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올드만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아카데미 수상을 비판하는 <더타임스> 갈무리.

게리 올드만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아카데미 수상을 비판하는 <더타임스> 갈무리. ⓒ 더타임스


'미투 캠페인'을 내세워 성 평등 메시지를 강조한 2018 아카데미 시상식이 '게리 올드만과 코비 브라이언트의 수상으로 빛이 바랬다'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5일(한국시각)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올드만은 데뷔 36년 만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는 영화 <다키스트 아워>에서 윈스턴 처칠을 완벽한 연기로 소화했다.

그러나 <더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언론은 올드만의 '가정폭력' 전력을 거론했다. 영화계가 전례 없는 성추문에 휩싸이며 미투 캠페인으로 저항하는 가운데 올드먼이 수상이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다.

올드만의 전처 도냐 피오렌티노는 지난 2001년 법원에 제출한 이혼 소송 서류에서 "올드만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라며 "내가 경찰에 신고하려고 전화기를 들자 그는 내 목을 조르며 전화기로 얼굴을 3~4차례 내리쳤다"라고 주장했다.

더구나 올드만은 어린 자녀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부인을 폭행해 더욱 충격을 안긴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피오렌티노는 "우리의 두 아이는 올드만이 나를 폭행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울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또한 피오렌티노는 "올드만이 매춘 여성들을 호텔로 불러 폭음하고 마약을 하느라 엄청난 돈을 썼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드만은 과거 알코올 중독으로 재활시설에 들어가 장기간 치료를 받은 바 있다.

피오렌티노는 성명을 통해 "올드만의 아카데미 수상을 축하한다"라며 "하지만 나는 여성 인권이 최근 나아지고 있다고 믿고 있었는데 미투 캠페인은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농구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도 과거 성폭행 논란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선수 출신으로 아카데미를 수상한 코비 브라이언트도 구설에 올랐다. 브라이언트는 지난 2015년 자신의 은퇴 선언문을 <디어 바스켓볼>이라는 5분짜리 만화로 제작해 단편 애니메이션 수상자로 선정됐다.

브라이언트는 "농구 선수로서 우리는 '입 다물고 드리블이나 하라'는 요구를 받기도 했다"라며 "그러나 내가 (농구가 아닌) 다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았고 아카데미까지 받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는 최근 보수 성향의 언론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농구스타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케빈 듀란트(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게 "입 다물고 드리블이나 하라"고 비난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그러나 브라이언트도 현역 시절 호텔 여성 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경력이 다시 거론됐다. 당시 브라이언트는 합의에 의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피해 여성에게 합의금을 주고 사건을 마무리한 바 있다.

<더타임스>는 "올드만과 브라이언트의 아카데미 수상은 여성 인권을 높이려는 할리우드의 노력과 모순된다(contradiction)"라고 비판했다.

게리 올드만 코비 브라이언트 미투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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