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KBO리그의 2차 드래프트가 단행되었다. 40인 보호 선수 이외의 선수를 팀 당 3명까지 지명할 수 있는 2차 드래프트는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제도다.

올 2차 드래프트부터는 2016년 이후 입단한 1, 2년차 선수들은 제외되었다. 숙고 끝에 지명한 유망주를 제대로 키워보기도 전에 타 구단에 빼앗긴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기 때문이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26명의 선수가 새로운 팀으로 이적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내부 육성을 이유로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모두 지명하지 않았다. 두산 베어스는 1라운드와 2라운드는 지명했으나 3라운드 지명은 포기했다.

# 2017 2차 드래프트 최종 결과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차 드래프트는 KBO리그의 현실을 뚜렷하게 반영한다. 리그 전체의 고민과 약점이 반영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26명의 이적 선수 중 포수는 허도환 한 명 뿐이었다. 그는 한화 이글스 소속이었으나 SK 와이번스의 지명을 받았다.

SK는 확실한 주전 포수 이재원을 보유하고 있으나 젊은 백업 포수 이홍구는 상무 입대를 지원했다. 베테랑 백업 포수 이성우는 내년 시즌 만 37세가 된다. SK는 향후 예상되는 백업 포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허도환을 영입했다.

#허도환의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포수가 KBO리그에 단 한 명이라는 의미는 그만큼 리그에 포수가 귀하다는 방증이다.

8개의 야수 포지션 중 가장 육성하기 어려운 포지션이 포수로 꼽힌다. 포수로서 기본 수비 능력을 갖춰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소속팀 투수들에 대한 풍부한 지식은 물론 상대팀 타자들의 타격상의 강점과 약점, 주루 능력을 모두 파악해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어야만 주전급 포수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팀들의 경우 베테랑 포수를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각 팀들은 40인 보호 선수 명단에 포수를 적극적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2017시즌 KBO리그는 평균 타율 0.286, OPS(출루율 + 장타율) 0.791, 평균자책점 4.97이 말해주듯 타자가 투수를 압도한 리그였다.

2차 드래프트는 극단적인 투고타저 현상 또한 반영했다. 26명의 이적 선수 중 12명이 투수였다. 마운드 강화를 위해 어떻게든 쓸 만한 투수를 확보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졌다.


SK는 넥센 히어로즈로부터 지명한 외야수 강지광을 프로 데뷔 당시의 투수로 되돌리기 위해 영입한다고 밝혔다. SK 염경엽 단장은 넥센 감독 시절부터 강지광에 주목해왔다. 그렇다면 26명의 2차 드래프트 이적 선수 중 사실상 절반인 13명이 투수가 되는 셈이다. 

3년 연속 최하위 kt 위즈는 조현우 등 3명을 모두 좌완 투수로 지명해 화제가 되었다. 마운드를 높이는 것은 물론 KBO리그에 득세하고 있는 좌타자를 막기 위한 의도가 분명하다. NC 다이노스 역시 3명을 모두 투수로 채웠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품귀 및 타고투저 현상에 대한 KBO리그 각 구단들의 공통된 고민이 분명히 드러났다. 2차 드래프트가 각 구단의 약점을 메우는 '신의 한수'가 될지, 그리고 2년 뒤 다음 2차 드래프트에서는 올해와는 다른 경향을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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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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