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선수(상하이 광밍유베이)

김연경 선수(상하이 광밍유베이) ⓒ 인스포코리아


김연경과 상하이가 올 시즌 최고 빅매치에서 가장 좋은 모습을 보였다.

상하이는 18일 홈 구장인 상하이 루완체육관에서 벌어진 톈진과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30-28 25-16 25-22)으로 완승을 거두었다.

이날 경기는 1라운드 B조에서 '1위 결정전'이나 다름없었다. 두 팀 모두 이전까지 전승을 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국 언론에서도 많은 관심을 보인 빅매치였다.

톈진은 중국 리그 챔피언결정전 최다 우승 팀이다. 지난 2015~2016시즌 우승까지 총 10회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올 시즌도 이전까지 4전 전승으로 B조 2위를 달리며, 상하이를 바짝 뒤쫓고 있었다.

'만 17세' 리잉잉, 혼자 30득점... 중국 차세대 국가대표 위력

톈진에는 한국 배구 팬들에게도 낯익은 선수가 많다. 국제대회에서 한국-중국이 맞대결할 때 선을 보였던 선수들이 있기 때문이다.

야오디 세터(26세·182cm)는 지난 9월 월드그랜드챔피언스컵 대회 한국과 경기에서 딩샤(28세·180cm)에 이어 중국 대표팀 세터로 나섰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중국의 결승전에서 2세트에 출전했었다.

레프트 공격수인 천리이(29세·184cm)도 지난해 9월 AVC컵 대회 한국과 경기에서 중국의 주전 레프트로 맹활약했다. 2011년 월드컵, 아시아선수권에서도 한국과 경기 때 백업 레프트로 출전했다. 센터인 왕위안위안(21세·195cm)도 올해 월드그랑프리 대회에서 중국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단연 눈에 띈 선수는 만 17세(2000년생)의 장신 유망주인 리잉잉(192cm)이었다. 양팀 통틀어 최다인 30득점을 올렸다. 혼자서 '몰빵 배구'를 한 것이다. 팀 내 다른 공격수들은 왕위안위안 8득점, 양이 6득점, 왕닝 2득점, 천리이 1득점에 그쳤다.

리잉잉은 어린 나이에도 외국인 선수 못지않은 신장과 공격력을 갖추었다. 특히 왼손잡이인데도 공격과 수비를 하는 레프트로 활약한다.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도 자주 구사한다.

리잉잉은 이날 경기에서 향후 주팅(24세·198cm)의 뒤를 이을 차세대 중국 국가대표의 위력을 유감없이 보여주었다.

장이찬-양지에, 경쟁 체제... 장레이-마윈원, 관록·기량 부활

 김연경과 상하이 팀 선수들

김연경과 상하이 팀 선수들 ⓒ 인스포코리아


반면, 상하이는 주전 공격수들이 고른 득점 분포를 보였다. 김연경 18득점, 장이찬 19득점, 장레이 11득점, 마윈원 12득점, 장위쳰이 3득점을 올렸다.

장이찬(27세·187cm)이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김연경과 짝을 이루는 레프트 한 자리를 놓고 양지에(24세·194cm)와 경쟁 체제가 갖춰졌다. 선수 활용 폭이 넓어지면서 상하이의 전력 향상에도 시너지 효과를 줄 것으로 보인다.

장레이(33세·182cm)와 마윈원(32세·190cm)이 과거 중국 국가대표로서 관록과 기량이 되살아나는 것도 고무적이다. 두 선수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중국 국가대표 주전 라이트와 센터로 활약했었다.

특히 장레이는 이날 경기에서 라이트 선발로 나선 친쓰위(24세·184cm)가 부진하자, 1세트 후반부터 교체 멤버로 들어가 순도 높은 득점력으로 분위기 반전에 크게 기여했다.

상하이의 전반적인 경기 내용도 올 시즌 들어 가장 좋았다. 레프트, 라이트, 센터진을 고르게 활용하며 톈진의 블로킹과 수비 진영을 무력화시켰다.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력도 우세했고, 수비 후 이단 연결 상황에서도 톈진보다 한 수 위의 공격 결정력을 선보였다. 김연경 영입 효과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부분도 이 대목이다.

상하이는 B조 최대 라이벌과 경기에서 우승 후보가 갖추어야 할 면모를 잘 보여준 것이다.

'세터-김연경 호흡' 보완 필요... 25일 저장과 또 '빅매치'

보완해야 할 점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세터와 김연경의 호흡이 아직 완성 단계에 이르지 않은 모습이다. 김연경이 좋아하는 '높고 빠르면서 네트에 가까운' 토스가 여전히 부족하고, 반격 상황에서 파이프 공격 활용 빈도도 적었다.

상하이는 1라운드 B조의 다른 6개 팀과 한 차례씩 경기를 펼쳐 전승을 거두었다. 오는 25일부터는 홈-원정 경기를 바꾸어서 다시 6개 팀과 재대결을 펼친다.

첫 상대가 또 다른 강호 저장이다. 상하이-저장전은 25일 오후 4시 30분(한국 시간) 상하이 홈 구장에 열린다.

저장전이 중요한 이유는 2라운드 상위 리그(1라운드 각 조 4위까지)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이기 때문이다. 2라운드는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속했던 팀들과는 다시 경기를 치르지 않고, 1라운드에서의 승패와 승점을 2라운드 순위 계산에 그대로 합산한다.

저장, 톈진, 베이징 등 상위 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은 팀과의 경기는 최대한 세트를 빼앗기지 않고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포스트시즌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 가능성이 한결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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