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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조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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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 글을 써보면 어떻겠냐? 장황한 글을 쓰라는 게 아니라 일기도 좋고 그날그날 마주친 것들에 대한 단상을 가벼운 마음으로 써보거라. 항상 펜을 가지고 다니며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해두었다가 차 한 잔 마시며 컴퓨터 앞에 앉아 글을 쓰는 모습 좋지 않겠니?

'객관적으로 볼 때….'

이 세상 어떤 논리도 객관적일 수는 없다. 특히 신문의 기사가 그렇다. 기사의 모든 논리는 각각의 빵틀(기자의 머리)에서 찍어낸 국화빵(생각)일 뿐이다. 모든 사물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 신이 아닌 이상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아버지 생각이다.

예를 들어 세종로에서 십만 명이 촛불을 들었다면 신문은 일제히 십만 명이라는 군중과 경찰 총동원 수, 정부의 대응은 어땠는가 하는 현상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그들이 왜 촛불을 들었는가에 대해서는 신문사마다 논평이 다르다. 잘못된 일이지만 진실보다 신문사의 이익이 먼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8만 명이 넘는 오마이뉴스의 '시민기자'는 신문사의 이익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저 자기 생각을 쓸 뿐이다. 시민기자의 측면에서 보면 주관적이지만 신문사의 측면에서 보면 객관적일 수도 있지 않겠냐? 시민기자들의 기사 중에는 메인에 드러나지 않은 기사들도 많은데 네가 상상도 못 할 좋은 기사들이 많단다. 실례로 강원국 선생의 글쓰기 연재가 3월 26일부터 시작되었다.

글 잘 쓰려면 '잘 쓴다'고 소문을 내라.

(강원국의 글쓰기는 3월 26일부터 매주 월·수·금 오마이뉴스에 연재 중입니다)
http://m.ohmynews.com/NWS_Web/Event/Special/kangwonkug_at_pg.aspx?CNTN_CD=A0002416087

아버지의 노트북에 600여 개의 오마이뉴스 기사가 스크랩되어있는데 9할이 메인에 드러나지 않은 숨어있는 글이다. 글이 좋지 않아 메인에 드러나지 않은 게 아니라 새 소식을 전하는 신문의 특성이 그렇다. 신문이 신변잡기나 다루고 글 자랑하는 문학 잡지는 아니지 않으냐? 그런 면에서 '사랑하는 딸에게 부치는 편지'를 실어주는 신문사가 아버지는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아버지가 오마이뉴스와 인연을 맺은 게 2010년 10월 7일 '깜장 고무신의 칸타타' (http://bit.ly/cpL1ya)라는 글이다. 방송국 PD로 계신 분 때문에 반강제적으로 글을 하나 보냈는데 덜컥 기사로 실렸더구나. 중간중간 글을 쓸 수 없는 사정도 있었지만, 아버지가 쓰는 글 대부분이 순수한 개인의 일상사이기에 스스로 자기검열에 걸려 글을 보내지 못했다.

언젠가 오마이뉴스와 인연을 맺어준 분께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조 선생답지 않게 왜 그래? 글을 싣고 안 싣고는 편집부 사람들이 결정하는 거지 조 선생이 왜 결정을 해? 무조건 보내."

그렇게 해서 보낸 글이 딸에게 부치는 편지 40여 편의 글이다. 얼마 전 네 엄마에게 아버지가 진지하게 한 말이 있다. 엄마한테 한 평범한 말 속에는 아버지가 너에게 글을 쓰라는 중요한 이유도 들어있다.

"재주가 없어 당신에게 큰돈은 못 벌어다 주지만 당신의 자존심은 지켜줄게. 내가 글을 쓴다는 사실 자체가 당신에게 자랑거리가 되도록 애를 쓸게."

사랑하는 딸아! '자기계발서'라는 이상한 책 읽지 말고 오마이뉴스의 숨어있는 글을 찾아 읽어라. 돈 드는 일도 아닐뿐더러 네 글쓰기에 많은 도움이 될 터이다. 또한, 네가 쓰는 글은 너 자신의 품위를 높여줄 것이다.




태그:#모이, #사랑하는딸에게, #편지, #사는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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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단어로 짧고 쉽게 사는이야기를 쓰고자 합니다. http://blog.ohmynews.com/han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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