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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주 양가 학포공(팽손)의 16세손이고 화순 능주에서 처음으로 순천에 오신 인동공(신용)의 12세손이고 한정공(사증)의 8세손이다.

우리 집안 시제는 원래 음력으로 10월 15일에 제사음식을 만들어 모든 산소를 찾아다니며 모셨다. 하지만 약 10년 전부터 집안에 시제를 모셔야 할 5대조 이상의 조상님이 37분이나 되는 관계로 한정사라는 제실에 이분들의 위패를 모셔 놓고 매년 음력 10월 15일 경 주말을 정해 합동으로 모시고 있다.

2017년 시제일은 음력 10월 15일인 양력 12월 2일 토요일 11시에 고향마을(순천시 해룡면 농주리 송잠마을)에 위치한 제실에서 모시기로 문중에서 결정을 했다. 약 한 달 전부터 전국 각지에 흩어진 종친들에게 연락을 했다.

이렇게 매년 날을 받아 시제를 모시는 것도 SNS가 발달해 가능한 것이 아닌가 싶다. 통신시설의 발달이 없었다면 어떻게 전국 각지에 흩어져 사는 종친들에게 매년 바뀌는 시제일정을 연락이나 할 수가 있겠는가?

금년에도 이렇게 해서 서울, 부산, 경기도에서 당일 모인 종친은 어름 잡아 40명은 된 듯하다. 시제음식을 만드는 일이나 축, 지방 등의 준비물은 약 2~3일 전부터 고향에 계시는 종헌들이 장을 보고 음식을 만들고 준비를 한다. 객지에서 사는 종친들은 이 점을 매우 고맙게 생각하고 미안해 한다.

초창기에는 당일 시제를 모시는 일은 가능한 전통방식대로 한다 하여 8대 조상부터 5대조상까지 4번의 제물을 준비했다. 네 번의 제상차림을 하고 시제를 네 번을 모시니 하루 해가 저물어야 끝났다. 그것이 너무 힘들다 하여 제일 윗대 조상님이신 8대조부만 한번 모시고 나머지 5~7대까지를 한번해서 통합 두번을 모신다. 많이 간소화 시킨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시제가 끝나고 종친회 과정에서 젊은 층에서 이것도 복잡하고 허례허식이라며 내년에는 한번으로 줄이자고 한다. 하긴 그도 그럴 것이 준비된 음식으로 진설을 하고 분향례부터 초헌관 아헌관 종헌관까지 제대로 예를 갖춰 모시려면 3시간은 족히 걸린다. 그러니 내년 부터는 완전 합동으로 한번에 모시고 끝내자고 하신다.

즉 젊은 층에서 이것도 허례허식일 수가 있으니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1년에 한번인데 이 정도는 지키며 보존하자는 연로하신 종헌들의 주장이 만만치 않다.

모두 일리 있는 얘기라 생각하며 시제 모시는 사진 몇 컷 올려 본다.  
37분의 위패를 이렇게 모셔두고
▲ 위패 37분의 위패를 이렇게 모셔두고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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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상차림입니다.
▲ 진설 제사 상차림입니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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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를 진행하는 사회자..
▲ 사회자 제사를 진행하는 사회자..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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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을 차린후 위패앞에 정렬한 종헌들...
▲ 진설후 기립 상을 차린후 위패앞에 정렬한 종헌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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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절을 합니다.
▲ 재배 이렇게 절을 합니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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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실이 좁아 다 들어가지 못하고...
▲ 밖에서도 제실이 좁아 다 들어가지 못하고...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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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님들 차린 다과를 드시라는 축문을 낭독합니다.
▲ 독축 조상님들 차린 다과를 드시라는 축문을 낭독합니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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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가 끝나고 술이나 음식을 먹으며 복을 빕니다.
▲ 음복 제사가 끝나고 술이나 음식을 먹으며 복을 빕니다.
ⓒ 양동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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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학포공, #인동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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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의 역할에 공감하는 바 있어 오랜 공직 생활 동안의 경험으로 고착화 된 생각에서 탈피한 시민의 시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그려 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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