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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러 감정이 일었던 것 같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이 공동으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기 4시간 전에 만난 평양시민 김련희는 울면서 '좋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씨는 "(북한을 떠나온 지) 7년 만에 고향 사람들을 한 땅에서 한 울타리 안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면서 "이게 통일이구나, 통일이 멀지 않았구나"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평창올림픽이 평화로, 통일로, 통일 조국으로 갔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씨가 이날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더욱 애틋하게 기다린 이유가 있다.

김씨는 평양시민이다. 7년 전 탈북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부터 바로 북송을 요청했다.

당시 지병이 있던 김씨는 큰아버지가 있는 중국에서 치료를 받으려 했다. 하지만 병원비가 만만치 않았다고 한다. 선양에 있는 조선족 식당에서 잠시 일하던 중 브로커를 알게 됐고 "뭣하러 중국에서 돈 버느라 고생하느냐"며 "남한에 가서 몇 달이면 더 큰돈을 벌 수 있다, 내가 나중에 데려다줄 테니 남한으로 가라"는 말에 속았던 것이다. 이미 브로커에서게 북한 여권도 뺏긴 상황이었다.

7년 전 탈북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온 이래 지금까지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씨가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앞에서 오마이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7년 전 탈북 브로커에 속아 한국에 온 이래 지금까지 북송을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씨가 9일 평창올림픽 스타디움 앞에서 오마이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김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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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생활은 기대와는 완전히 달랐다. '남한에 와도 북한으로 가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김씨는 중국에 있을 때부터 브로커들에게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싸늘한 거부. 이후 김씨에 대한 감시가 더 강화됐다. 도리가 없어 다른 탈북자들과 함께 한국까지 오게 된 것이다. 김씨가 한국에 오자마자 북한 송환을 요청한 이유다. 이후 김씨는 가족이 있는 북한으로 돌아가려고 여러 방법을 모색했다.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오히려 북송을 위해 북한과 접촉했다는 이유로 간첩으로 몰리기까지 했다.

인터뷰 도중 김씨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북한선수들과 응원단은 올림픽을 마치고 돌아가게 되는데 나는 그럴 수 없는 처지"라며 "북에서 국가 수반격인 분들이 오는데, 그분들에게 나 여기 있다고 나 좀 데려가라고 말하고 싶어요"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남북 공동입장에 바라는 평양시민 김련희씨의 말, 오마이TV가 평창올림픽 주 경기장 앞에서 단독으로 담았다.

(취재 : 김종훈 기자, 영상취재·편집 : 김혜주 기자) 


태그:#남북공동입장,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동계올림픽, #평양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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