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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임대주택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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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2월 13일에 '집주인(임대인)과 세입자가 상생하는 임대주택등록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 요지는 임대인이 기준시가 6억 원 내의 주택을 준공공임대사업자로 임대주택을 등록하여 연 5% 임대료 범위 내에서 8년간 세입자에게 임대하면,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 감면(장기보유특별공제 70%), 취득세·재산세 감면, 임대소득세 필요경비율 확대, 의료보험료 인상분에 한해 80% 감면을 하겠다는 것이다.

집주인인 임대인에게는 각종 세금을 적게 내게 하여 임대 수익을 높여주고, 세입자에게는 8년간이라는 장기간 임대를 보장하여 주거 안정을 기하고, 연 5% 인상률로 제한하여 임대료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현재의 임대차 등록된 주택을 제외하고 2022년까지 기존 민간임대시장에서 100만 호(공적임대주택 85만 호는 별도임)를 준공공임대사업자와 일반임대사업자(임대기간4년)로 등록을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는 시장에 파급 효과가 크다며 2020년 이후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정책의 초점은 임대기간 8년인 준공공임대사업자 등록에 맞추어져 있다.

그런데 정부 발표 제목대로, 임대인과 세입자가 모두 상생한다는 이 방안에 당사자인 임대인과 세입자가 만족할까?

두 당사자인 임대인과 세입자 입장에서 바라보면 정부의 이 방안은 아주 조심스러운, 단계적인 접근법이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다주택자는 투기'라는 정부 일각의 태도에서 벗어나 세제 감면이라는 인센티브를 제시하고 임대차 등록을 유도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1960년대 도시화·산업화이후 주택관련 투자의 역사적 맥락을 보았을 때, 현재 집을 몇 채 소유하고 계시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주택을 사고팔아 양도차익- 투자 혹은 투기-을 실현해서 부를 축적해 오신 분들이다. 구매 수요가 많고 오를 만한 지역에 투자하여 이익을 보고 매각하는 것을 기본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임대 수요가 많은 지역의 초소형주택(원룸, 다가구, 오피스텔, 소형아파트 등)에 투자하여 평상시에는 임대수익을 받고 양도차익이 많이 나는 적절한 시기에 매각하여 양도차익을 얻으려고 한다. 그리고 그 매각대금으로 또 다른 주택 등에 투자하여 부를 확대한다.

임대인들은 임대수익도 중요하지만, 양도차익이 모든 임대인들에게 공통적인 관심사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정부 발표에서 양도소득세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70%로 확대한다는 것은 임대인들에게 긍정적이지만, 8년간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것은 그 동안 단기간 투자에 익숙한 임대인들에게는 너무 장기간이어서, 투자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 세금 감면 효과보다도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세입자 입장에서 보면, 임대인이 임대차등록을 해야 임대계약기간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임대인이 임대주택 등록을 많이 하길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세입자들은 정부가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현재 2년의 계약기간을 세입자가 원하면 계속 연장할 수 있게 해주고 전월세 상한제를 실시하여 임대료를 일정 통제하게 되면 , 국민 전체에게 적용될 텐데, 현재 정부의 방침으로는 임대인의 선의에 기대하는 방법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세입자들에게 현금이 아닌, 약속어음일 뿐이다.

지금 당장의 주거비 부담과 2년마다 이사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조이면서 임대인에게 주택에 대한 시설 개선 등 권리 주장을 못하는 세입자들에게 계속 기다리라는 것은, 마치 세월호 선내 학생들에게 계속 기다리라는 것과 같이 무책임한 언행이다.

이제 정부는 조심스러운 단계적 접근법에서 벗어나, 양 당사자를 만족시키는 방안을 정치적으로 모색해야 한다.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 즉각 도입이 어렵다고 발표한 이상, 임대주택 등록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필자는 준공공임대주택 사업자 방안을 그대로 두고 새로이 다음과 같은 임대사업자 조건을 만들어 임대등록 활성화 방안을 공론화하길 제안한다.

임대인이 기준시가 6억 원(시세로 대략 8억 5천-11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서 6년간 세입자들에게 임대하면서 처음 임대료로 6년간 동결하면, 임대인에게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주는 조건이다(준공공임대사업자에게 제공하는 타 세제 감면은 유지). 이는 임대인에게 준공공임대사업자와 비교·결정할 수 있게 선택의 폭을 넓혀 주는 것이다. 8년간 연 5% 임대료 인상 범위로 세금감면을 받을 것인지, 아니면 임대료는 동결시켜 임대수익이 낮더라도 양도소득세 면제로 상쇄하고 6년이라는 짧은 기간을 선택해 자본회전율을 높일 것인지?

세입자들은 현재 임대료부담에 짓눌려 있다. 세입자들이 원하는 것은 임대료 인상이 아닌 인하다. 최소한 동결이다. 전세도 대출이 있어야 가능하다. 전세의 월세화로 인해 추가로 월세가 지출된다. 월세는 가계지출액에서 제일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주택이 투자 상품화되면서 임대료가 지난 정부에 계속 올랐다. 이제 세입자에게 숨을 돌릴 여유를 주어야 한다. 임대료는 동결해야 한다. 그리고 6년을 주장하는 이유는 현재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가 6년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한 곳에 정주하여 안정된 상황에서 학교에 다니는 것이 국민의 공감대라고 생각한다.

정부가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 저소득층의 소득향상을 기해도, 이들이 임대료 부담에 짓눌린다면, 소득주도성장은 힘을 얻기 힘들다.

정부가 최저임금 대폭 인상처럼, 주거 안정을 위해서도 정치적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박동수 기자는 서울세입자협회 대표,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서울시 임대주택정책 자문위원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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