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과 유벤투스 두 팀 모두 박수 받을 만한 경기력이었다. 그러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서로를 넘기 위해 경쟁해야 했다.

유벤투스는 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 토트넘 홋스퍼와의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둬 1·2차전 합계 4-3으로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유벤투스는 16강 1차전 경기에서 많은 부상자들로 인해 스쿼드를 구축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블레이즈 마투이디, 파울로 디발라의 부재에도 토트넘에 맞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이번 2차전에서도 힘든 것은 마찬가지였다. 마리오 만주키치,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 마티아 데 실리오가 부상으로 결장했다. 더불어 곤살로 이과인은 부상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았다. 사실상 벤치에는 공격적인 자원이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그럼에도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포백에 알렉스 산드루-지오르지오 키엘리니-메드히 베나티아-안드레아 바르찰리를 구성했다. 여기서 의외의 상황은 교체 명단에는 측면 수비수 슈테판 리히슈타이너가 있었지만 바르찰리를 우측에 배치했다. 이는 좌측의 산드루를 공격적인 오버래핑을 자주 시도하고 우측의 바르찰리는 수비적인 위치를 고수하겠다는 알레그리 감독의 선택이었다.

미드필더는 마투이디-미랄렘 퍄니치-사미 케디라를 세워 중앙 미드필더 성향을 띈 3명의 선수를 구성했고 전방에는 이과인을 중심으로 좌·우측에 더글라스 코스타와 디발라가 스타트 라인업을 구축했다.

연달아 2명 교체한 유벤투스, 경기를 뒤집었다

전반전 내내 유벤투스는 토트넘에 압도당했다. 그중에서도 손흥민이 엄청난 활약으로 바르찰리를 공략했다. 전반 3분 손흥민이 바르찰리를 제치고 때린 슈팅이 골키퍼 부폰이 쳐냈고 전반 19분 손흥민이 트리피어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까지 이어갔지만 부폰이 막았다.

결국 유벤투스는 손흥민에 의해 선제 실점했다. 전반 38분 손흥민이 우측에서 트리피어가 뿌려준 낮고 빠른 패스를 디딤 발에 맞고 들어가는 행운의 골을 넣었다. 알레그리 감독은 고개를 숙였고 그의 전술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했다.

 3월 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열린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토트넘 손흥민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토트넘은 1-2로 역전패를 당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3월 8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열린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토트넘 손흥민 선수가 득점에 성공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에도 토트넘은 1-2로 역전패를 당해 8강 진출이 좌절됐다. ⓒ EPA/연합뉴스


유벤투스의 전반전 무기력함은 경기 수치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다. 점유율은 50-50%로 같았지만, 내용면에서는 확연히 달랐다. 토트넘이 11개의 슈팅 중 5개를 유효슛으로 가져간 반면 유벤투스는 유효슛 없이 고작 3개의 슈팅만을 기록했다. 더불어 뛴 거리에서의 차이도 60.26km를 뛴 토트넘과 달리 58.48km를 뛰어 활동량마저 1.78km 덜 뛰었다.

후반전에 돌입하고 후반 15분때까지만 해도 유벤투스는 철저하게 토트넘에 밀리며 8강 진출이 좌절되는 듯했다. 하지만, 여기서 알레그리 감독은 2장의 교체 카드를 연달아 사용했다. 후반 15분과 후반 16분 블레이즈 마투이디와 베나티아를 대신해 콰드오 아사모아와 리히슈타이너를 투입시켰다.

아사모아가 좌측 풀백으로 들어가면서 그 자리에 위치해 있던 산드루가 전진 배치되어 측면 공격에 치중할 수 있게 되었고 리히슈타이너가 우측 풀백으로 자리잡으면서 바르찰리가 중앙 수비수로 이동해 키엘리니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제자리를 찾았다. 이로 인해 코스타가 수비적인 부담이 줄어들면서 공격적으로 토트넘 수비진을 흔들기 시작했다.

결국 후반 18분 유벤투스는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과인이 리히슈타이너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케디라가 머리로 띄워 감각적인 킥으로 마무리했다. 알레그리 감독의 교체 카드가 적중한 순간이었다. 이어서 분위기를 탄 유벤투스는 곧바로 역전골까지 넣었다. 후반 21분 디발라가 이과인의 킬패스를 받아 골키퍼 위로 요리스와 1대1 찬스에서 그대로 골망을 갈랐다.

순식간에 동점골에 이은 역전골이었다. 주도권은 급격하게 유벤투스로 넘어왔다. 당황한 포체티노 감독은 후반 28분과 후반 41분 에릭 다이어와 델리 알리를 대신해 에릭 라멜라와 페르난도 요렌테를 투입하며 측면 공격과 제공권을 유리하게 가져가며 공격 기회를 만들었으나, 이미 내려 앉은 유벤투스를 상대로는 역부족이었다.

마지막 교체 카드로 유벤투스는 후반 39분 스테파노 스투라로를 투입하고 이과인을 교체아웃시키면서 공격 숫자를 줄이고 미드필더 숫자를 늘리면서 전원 수비에 가담했다. 결국 이과인과 디발라의 골에 힘입어 2-1로 유벤투스가 짜릿한 역전승에 성공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16강 1차전 유벤투스 홈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스포츠방송 ESPN이 자체 알고리즘 '사커 파워 인덱스'로 계산한 결과 토트넘의 8강 진출 확률은 71%였다. 그러나, 알레그리 감독의 용병술 앞에서는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한편, 다음 라운드에 진출한 유벤투스는 더 큰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경고누적으로 인해 8강 1차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이 발생해 퍄니치와 베나티아, 키엘리니까지 총 3명의 선수가 뛰지 못하게 됐다. 중앙 수비수 2명이 빠지게 되는 8강전에서는 알레그리 감독은 어떻게 극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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