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디엄에 함께 올라선 수상자들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열린 플라워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의 알리나 자기토바(가운데),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왼쪽), 동메달 캐나다 케이틀린 오즈먼드가 포디엄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포디엄에 함께 올라선 수상자들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이 끝난 뒤 열린 플라워세리머니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의 알리나 자기토바(가운데),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왼쪽), 동메달 캐나다 케이틀린 오즈먼드가 포디엄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러시아 피겨 신예' 알리나 자기토바(16·OAR)가 세계 신기록을 내며 예브게니아 메드베데바(19·OAR)를 꺾고 올림픽 챔피언에 등극했다.

자기토바는 23일 강원도 강릉시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6.65점(기술점수 81.62점, 구성점수 75.07점)을 받았다. 자기토바는 쇼트프로그램 82.92점을 합쳐 총점 239.57점으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자기토바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여왕' 김연아(28)가 세운 쇼트프로그램, 프리스케이팅, 총점 등 모든 올림픽 기록을 깨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가 만 15세 9개월 만에 이뤄낸 것이었다.

예견된 우승, 기술점으로 '선배' 메드베데바 눌렀다

자기토바의 우승은 메드베데바와 함께 올림픽 개막 전부터 이미 점쳐져 온 것이었다. 먼저 우세했던 것은 메드베데바였다. 메드베데바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발등에 미세골절 부상을 당했다. 그는 2017-2018 국제빙상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1,4차 대회를 모두 우승으로 장식했지만, 부상 여파로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를 기권했다. 이어 지난달 자국에서 열렸던 유럽선수권 대회에서 같은 코치 밑에 있는 알리나 자기토바(16)와 본격적인 경쟁을 한 가운데, 점프 실수로 자기토바에게 우승 자리를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자기토바, 매력적인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자기토바, 매력적인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사랑스런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사랑스런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러나 그는 지난 11일 개인전에 앞서 단체전 쇼트프로그램 경기에 출전해 자신이 세웠던 쇼트프로그램 세계 신기록을 자신이 갈아 치우며,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금메달을 예약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반면 자기토바는 올 시즌에 갓 시니어로 올라온 신예다. 지난해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시니어로 올라와 두 차례 그랑프리 우승을 시작으로 그랑프리 파이널과 유럽 선수권을 모두 석권했다. 특히 유럽선수권에서 선배였던 메드베데바를 제치고 우승한 것은 평창을 앞두고 파란을 예고했다.

이들의 싸움은 쇼트프로그램부터 이미 시작됐다. 메드베데바는 자기토바보다 앞서 연기를 펼쳐 81.60점의 세계 신기록을 수립했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자기토바가 클린 연기로 응수했고 곧바로 82.92점의 더 높은 점수를 받으면서 메드베데바를 제치고 세계 신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알리나 자기토바 '금빛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출신 올림픽선수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알리나 자기토바 '금빛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출신 올림픽선수의 알리나 자기토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결국 프리에서도 이들의 차이는 기술점에서 갈렸다. 자기토바는 모든 점프를 2분이 지난 후반부에 배치해 가산점을 극대화했다. 메드베데바는 전반부 2개, 후반부 5개를 배치한 대신 타노 점프를 집중적으로 구사했지만, 이 차이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4그룹 네 번째 선수로 등장한 자기토바는 '돈키호테 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이번에도 역시 모든 점프는 후반부로 배치했다. 코레오 그래피 시퀀스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두 번째 기술요소였던 플라잉 카멜 스핀에서 최고 레벨4를 받았다. 스텝 시퀀스에서는 돈키호테 배경에 맞춘 다채로우면서도 화려한 동작으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그리고 2분이 지난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점프를 뛰기 시작했다.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루프에서 러츠 점프의 착지가 좋지 못하며 연결 점프를 놓치는 큰 실수를 범했다. 그러나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와 트리플 플립 3연속 점프는 모두 성공했다. 트리플 플립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는 손을 들고 뛰는 타노 점프를 구사했다.

후반부 다시 한 번 트리플 러츠를 뛰는데 자기토바는 과연 무서운 신예였다. 트리플 러츠 뒤에 앞서 놓쳤던 트리플 루프 점프를 다시 붙여 뛰며 실수를 만회했다. 트리플 살코를 비롯해 트리플 플립 역시 타노 점프로 구사했고 마지막 점프였던 더블 악셀 단독 점프도 문제가 없었다. 자기토바는 레이백 스핀으로 모든 연기를 마치며 환호했다.

메드베데바, 기술점 극복 못하고 클린연기에도 2위

한 마리 새처럼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한 마리 새처럼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OAR)'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연기를 펼치고 있다. ⓒ 연합뉴스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메드베데바는 프리스케이팅 156.65점(기술점수 79.18점, 구성점수 77.47)으로 총점 238.26점을 기록해 자기토바에 1.31점 뒤져 은메달을 획득했다. 메드베데바는 실수 없는 완벽한 연기를 펼쳤지만 결국 모든 점프를 후반부에 뛴 자기토바에 비해 낮은 기술점수를 받으며, 쇼트에서의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고 2위에 머물렀다.

영화 '안나 카레니나 OST'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메드베데바는 첫 점프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으로 가볍게 출발했다. 이어 트리플 러츠는 고질적인 롱에지였지만 착지에는 문제가 없었다.

스텝연기에서는 영화 배경음악에 맞춰 화려한 팔동작으로 빙판 곳곳을 누볐다. 후반부 가산점이 붙는 시점 점프 5개를 몰아서 뛰기 시작했다. 트리플 플립, 트리플 루프 점프 단독점프를 무난히 해냈고, 중간에는 배경에 맞춰 마임연기를 선보였다. 더블악셀 3연속 콤비네이션 점프에 이어 또 한 번의 트리플-트리플 점프였던 트리플 살코-트리플 토루프 점프도 해냈다. 그리고 더블악셀 점프로 모든 과제를 마쳤다.

메드베데바, 만족할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연기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 메드베데바, 만족할 연기 23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러시아 출신 올림픽선수의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가 연기를 마치고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코레오 그래피 시퀀스에 유연한 스파이럴 동작을 보여준 메드베데바는 레이백 스핀으로 연기를 끝냈다. 그는 모든 것이 끝나자 눈물을 터뜨리며 그간의 심적 부담감과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동메달을 케이틀린 오스먼드(캐나다)가 총점 231.02점으로 가져갔다. 오스먼드는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러츠 점프의 착지가 조금 불안했을 뿐 모든 기술요소를 깨끗하게 연기해 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항상 최소 두 차례 이상 점프에서 큰 실수를 범했던 오스먼드는 올림픽에서 결국 생애 최고의 연기로 그토록 원했던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최다빈 '김연아 이후 첫 톱10'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하고 있다.

23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한국의 최다빈이 연기하고 있다. ⓒ 이희훈


한편 한국 대표 최다빈(18 수리고)은 본인 최고 기록을 수립하며 7위, 김하늘(16 평촌중)은 13위로 모두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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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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