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히치하이크>는 엄마를 찾는 정애(노정의 분)와 아빠를 찾는 효정(김고은 분) 두 소녀의 이야기다. 병든 아버지와 판자촌에서 사는 정애는 엄마를 만나면 행복한 가정을 얻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 있다. 효정은 지금의 삶에 만족하며 단지 친아빠의 얼굴을 한번 마주 하고 싶을 뿐이다.

그러던 중 정애는 엄마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음을 알게 되고, 아버지는 화재사고로 숨진다. 이때, 효정이 정애에게 '네가 효정이 되어 내 아빠와 사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한다. 이 이야기는 감독의 어머니가 친엄마를 찾고 싶어 하지만 계속 만남을 미루는 것을 보면서 구상하게 되었다.

"어머니 이야기인데요. 15살 정도에 어머니가 첫 시도를 한 후, 다음으로 기회를 미루었어요. 본인이 행복한 모습일 때 엄마를 마주 하고 싶다는 이유로요. 20대 때에는 행복한 결혼생활 하면서 찾아가고 싶다고 하셨고요. 여의치가 않아 첫 아이를 낳아서 찾아가려고 생각하는 등 시기를 미루면서 행복한 모습이 무엇일까 질문을 하게 되었어요." (감독 정희재)

지난 12월 4일, 서울독립영화제가 진행된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영화 <히치하이크>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다. 다음은 관객과의 대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다시 찍으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는 감독님, 큰 영향 받았다"

 영화 <히치하이크> 한 장면

영화 <히치하이크> 한 장면 ⓒ 히치하이크


- 영화의 구상은?
정희재 : "만나려고 하는 사람이 있어요. 주소도 정확히 알고요. 아무도 가로막지 않는데 자기만의 이유로 그 사람과 마주하는 것에 용기가 나지 않는 한 사람이 결국에는 그와 마주 하게 되면서 성장하게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은?
노정의 : "어린아이가 겪을 수 있는 많은 일들이 한 번에 덮쳐 온 것부터가 너무 새로웠어요. 올해(2017년) 초였어요. 16살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는데 제 나이에 맞는 역을 해보고 싶기도 했어요. 제 또래의 친구와 찍으면서 어떤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오디션 때부터 감독님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서 이 내용에 대해서 파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이 작품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고은 : "제가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은 감독님이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제가 맡아온 역은 작거나 중요하지 않은 역이라서 감독님과 대화할 시간이 없었는데, 정희재 감독님은 오디션 때부터 붙어서 미팅하는 느낌을 많이 주셨고요. 감독님이 제게 잘 알려주신 게 '실수를 두려워하지 마라'였어요. 틀리면 다시 찍으면 되지 뭐가 걱정이냐고 하셨어요(웃음)."

 배우 노정의

배우 노정의 ⓒ 김광섭


- 효정의 친아빠 현웅 역을 맡은 배우 박희순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노정의 : "1~2주 정도는 선배님과 있었어요. 늦겨울에서 초봄으로 넘어가는 환절기라 감기 걸리기가 쉽고 새벽에 촬영하면 너무 추워서 잠을 많이 못 잤어요. 그때 신발장에서 쪼그려서 잤는데, 눈을 감았다가 뜨면 앞에 난로가 있었고, 눈을 감았다가 뜨면 잠바가 하나 덮여 있었어요. 저랑 조금이라도 더 친해지려고 장난도 많이 치시고 아버지처럼 잘 챙겨주셨어요. 좋아하는 선배님입니다."

- 극 초반부, 인신매매 장면은 어떤 연출이었는지?
정희재 : "영화 전체 흐름과 이질적인 것이 있어서 반대 의견도 있었어요. 현웅이라는 인물이 중요한 사람으로 등장하는데 우연한 계기로 만났으면 좋겠었어요. 아이들이 간절하게 찾지만 못 찾았던 사람이 제 발로 찾아오는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전체 여정이 정애 입장에서 무섭고 두려울 수 있는데, 본능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뒤에서 누군가가 쫓아오고 전방 길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는 이미지를 같이 보여주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만들고 싶어서 그런 사건을 가져갔습니다."

 감독 정희재

감독 정희재 ⓒ 김광섭


-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노정의 : "다양한 분야에서 하나하나 역할을 소화해내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커서는 멜로도 하고 싶은데, 실제로 해보지 않았지만 멜로 연기를 하면서 그런 것도 겪어보고요. 이번에 힘든 것도 했으니까 즐거운 것도 해보고 그런 식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 나가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김고은 : "저는 최종 목표가 연기자는 아니고 영화감독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죽기 전까지 꿈이 3~4번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연기자로서 성공했다 싶을 때, 영화공부를 시작해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배우 김고은

배우 김고은 ⓒ 김광섭


인사를 전한다면?
정희재 : "아직 관객분들과 공식적으로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배급사를 찾아야 해요. 다양한 연령대 관객분들이 보시고,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에 대해서는 공유도 해주시고 다양한 생각들을 얻어가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월간 <세상사는 아름다운 이야기> 2018년 1월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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