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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에 작은 땅에서 시작된 여성인권운동 '일본 위안부' 문제는 이제 아프리카 그리고 시리아 땅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 여성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한반도에 작은 땅에서 시작된 여성인권운동 '일본 위안부' 문제는 이제 아프리카 그리고 시리아 땅의 성폭력 피해 여성들에게 힘이 되고 있다.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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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소개하고자 한다. 얼마 전 따끈따끈한 앨범을 발표한 신인가수, 한때는 꿈 많던 소녀, 전쟁피해여성, 그러나 이제는 세계여성인권운동가, 27개의 유럽회원국을 움직여 유럽의회가 '위안부' 문제로 결의안을 채택하게 만든 인물, 바로 길원옥 '위안부 피해(아래 위안부)' 할머니다.

2007년 12월, 당시 79세였던 길원옥 할머니는 네덜란드의 엘런 판 더 플뢰그 위안부 할머니, 그리고 필리핀의 메넨 카스티요 할머니와 유럽일대를 순회하며 일본군의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렸다.

당시 유럽연합은 일본 위안부 문제를 그저 한-일간의 문제로 치부하고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그러나 늙고 연약해 보이기만 했던 3명의 위안부 피해여성들은 일본의 위안부 문제에 대한 유럽사회의 새로운 목소리를 이끌어냈다. 그 3명의 위안부 할머니들 중 현재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길원옥 할머니다.

올해는 유럽연합이 공식적으로 의회에서 '일본 정부의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고, '위안부 피해여성에 대한 공식적인 사과와 보상'을 요구한 EU 결의안이 채택된 지 딱 10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다시 90세를 바라보는 길원옥 할머니가 12월, 매서운 겨울바람을 뚫고 독일 베를린을 찾았다.

 ‘EU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10주년 컨퍼런스 ‘전쟁 분쟁속 여성 성폭력’
 ‘EU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10주년 컨퍼런스 ‘전쟁 분쟁속 여성 성폭력’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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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위안부' 피해 여성에서부터 미군 '위안부' 피해 여성까지

12월 2일, 베를린에 위치한 한 강당에서 EU의 위안부 결의안 채택 10주년을 맞아 독일, 미국, 시리아, 한국, 일본, 콩고 등 다양한 국적의 연구자, 활동가들이 모여 '전쟁 분쟁속 여성 성폭력'에 대한 주제로 컨퍼런스를 개최하였다.

독일 앰네스티, 독일여성인권단체 여성의 땅(Terre des Femmes), 코리아페어반트, 베를린 일본여성협의회,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이 컨퍼런스에 힘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길원옥 할머님과 정대협의 윤미향 대표,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가 참여하여 세계여성인권문제로서 일본 위안부 문제와 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발제하였다.

컨퍼런스 토론 자리에서 정대협의 윤미향 대표는 "10년 전 위안부 유럽의회의 결의안은 지금 읽어봐도 그 내용이 매우 훌륭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위안부 피해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은 없다"며 "다시 한 번 국제사회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독일 앰네스티 여성인권부문의 활동가 멜라니 비어바움은 "일본정부가 제대로 된 역사교육을 하지 않는 점이 매우 안타깝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정대협으로 시작된 일본 위안부 문제가 국제적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이에 윤미향 대표는 "많은 이유들이 있지만 일본 정부는 비록 제대로 된 사죄를 하고 있지않음에도 처음 일본 위안부 문제를 제기했을 때, 일본의 변호사들과 자원활동가, 연구자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활발한 활동은 불가능했을 것이고 지금도 그분들에 대한 일본국민들의 멸시가 아닌 지지가 필요하다"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나영 교수는 '미군 기지촌 피해여성들의 문제'와 '일본 위안부'간의 유사성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아직 현재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기지촌문제를 미군 위안부로 규정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미군 위안부 문제를 단순히 반미 운동이라고 치부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며 "미군 위안부 문제 또한 일본 위안부 문제만큼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나영 교수는 "한국의 페미니즘 운동의 시작은 바로 정대협으로 시작되었다고도 볼 수 있다. 위안부 할머님들과 불과 4, 5명의 실무자들이 이 단체를 이끌고 있다"며 "미군 위안부 문제 역시 2014년을 시작으로 기지촌 피해여성들과 시민단체,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중심으로 한국정부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치인(녹색당) 우테 콕치
 독일 정치인(녹색당) 우테 콕치
ⓒ 권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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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이 컨퍼런스에는 독일 정치인(녹색당)이자 10년 전 'EU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위해 함께 목소리를 냈던 우테 콕치가 참여해 "한국의 위안부 문제를 과거 한국의 방직산업에서의 여성노동운동을 통해 알게 되었다"며 길원옥 할머니를 비롯한 한국 위안부 할머니들의 오랜 투쟁에 대한 존경의 이야기를 전했다.

그는 "유럽연합에서 한국의 위안부 문제는 단순히 아시아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 분쟁을 겪고 있는 세계 여성들의 인권의 문제"라며 "가능하다면 다시 한 번 유럽연합이나 독일 정당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 일본 정부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자신도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여성인권단체인 '여성의 땅'(Terre des Femmes)의 연구자인자 활동가는 마바스박사는 분쟁 속에서 가장 첫 번째로 희생당하는 것은 여성과 아이들이라며 "가부장적인 이슬람의 풍토는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고 그 속에서 수많은 여성들이 신체적, 정신적 폭력에 희생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의 여성인권단체인 ‘여성의 땅’(Terre des Femmes)에 나비기금을 기부한 길원옥할머님과 정대협 윤미향대표
 독일의 여성인권단체인 ‘여성의 땅’(Terre des Femmes)에 나비기금을 기부한 길원옥할머님과 정대협 윤미향대표
ⓒ tsukasa ya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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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길원옥 할머니는 이번 독일 방문을 통해 독일의 여성인권단체인 '여성의 땅'에 나비기금을 전달하였다. 이 기금은 분쟁국가에서 성폭력으로 인한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여성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미 지난 2013년에도 길원옥, 김복동 할머니를 중심으로 정대협에 모여진 나비기금은 콩고 내전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기부되었다. 2014년부터 정대협과 위안부 할머니들은 나비기금으로 베트남 한국군 성폭력 피해자들을 위해 돕고 있다.

이날 이나영 교수는 "세계적인 여성운동 역사를 보더라도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들처럼 희생자가 당당히 피해사실을 고발하고 다른 나라의 전쟁피해 여성들을 연대하며 이토록 오랫동안 투쟁을 지속해온 사례를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유럽 최초로 독일 레겐스부르크시에 설치된 소녀상은 지속적인 주독 일본대사관의 철거압박을 받고 있었다. 이날 컨퍼런스에 참석한 한 교민은 "박근혜 정권까지 독일에서 진행된 각종 위안부 행사 및 소녀상 건립 관련해서 한국 대사관 측의 움직임은 볼 수 없었지만 문재인 정권 이후, 한국 대사관 측에서 독일 소녀상 설치지속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에 등록된 한국의 위안부 할머니 239중 생존자는 33명, 그중 일본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활동가 할머니들은 단 5명밖에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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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독일해외통신원. 한국에서 공공미술가로 활동하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대안적이고 확장된 공공미술의 모습을 모색하며 공부하고 있다. 주요관심분야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사회 공동체안에서의 커뮤니티적 예술이다.

행복의 무지개가 가득한 사회를 그립니다. 오마이뉴스 박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