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에이스 네이마르가 없었다. 하지만 브라질은 플랜 B를 내세워 월드컵 개최국 러시아를 맞아 세 골차 대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 위치한 루츠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브라질은 치치 감독 출범 이후 13승 3무 1패의 상승세를 이어나갔다.

네이마르 공백, 팀 조직력으로 극복

다니 알베스, 필리피 쿠티뉴 브라질이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 다니 알베스, 필리피 쿠티뉴 브라질이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 브라질 축구협회


이날 치치 감독은 부상 중인 네이마르 없는 라인업을 꾸렸다. 4-3-3 포메이션에서 최전방에 더글라스 코스타, 가브리엘 제주스, 윌리안을 배치했고, 허리에는 필리피 쿠티뉴, 카세미루, 파울리뉴를 역삼각형으로 포진시켰다. 포백은 마르셀루, 주앙 미란다, 티아구 실바, 다니 알베스를 내세웠으며, 골문은 알리송에게 맡겼다.

브라질은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러시아의 거센 저항이 만만치 않았다. 5명의 수비수를 뒤로 내린채 웅크리며 지키는 전략을 내세운 것이다.

관전 포인트는 네이마르 역할을 어떻게 메우느냐였다. 그동안 네이마르는 스코어러, 찬스 메이킹, 드리블로 수비를 흔드는 움직임뿐만 아니라 미드필드까지 내려와서 빌드업에 참여했다. 사실상 전력의 절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만큼 네이마르가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한 명으로 네이마르를 대체할 수 없었다. 대신 모든 선수들이 역할을 분담했다. 좌우 측면에서 코스타, 윌리안이 전진 드리블로 활로를 열었고, 빌드업은 쿠티뉴가 담당했다. 특히 쿠티뉴는 공격 상황에서 번뜩이는 개인기와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했으며, 패스를 받기 위해 좋은 공간을 만들어내는 등 러시아의 압박을 효과적으로 벗겨냈다. 왼쪽 풀백 마르셀루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네이마르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그럼에도 브라질은 전반 내내 몸놀림이 다소 무거웠다. 마무리 슈팅 강도와 정확도는 떨어졌고, 결정적인 기회를 수시로 날려버렸다. 러시아의 밀집수비 파훼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몸이 제대로 풀린 듯 대량 득점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후반 2분 세트피스에서 미란다의 선제골을 기점으로 브라질은 한층 속도감 있는 공격으로 러시아 수비를 무너뜨렸다. 쿠티뉴와 윌리안은 예리한 돌파력을 선보였고, 파울리뉴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의 역할을 발휘하며 후반 17분 페널티킥 유도, 후반 21분 추가골을 책임졌다.

쿠티뉴 쿠티뉴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이 절반의 성공과 실패를 거뒀다.

▲ 쿠티뉴 쿠티뉴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이 절반의 성공과 실패를 거뒀다. ⓒ 브라질 축구협회


남은 과제는 강팀 적응력

그럼에도 과제는 있었다. 쿠티뉴의 중앙 미드필더 기용은 헤나투 아우구스투와 비교해 공격 상황에서 파괴력을 보여준 반면 수비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치치 감독은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이고 강도 높은 압박을 강조한다. 쿠티뉴는 소속팀 바르셀로나에서 측면 윙어로 활약 중인데아무래도 허리에서의 수비 가담 비중은 대표팀과 비교해 낮다.

다소 전력이 약한 러시아전에서는 통했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중원 장악과 수비력이 필수다. 오히려 페르난지뉴, 아우구스투가 좀 더 나은 옵션일 수 있다. 쿠티뉴는 중앙 미드필더뿐만 아니라 오른쪽 윙어로도 활용 가능하다.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는 러시아보다 강한 세르비아, 스위스를 상대하게 된다. 그리고 토너먼트에서는 스페인, 프랑스, 독일 등과의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치치호 출범 이후 17경기에서 단 1패만을 허용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아직까지 유럽 강팀과 상대한 경험이 많지 않았다.

브라질은 2006 독일 월드컵 8강에서 프랑스에 패했고,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도 네덜란드에게 덜미를 잡혔다. 4년 전 자국에서는 독일을 맞아 '미네이랑의 비극'을 맛봤다. 모두 유럽 강팀을 상대로 연달아 무너졌다.

오는 28일 열리는 독일과의 평가전은 다시 한 번 브라질의 우승 가능성을 시험해볼 좋은 모의고사다.

# 브라질, 치치 감독 체제 이후 A매치 결과
vs 에콰도르 3-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콜롬비아 2-1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볼리비아 5-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아르헨티나 3-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페루 2-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콜롬비아 1-0승 (평가전)
vs 우루과이 4-1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파라과이 3-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아르헨티나 0-1 패 (평가전)
vs 호주 4-0 승 (평가전)
vs 에콰도르 2-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콜롬비아 1-1 무 (월드컵 남미예선)
vs 볼리비아 0-0 무 (월드컵 남미예선)
vs 칠레 3-0 승 (월드컵 남미예선)
vs 일본 3-1 승 (평가전)
vs 잉글랜드 0-0 무 (평가전)
vs 러시아 3-0 승 (평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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