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목 드라마 <추리의 여왕> 포스터

KBS 수목 드라마 <추리의 여왕> 포스터 ⓒ KBS


KBS 수목 드라마 <추리의 여왕>은 2017년 봄에 방영됐던 첫 번째 시즌에 이어 최근 두 번째 시즌 이야기가 방송되고 있다. 이전 시즌에서 전업주부로서 남다른 추리 능력을 발휘하며 현직 민완 형사와 함께 각종 범죄 사건들을 해결했던 아줌마 탐정이 이번 시즌에서는 소위 '돌싱'이 되어 돌아왔다.

하지만 탐정으로서 유설옥(최강희 분)의 능력은 여전하고, 전 시즌에서 그의 활동을 제한했던 요소인 시집살이가 이번에는 경찰고시생이라는 신분으로 전환되면서 또 다른 서사적 긴장과 재미를 주고 있다. 게다가 유설옥과 형사 하완승(권상우 분)의 관계에 러브 라인이 본격적으로 가미되면서 두 사람의 콤비 플레이에 좀 더 아기자기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이런 설정 변화와 로맨틱 코미디의 특징이 강화된 이야기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만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도로 유설옥이라는 인물이 전 시즌보다 상대적으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인물로 거듭났다는 점, 새로 투입된 인물들이 저마다 강한 개성으로 이야기 전반에 큰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점 등은 분명히 높이 평가할 만한 대목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 드라마는 현 시점까지 총 6회가 방영됐다. 두 주인공은 이미 연쇄 방화 사건을 종결했고, 지금은 노량진 고시촌 살인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드라마는 '범법소년' 관련 이슈를 던지며 시청자들 사이에 잔잔한 파문을 만들기도 했고, 소위 '고시오패스'라는 신조어를 이야기 중심으로 끌어들이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취업에 '올인'해야 하는 청년의 삶, <추리의 여왕> 통해 돌아보다

 KBS 수목 드라마 <추리의 여왕> 중 한 장면

KBS 수목 드라마 <추리의 여왕> 중 한 장면 ⓒ KBS


'범법소년'은 '10세 미만의 나이로 범죄를 저지른 미성년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현행법상 이들은 형법은 물론 소년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중대한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이들을 직접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하여 본 드라마는 이들에게 형벌을 가할 수 있도록 법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이라기보다는 이들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잘못을 뉘우칠 수 있도록 관련 제도와 법을 정비하고 보완해야 한다는 태도를 취했다.

아무래도 해당 문제가 워낙 논쟁적인 사안이다 보니, 현행 제도가 당사자들의 합의 또는 민사재판에 의한 배상 말고는 별도의 해결책이나 교정 프로그램을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꼬집는 전략을 취한 모양새다.

그런가 하면 '고시오패스'는 고시촌에서 오래 생활한 수험생들에게 나타나는 일종의 병리현상을 가리키는 신조어다. 즉 이 말은 오랜 수험생활로 인해 마음의 병을 얻은 이들이 마치 '소시오패스'처럼 반사회적인 행동거지를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처럼 그동안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고시오패스' 이야기를 통해, 이 드라마는 당대 청년들의 취업난을 새삼 환기시킨다. 그러는 동시에, 시청자들로 하여금 '고시오패스'로 불릴 정도로 취업에 '올인'하면서 삶의 다른 부분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방식이 과연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며 이 문제를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추리의 여왕> 두 번째 시즌은 이렇게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드라마로서, 비록 규모는 크지 않지만 확실한 팬덤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다만 제작진 입장에서 보면 시청률이 전 시즌만큼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일 듯싶다. 하지만 지금 이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시청률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문제일 것이다. 물론 이들이 바라는 핵심은 확실한 재미와 의미를 보장해주는 드라마 구축에 있다.

추리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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