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일순간 '샤이니 종현'이라는 검색어가 1위에 올랐다. 그리고 검색된 내용에는 눈을 의심케 하는 내용의 비보가 담겨있었다. 종현이 친누나에게 보낸 마지막 메시지는 가슴 한켠을 찡하게 했다.

"나 보내달라, 수고했다고 말해달라."

종현의 남달랐던 음악성과 다방면에서 펼쳐보였던 재능

 샤이니가 4일 오후, 서울 삼성동 SMTOWN에서 정규 5집 앨범 <1 of 1> 발표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샤이니는 신곡 무대를 공개함은 물론, 새 앨범 수록곡에 대한 소개 및 컴백 준비 과정에 대해 설명하며 오늘 자정(0시) 공개되는 음원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지난 2016년 10월 4일, 샤이니는 서울 삼성동 SMTOWN에서 정규 5집 앨범 <1 of 1> 발표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종현은 마이크를 들고 기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SM엔터테인먼트


종현이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08년 샤이니로 데뷔하면서부터다.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부터 '줄리엣', '루시퍼' 등 연이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샤이니는 단숨에 국민 아이돌 그룹 반열에 올랐다. 종현은 샤이니의 메인보컬로서 뛰어난 가창력과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인기를 얻었다.

샤이니가 보여준 음악의 대부분이 댄스곡이었다면 종현은 솔로 데뷔를 통해 본인의 음악성을 보여줬다. 데뷔 싱글에서 자이언티와 함께한 '데자부'와 록 기반의 음악에 종현의 색을 입힌 '크레이지'를 동시에 히트시키며 대중에게 인정 받았다. 이어진 솔로 1집에서도 종현만의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으로 무대에서 보여주는 퍼포먼스와 더불어 뛰어난 음악성을 가진 아티스트로서 성장했다.

종현은 음악뿐만 아니라 다방면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자신의 재능을 뽐냈다. 2014년부터 올해 4월까지 3년간 MBC FM4U <푸른 밤 종현입니다>를 통해 라디오 DJ로 자리를 옮긴 종현은 편안한 목소리로 청취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또한 2015년에는 자신이 직접 집필한 소설 '산하엽: 흘러간, 놓아준 것들'을 선보이며 글로써 대중에게 찾아가기도 했다.

위로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던 종현의 음악

종현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의 음악이 담아냈던 메시지들 때문이다. 그는 음악을 통해 늘 위로를 전했다. 소품집 앨범에 수록된 '하루의 끝'이 대표적인 종현의 음악을 보여주는 곡이다.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가사에 담긴 그의 마음은 고단한 하루를 보낸 사람들에게 다가와 위로가 되었다.

본인의 노래뿐만 아니라 종현은 다른 가수들의 곡에서도 위로의 메시지를 담아냈다. 이하이의 '한숨', 아이유의 '우울시계'에 참여하면서 종현은 누군가의 슬픔을 나누고 작은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 종현은 자신이 만든 곡을 통해 평범한 하루를 표현하고, 누군가가 느끼는 우울함을 담아냈다.

이 노래들은 종현이 떠난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종현을 통해 위로를 받았던 사람들부터 젊고 뛰어난 아티스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종현이 남긴 발자취를 걷고있다. 그리고 그 발자취에서 종현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청취자들의 이야기가 담겼던 종현의 음악

종현, 열정과 실력 과시 샤이니의 종현이 2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정규 1집 컴백 쇼케이스 '좋아'>에서 신곡 'White T-Shirt'와 '좋아'를 열창하고 있다. '좋아'는 첫 미니앨범 이후 약 8개월 만에서 선보이는 솔로 음반으로 종현은 전곡 작사, 8곡 작곡에 참여했다.

종현은 2016년 5월 23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정규 1집 <좋아> 컴백 쇼케이스에서 신곡 'White T-Shirt'와 '좋아'를 열창했다. ⓒ 이정민


종현의 위로와 공감이 담긴 음악이 가장 빛났던 것은 그가 라디오를 진행할 때였다. 종현은 <푸른 밤 종현입니다>에서 비정규 코너로 '푸른 밤 작사, 그 남자 작곡'을 선보였다. 청취자들의 사연을 받고, 사연을 통해 노래를 만드는 코너의 진행은 청취자들과 음악으로써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는 시도였다.

평범한 사연을 통해 만들어진 가사들은 종현의 음악과 만나 누군가의 하루를 담아낸 노래가 되었다. 종현은 친구와의 우정을 담아낸 곡부터 멍하니 있는 하루를 표현한 곡까지 평범한 이들의 일상생활을 노래로 만들어냈다. 이 곡들은 종현의 소품집에 실리며 음원으로 발매되기도 했다.

모두에게 일어날 법한 일을 노래한 곡들은 청취자들에게 공감을 얻어냈다. 뿐만 아니라 종현의 소품집에 실리며 많은 사람들에게 심심한 위로가 되었다. 청취자들의 사연이 담긴 가사들은 종현의 섬세한 보컬에 담겨 듣는 이에게 전달되었다. 종현이 진행했던 프로그램처럼 하루의 끝에서 청취자들과 나눈 이야기들은 음악이 되었고, 그 음악으로 청취자들과 종현은 하나가 되었다.

전하지 못했던 위로의 말들이 남긴 아쉬움

종현은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그는 친누나에게 "고생했다고 말해달라"는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남겼다. 듣는이에게 전하던 위로는 어쩌면 종현에게 있어 가장 필요했던 것이 아닐까. 음악으로써 우리에게 위로를 전했던 종현에게 대중과 팬들은 늦게나마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무대에서 빛나던 아이돌로, 또 누군가에게는 위로의 메시지를 전해주던 뛰어난 아티스트로,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의 하루를 나누고 싶은 라디오 DJ로 기억될 영원히 빛나는 별의 마지막에 그의 가사를 전하고 싶다.

"종현씨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임동준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easteminence의 초저녁의 스포일러)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샤이니 종현 하루의 끝 한숨 우울시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