 없는 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큽니다. 합의 파기부터 불륜 관련 논란, 성희롱 부인 등이요. 이런 상황에 구성원들에게 다시 어떤 약속을 얘기할 수 있겠습니까?

대표이사 자리는 모든 구성원의 의사를 대리하는 자리라 생각합니다. 진실을 얘기하고, 신뢰로 먹고사는 언론사에 너무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기업가의 비위 사실이 소비자의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올바른 눈을 가진 시청자가 저희 채널을 선택할지 되묻고 싶습니다."

- 최 사장은 시청률이 낮은 건 원래 낮은 거지 본인이 와서 낮아진 게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지금 구성원들은 이렇게 망가진 브랜드와 시청률을 어떻게 되살릴 것인지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이미 망가진 거니 나한테 책임은 없다'라는 식의 발언이라 생각됩니다. 사장으로 오신 분이 그런 말씀 하시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 1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 YTN에 대한 내용이 나왔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구성원으로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내와 함께 시청 중이었는데,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우리 뉴스를 어떻게 볼까 생각했습니다. 저희가 공정방송, 신뢰도에 대해 자부하고 있는 부분이 소멸해가는 기분입니다."

"회사 위급 상황, 공정방송 위해 나서는 건 당연"

- 그래픽 디자이너이시잖아요. 공정방송과 그래픽이 무슨 관계냐고 물을 수도 있는데 뭐라고 대답하시겠어요?
"방송 그래픽은 기획자가 텍스트를 디자이너에게 전달해 시각화하는 작업을 합니다. 이점은 분명 디자이너도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서체를 어떻게 쓰는지 색상은 어떻게 선정하는지, 또 어떤 그림을 쓰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것은 의미합니다. 그 점에서 더욱 디자이너도 결과물에 대한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길에서 쓰러진다면 누구라도 심폐소생술을 실시해야 합니다. 근본적인 치료는 의사에게 맡기더라도 심폐소생술은 일반인도 배워서 할 수 있습니다. 지금 회사가 위급한 상황인데, 언론노동자로 공정방송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픽 디자이너는 어떤 일을 하는 거죠?
"우선 그래픽 디자이너는 시청자가 정보를 전달받는데, 더 쉽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무를 합니다. 리포트의 보충을 위해 그래픽 요소를 넣어주거나, 가상의 그래픽을 통해 시간의 제약 없이 과거나 미래를 재연하는 업무를 합니다. 현재 제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는 뉴스의 타이틀 그래픽을 제작하거나, 리포트에 포함된 그래픽을 제작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 파업을 하지만 방송은 나오잖아요. 문제점은 없나요?
"그래픽적인 부분만으로 보자면 리포트에서 그래픽이 포함된 부분 많이 줄었을 거 같고요. 현재 리뉴얼이나 개편이 예정되어 있던 프로그램들은 진행에 차질이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4, 5, 6월에 예정된 굵직한 이슈들에도 영향이 있을 거 같습니다."

- 방송사, 특히 YTN은 보도전문채널이라 기자들이 대부분이잖아요. 어려움은 없나요?
"아니요. 오히려 파업에 참여하고 계신 분들의 직군이 굉장히 다양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마케팅, 엔지니어, 카메라,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의 조합원들이 참여하고 있고요. 매일 열리는 집회만 보더라도 여러 분야의 구성원들이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오히려 그 부분이 장점이라 생각합니다. 서로의 의견을 묻거나 존중을 해주는 문화가 분명히 저희 회사에는 존재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 다른 직군 구성원은 일할 때 못 만나지만 파업 중엔 만나잖아요. 어때요?
"같이 일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얘기를 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일을 같이 하더라도 각자의 스케줄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 자체가 부족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파업 기간 중 업무가 아닌 사람으로 알게 되는 점이 좋습니다. 또 업무로는 서로의 고충에 대해 이야기해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은 것 같습니다."

- 파업하며 달라진 게 있을까요?
"제가 말주변도 없고, 내성적인 사람이라 인간관계에 소극적인 부분이 많습니다. 짧은 기간이 주어져 동료들과 생각을 나누거나 얘기하는 시간은 짧겠지만, 제 모습 때문에 동료들이 맥 빠지지 않게 최대한 많이 웃고, 말 한마디라도 먼저 걸자는 생활 태도를 갖게 된 게 달라졌습니다."

-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려요.
"지금은 '참여하면 바뀐다'라는 명제의 증명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뚜렷한 답이 안 보인다고 가만히 있는 것. 그리고 상황 자체를 비난하는 것은 해결을 포기하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양한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더 건강해진다고 생각합니다. 분명히 저희 구성원들은 올바른 답을 찾아낼 것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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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