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 도입 첫 시즌인 2005-2006 이후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에서 활약했다. 맹활약을 하며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선수들도 있고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선수들도 있다. 이번 기사를 통해 각 팀 마다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의 선수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1. 현대캐피탈 숀 루니

 HILLSTATE 2006~2007 V-리그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숀 루니 선수가 공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HILLSTATE 2006~2007 V-리그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현대캐피탈 숀 루니 선수가 공격하고 있는 모습이다. ⓒ KOVO


현대캐피탈 팬이라면 절대로 잊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숀 루니다. 현대캐피탈은 2005년 새롭게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해 미국 출신의 숀 루니를 영입했다. 206cm의 장신인 루니는 유연성이 준수했고 틀어치기에 상당히 능한 선수였다. 또한 크로스 공격뿐만 아니라 높이를 활용한 직선 공격도 정확해 현대캐피탈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루니는 당시 현대캐피탈 주전 세터인 권영민과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권영민 뿐만 아니라 장신 세터 송병일과도 괜찮은 호흡을 자랑했다. 루니는 2005-2006 시즌 득점 부분 4위, 오픈 공격 1위, 후위 공격 7위, 서브 2위에 오르며 활약했다.

루니와 함께 국내 선수들인 박철우, 후인정, 이선규, 윤봉우, 이호 등도 힘을 냈고 현대캐피탈은 2005-2006 시즌 삼성화재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06-2007 시즌에도 루니의 활약은 계속 되었다. 득점 부분 4위, 공격 성공률 2위, 오픈 공격 4위, 시간차 공격 1위, 서브 5위 등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고 현대캐피탈은 2시즌 연속 삼성화재를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루니는 러시아 리그에 진출하며 한국을 떠났다. 러시아와 이탈리아를 거친 후 루니는 2013-2014 시즌 우리카드에서 활약했지만 현대캐피탈 시절만큼의 활약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루니는 현대캐피탈 팬들에게는 최고의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루니의 활약 후 현대캐피탈이 다시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하기까지는 무려 10년이 걸렸다.

2.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

 2009년 12월 15일 NH농협 2009~2010 V-리그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가 트리플크라운 상을 수상하고 있다.

2009년 12월 15일 NH농협 2009~2010 V-리그 삼성화재 가빈 슈미트가 트리플크라운 상을 수상하고 있다. ⓒ KOVO


삼성화재는 2009-2010 시즌을 앞두고 캐나다 출신의 가빈 슈미트를 영입했다. 208cm의 장신인 가빈은 농구 선수 출신으로 배구를 늦게 시작했다. 현대캐피탈이 먼저 가빈에 관심을 보였지만 가빈은 입단 테스트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이어 삼성이 가빈을 영입해 한국 무대에 데뷔시켰고 가빈은 삼성화재에서 맹활약을 했다. 1110 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분 1위에 올랐고 공격, 오픈 공격, 서브 부분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다. 그리고 후위공격 2위, 퀵오픈 3위에 오르며 대부분의 공격 부분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2011-2012 시즌까지 한국에서 활약한 가빈은 포스트 시즌에 더 힘을 냈다. 2010-2011 포스트 시즌에서는 10경기에 출전하여 평균 42.5득점을 기록했으며 2011-2012 시즌 챔피언 결정전에는 정규시즌 약했던 대한항공을 상대로 맹활약하며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무엇보다 가빈은 인성이 좋은 선수로 칭찬 받았다. 연습 후 코트의 공을 줍고 코트 청소를 돕고 경기 중 팀원들에게 사기를 북돋는 역할을 하면서 삼성화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러시아 리그에 진출하며 한국을 떠났지만 타 팀 팬들까지 인정한 가빈은 삼성화재 팬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선수다.

3. 대한항공 보비

 HILLSTATE 2006~2007 V-리그 대한항공과 LIG의 경기에서 대한항공 보비 선수가 포효하고 있는 모습이다.

HILLSTATE 2006~2007 V-리그 대한항공과 LIG의 경기에서 대한항공 보비 선수가 포효하고 있는 모습이다. ⓒ KOVO


2005-2006 시즌 4위에 그친 대한항공은 2006-2007시즌을 앞두고 브라질 출신의 보비를 영입했다. 보비를 영입하며 대한항공은 포스트 시즌 진출을 희망했고 보비는 대한항공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2006-2007 시즌 레안드로에 이어 674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분 2위에 올랐고 53.14%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후위공격, 오픈 공격, 서브 부분에서도 1위에 오르며 대한항공의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에 패하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에는 실패했다.

재계약을 하며 맞이한 2007-2008 시즌, 보비의 활약은 여전했다. 676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분 2위에 올랐고 53.01%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이 부분 3위에도 올랐다. 후위 공격 3위, 서브 부분에는 2위에 오른 보비는 대한항공을 2위로 이끌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결정전 진출을 눈앞에 두었지만 이후 2연패를 하며 탈락했다. 특히, 3차전 3세트에서는 9점차를 뒤집히며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대한항공이 칼라를 영입하며 보비와 작별을 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의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끈 보비는 대한항공 팬들이 잊을 수 없는 선수다.

4. 한국전력 안젤코 추크

 2008-2009 시즌 올스타전 경기에서 삼성화재 안젤코 선수가 스파이크 서브 킹에 올랐다.

2008-2009 시즌 올스타전 경기에서 삼성화재 안젤코 선수가 스파이크 서브 킹에 올랐다. ⓒ KOVO


삼성화재에서 맹활약한 안젤코는 일본에서 활약한 후 KEPCO45(현 한국전력)에 입단하며 한국으로 복귀했다. 한국 무대에서 공백이 있었지만 안젤코는 안젤코였다. 2011-2012 시즌 1015 득점을 하며 가빈에 이어 2위에 오른 안젤코는 공격 성공률 8위, 오픈공격 5위, 서브 4위에 오르며 KEPCO의 공격을 이끌었다.

안젤코는 박준범, 임시형, 서재덕 등과 팀을 이끌었고 KEPCO는 18승18패 승점 52점으로 4위에 오르며 창단 첫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다. 하지만, 당시 프로배구에는 승부조작 사건이 일어났고 박준범, 임시형, 김상기가 연루되었고 KEPCO는 주축 선수를 잃었다. 결국 포스트 시즌에서는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탈락했다. 안젤코 역시 선수기용에 불만을 터뜨렸고 2012-2013시즌에는 이전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KEPCO의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을 이끈 안젤코의 활약은 인정받아야 한다.

5. LIG 손해보험 토마스 에드가

 NH농협 2014-2015 V-리그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LIG 토마스 에드가 선수가 공격하고 있다.

NH농협 2014-2015 V-리그 LIG손해보험과 대한항공의 경기에서 LIG 토마스 에드가 선수가 공격하고 있다. ⓒ KOVO


LIG 손해보험 시절 화려한 경력을 가진 선수들이 활약했었다. 그럼에도 LIG는 우승에 실패했고 외국인 선수들도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에드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의 에드가는 2013-2014 시즌을 앞두고 LIG 손해보험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863 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부분 4위에 올랐고 공격 성공률 7위, 오픈 공격 6위, 후위 공격 7위, 서브 10위에 오르며 나쁘지 않은 활약을 펼쳤다. 팀은 5위에 그쳤지만 재계약에 성공했고 2014-2015 시즌 더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1034 득점을 기록하며 레오와 시몬에 이어 득점 부분 3위에 오른 에드가는 공격 성공률 6위, 후위 공격 4위, 서브 6위에 오르며 LIG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팀은 5위에 그쳤지만 에드가는 맹활약했다.

이후 한국을 떠난 에드가는 아르헨티나 리그에 진출했고 소속팀에게 우승을 안겨주며 여전히 맹활약했다. 팀은 부진했지만 에드가의 실력은 인정 받았고 팬들 역시 에드가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6. 우리카드 크리스티안 파다르

 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의 경기.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거둔 우리카드의 파다르와 구도현이 환호하고 있다.

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V-리그 우리카드와 OK저축은행의 경기.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를 거둔 우리카드의 파다르와 구도현이 환호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08년 우리캐피탈로 출발한 우리카드는 현재 팀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와 함께 하고 있다. 바로 크리스티안 파다르다. 헝가리 출신의 1996년생의 젊은 선수인 파다르는 현재 우리카드의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트라이 아웃 제도가 실시되면서 우리카드는 파다르를 지명했다. 당시 물음표가 붙었지만 이내 파다르는 팀의 주축 선수로 떠올랐다.

2016-2017 시즌 965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분 2위에 오른 파다르는 공격 성공률과 후위 공격에서도 5위에 올랐고 서브 부분에서도 3위에 오르며 우리카드의 공격을 이끌었다. 비록 우리카드는 파다르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파다르는 지명 당시 자신의 평가를 뒤집으며 리그 내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 이번 시즌 역시 파다르는 맹활약 중이다. 6번의 트리플 크라운을 기록했으며 지난 시즌 까지 포함한다면 10번이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파다르는 인터뷰에서 우리카드의 창단 첫 포스트 시즌 진출이 목표라고 했다. 국내 선수들이 조금만 도와준다면 파다르는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7. OK 저축은행 시몬

 NH농협 2015-2016 V-리그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시몬 선수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NH농협 2015-2016 V-리그 OK저축은행과 한국전력의 경기에서 시몬 선수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 KOVO


OK 저축은행은 2013년 창단했지만 2번의 우승 경험이 있다. 시몬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쿠바 국가대표 출신의 시몬은 2010년 국제배구연맹(FIVB) 세계남자배구선수권 베스트 블로커로 선정된 적이 있다. 그리고 시몬은 현재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고 있다. 2014-2015 시즌부터 OK 저축은행에서 활약한 시몬은 첫 해 1043 득점으로 득점 부분 2위, 공격 성공률 3위, 후위공격 2위, 속공 1위, 서브 1위에 오르며 OK 저축은행을 2위로 이끌었다. 특히 챔피언 결정전에서 맹활약하며 삼성화재를 제압했고 OK 저축은행은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특히 2015-2016 시즌 역시 시몬은 대단했다. 919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분 2위, 속공 1위, 서브 2위에 올랐고 OK 저축은행은 챔피언 결정전에서 현대캐피탈을 꺾고 2년 연속 우승에 달성했다. 시몬은 어린 선수들을 다독이며 리더 역할도 했고 시몬의 등번호 13번은 영구결번이 되었다. 시몬의 활약이 너무 컸던 탓일까? 시몬이 떠난 후 OK 저축은행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팬들은 시몬을 그리워하고 있다. OK 저축은행 팬들에게 시몬은 외국인 선수 그 이상으로 기억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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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시몬 루니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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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시민기자 김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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