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192cm)과 쩡춘레이(187cm) 선수

김연경(192cm)과 쩡춘레이(187cm) 선수 ⓒ 국제배구연맹


중국 리그 최종 왕좌를 가릴 순간이 다가왔다. 김연경과 소속팀 '상하이 광밍유베이'(아래 상하이)는 13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홈구장에서 톈진과 2017~2018시즌 중국 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는 4강 플레이오프(PO)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팀이자 '리틀 중국 대표팀'이라고 불렸던 장쑤를 3승 1패로 물리치고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 톈진은 정규리그 2위인 랴오닝을 3전 전승으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선착했다.

상하이는 지난 2000-2001 시즌 이후 챔피언결정전은 물론 정규 리그 우승도 해보지 못했다. 중국 리그 출범 초창기인 1996-1997 시즌부터 2000-2001 시즌까지 5회 연속을 우승을 했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이번에 우승하면 무려 17년 만의 쾌거가 된다. 그것도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모두 제패하는 통합 우승이다. 상하이는 지난 1월 이미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반면, 톈진은 중국 리그 14개 팀 중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횟수가 가장 많은 전통의 강호다. 그것도 독보적이다. 지난 2015-2016 시즌 우승까지 무려 10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다른 팀의 우승 횟수를 살펴보면, 톈진이 얼마나 대단한 팀이었는지 알 수 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횟수에서 상하이 5회, 바이 선전 2회, 그리고 장쑤·저장·광둥·랴오닝이 각각 1회. 이것 전부다.

완성형 공격수 김연경-중국 자존심 쩡춘레이, '환상 쌍포' 기대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와 톈진의 주요 선수 프로필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와 톈진의 주요 선수 프로필 ⓒ 김영국


상하이는 플레이오프에서 장쑤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서면서 경기력과 사기가 크게 올랐다. 특히 김연경과 쩡춘레이 쌍포가 가동되면서 공격력이 한층 강화됐다. 쩡춘레이는 베이징 팀 소속이지만, 지난 2월 8일 4강 PO 직전 상하이로 임시 임대 선수로 영입됐다. 같은 날 저장 팀에서 임대로 온 양저우도 센터진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러나 상하이의 핵심 전력이자 우승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는 단연 김연경이다. 공격, 수비, 서브, 팀을 이끌어가는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완성형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4강 PO에서 보여준 김연경의 기량은 최전성기로 평가되는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를 방불케 했다. 공격의 타점·파워·각도가 런던 올림픽 때의 모습과 똑같거나 그 이상을 보여주었다. 공격한 볼이 상대편 코트 대각선 깊은 곳에 절묘하게 꽂힌 경우도 자주 나왔다.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력과 서브는 런던 올림픽보다 더 노련하고 안정적이다.

김연경은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총 90득점을 장쑤 코트에 쏟아부었다. 경기당 22.5득점으로 팀 내에서 단연 최고였다.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일등공신이었다.

'18세 득점왕' 리잉잉, 새로 합류한 류샤오퉁과 '시너지 효과'

톈진의 주 공격수이자 주 득점원은 '만 18세'의 장신 유망주인 리잉잉(192cm)이다. 어린 나이에도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신장과 공격력을 갖추었다. 그는 몰빵에 가까운 공격력을 선보이며, 정규리그에서 득점왕과 공격성공률, 서브 등 3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맹활약으로 주팅(25세·198cm)의 뒤를 이을 차세대 중국 국가대표 공격수로 급부상했다. 리잉잉은 지난 2017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 중국 성인 국가대표로 발탁됐으나 경기 출전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중국의 월드그랑프리 대표팀 예비 엔트리 21명 중 최연소 선수였다.

주요 특징은 왼손잡이인 데도 공격과 수비를 하는 레프트로 활약한다는 점이다. 후위 공격도 자주 구사한다. 다만, 서브 리시브를 거의 하지 않고 공격에 전념한다. 라이트인 양이가 리잉잉 대신 서브 리시브에 참여한다. 이 점이 공격과 수비 모두 뛰어난 김연경에게 아직 미치지 못하는 요소이다.

톈진은 '리잉잉 몰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4강 PO 직전에 베이징의 레프트 주 공격수인 류샤오퉁을 임대로 영입했다. 중국 현역 국가대표인 류샤오퉁은 플레이오프에서 리잉잉의 공격 부담을 나눠지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의 큰 힘이 되었다.

톈진은 또 베이징의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천신퉁까지 불러들였다. 다만, 현재 주전 세터는 중국 국가대표인 야오디가 나선다. 195cm의 장신 센터인 왕위안위안도 지난해 중국 국가대표 활약할 정도로 기량이 출중하다. 톈진은 공격력 못지않게 수비 조직력이 좋고, 세터도 수준급이기 때문에 상대하는 팀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팀이다.

​한편, 챔피언결정전은 13일부터 4월 3일까지 7전 4선승제로 치러진다. 또한 장쑤와 랴오닝의 3-4위전도 13일부터 24일까지 3전 2선승제로 치러진다.

김연경은 이미 정규리그 우승만으로도 '4개국 리그 우승'이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달성한 상태다. 그러나 더 완벽한 우승을 원한다. 가는 곳마다 꼴찌 팀까지 단숨에 우승 팀으로 만들며, 만화보다 드라마틱한 승리들을 일궈냈던 김연경. 마지막 한 편의 드라마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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