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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말부터 올해 3월 초까지 22주 동안 매주 열렸던 촛불집회가 지난 10월 29일로 1년을 맞이했다. 총인원 1700만 명이 모였던 촛불집회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은 물론 9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뤄 '모든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이 그대로 실현된 것이다,

1주년을 기념해 지난해 촛불집회를 주최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측은 지난달 28일 서울 광화문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계획했다. 하지만 집회 후 청와대 행진을 두고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이 반발하며 여의도에서 '촛불파티'란 이름으로 따로 모임을 가졌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이를 두고 '촛불의 분열'로 평가했다. 이에 관해 지난해 퇴진 행동 공동 대변인을 받았던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 사무처장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 커피숍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안 사무처장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촛불의 의미, 권력은 '국민 위에' 아니라 '국민 위해' 있어야 한다는 것"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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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29일은 촛불집회가 있었던 게 1년이 된 날이었는데요. 촛불 시민혁명 당시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공동 대변인을 맡으셨었죠, 감회가 새로울 것 같아요.
"대규모 촛불집회의 시작은 작년 10월 29일이지만, 박근혜 정권 퇴진을 위해 평일 촛불집회는 10월 27일 시작했어요. 엊그제 일 같은 데 벌써 1년이죠. 촛불 혁명 6개월은 평화롭고 위대하게 수행해서, 같은 국민이라는 사실이 너무나 고맙고 자랑스럽기만 해요.

하지만 촛불 혁명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대선을 통해 정권교체로 이어졌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참 좋은 세상은 아직 멀었거든요. 그래서 지난 6달의 촛불 혁명을 생각하면 참 기쁘고 보람도 느끼지만 한편으론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것은 시민사회가 국민들과 함께 촛불 시민혁명을 제대로 완수해야 된다는 책무감 같은 것이겠죠.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촛불 시민혁명을 계승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지금도 다방면에서 노력하는 것처럼 앞으로도 적폐청산과 사회개혁, 좋은 정책들의 실현을 위해 최선의 최선을 다해주었으면 해요.

특히, 지금은 국민들의 노동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게 핵심이에요. 헬조선, 민생고, 양극화, 불평등 이런 문제들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뜻이죠. 최근 공기업 채용 비리만 해도 얼마나 끔찍합니까? 정말 황당한 일이죠. 이처럼 우리 사회에 잘못된 관행이나 적폐가 너무 많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바로 이런 적폐들을 철저히 청산하고, 진정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나가야죠."

- '촛불 1년'의 의미는 뭘까요?
"촛불집회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로 촉발되었지만, 이명박근혜 정권 9년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과 민생이 짓밟히고 국민들이 철저히 무시당한 것에 대한 절망도 배경이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국민 위에서 군림하고 국민을 탄압하고 괴롭히는 이명박근혜 정권 9년에 대한 분노가 켜켜이 쌓이고 쌓이다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고 대폭발한 것이죠.

그래서 촛불의 의의는 이 나라의 주인이 국민들이고,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하고 악행을 거듭한다면 국민들로부터 무서운 심판을 받게 된다는 점을 한국 역사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생생히 보여준 점이라고 생각해요. 권력은 '국민 위에'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권력이 국민을 계속 억압하고, 재벌과 큰 부자들에게만 특혜를 주고, 부정과 비리를 계속 저지른다면 국민들이 언제든지 봉기하여 최고 권력마저도 끌어내려 감옥에 보낼 수도 있다는 엄청난 교훈을 남긴 촛불 혁명으로 승화된 점이 촛불의 가장 큰 의의라고 할 것입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독일의 에버트 인권상까지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지난해 10월 29일 첫 범국민행동 기억나세요?
"첫날 저는 지역에 일정이 있어서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요, 1차 범국민행동 장소였던 서울 청계광장에 얼마나 모이실지 국민들의 기대와 이목이 집중되던 날이었죠.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국민들이 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고 죽임을 당하면서도 가지 못했던 광화문 광장으로 용기 있게 행진했을 때 정말 뭉클했습니다. 경찰도 국민들의 '총궐기' 분위기를 알았던지 1년 전 민중총궐기 대회 때처럼 포악하게 막지는 않았어요.

그리고 청계광장에서 행진해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을 국민들이 가득 메웠을 때, 종로경찰서장이 옛날 같으면 '즉시 집회를 마치고 해산하라, 채증하겠다'라고 경고하고 압박했을 텐데,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다만 너무 길어지니 지금 해산하는 게 어떻겠냐?'라는 취지로 매우 부드럽고 긍정적인 멘트를 한 것도 참 인상적이었죠.

다들 돌아가시는 데도 수백 명의 국민들께서 새벽까지 목 놓아 '박근혜 퇴진'을 외치시는 거예요. 이때, 국민들 분위기나 분노가 심상치가 않다는 걸 확실히 느낄 수 있었고, 다음 주는 더 많이 모이시겠다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요. 2차 범국민행동 때는 광화문광장 일대를 완전히 가득 메운 20만 인파를 확인할 수 있었고요. 그리고 3차엔 드디어 서울에서만 100만, 전국에서 110만 인파가 모여드는 기념비적 대항쟁이 있었습니다."

- 그래도 이게 정권 교체까지 이어질 거라고 생각은 못 했을 것 같은데.
"그때만 하더라도 하루하루가 칼끝 같은 긴장의 연속이었고, 이 나라와 우리 사회의 정세가 어떻게 굴러갈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당시 새누리당이 탄핵 저지선을 점해서 국회 상황도 매우 안 좋아 정권교체는커녕 박 전 대통령 탄핵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다만, 퇴진 행동은 오로지 국민들만 믿고 가자는 거였죠. 저는 실제로 국민들이 스스로 시작한 촛불 항쟁을 국민들이 계속 주도해나가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지난주보다 더 많은 국민들이 모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서 매주 촛불집회를 홍보하고, 안전하게 집회 및 행진을 할 수 있는 장소와 공간을 확보하고, 이를 막는 경찰에 맞서 매주마다 공익소송을 진행해 승소해서 실제로 평화로운 행진을 진행할 수 있었죠. 그렇게 국민들의 힘을 극대화하고, 논란은 최소화하는 '대중적이고 평화로운 전술'을 국민들이 집단적 논쟁-집단적 지성의 힘으로 만들어 가시는 것을 보면서 이번 촛불집회가 '촛불 항쟁'을 넘어 '촛불 시민혁명'이라고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여의도 '촛불파티', '분열' 아니라 촛불이 '분화'되는 자연스러운 과정"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 1주년 집회 '촛불은 계속된다'가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집회 1주년 집회 '촛불은 계속된다'가 열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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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10월 28일 촛불 1주년을 기념한 촛불집회에도 많이들 모이셨던데.
"촛불 1주년을 기념해 낮부터 저녁까지 연인원 6만여 명이 광화문 광장을 다시 가득 메웠습니다. 광장의 시민들은 완전한 적폐청산과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지치지 말고 함께하자는 의지를 보여주셨죠. 마지막 소등 퍼포먼스 시간에는 적폐청산과 사회 대개혁 완수, MB 범죄 진상규명, 한반도 평화의 염원이 담긴 대형 플래카드를 함께 머리 위로 펼치고 촛불을 밝혔습니다.

시민 자유 발언들이 많았고, 촛불 혁명 자원봉사단으로 참여했던 중학생들의 발언도 있었는데 그 중학생들의 발언이 가장 큰 호응이 있었던 것 같아요. 늘 함께 해주셨던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도 많이들 참여하셨고, 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재명 성남시장 등 촛불 시민혁명을 함께 했던 정치인들도 대거 참여하셨더라고요.

박근혜 정권 퇴진과 박근혜-최순실 일당과 공범들 엄벌이라는 주제로 똘똘 뭉쳤던 지난 6달 동안과는 여러 면에서 생각이 달라진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적폐 청산과 사회개혁을 통해 따뜻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각오나 공감으로 하나 되기에는 충분한 촛불 1년이었다고 생각해 봅니다.

이번에 여의도에서 별도로 '촛불파티'가 열려서 그쪽으로도 많이 가셨는데, 그것은 정세와 상황이 달라진 만큼 일부 언론이 보도한 것처럼 촛불이 '분열'된 것이 아니라 촛불이 '분화'되는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현상일 것이고요. 어디에서 촛불이 빛나든 그것은 서로 존중받을 일이지,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 어느덧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다 되어갑니다. 문재인 정부 6개월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11월 9일이면 문재인 정부 출범 6개월이네요. 인수위도 없이 출범해서 정부 초기 여러 준비나 실행에 어려움도 있었을 텐데, 인천공항 비정규직 현장을 제일 먼저 방문하고 미세먼지 대책 현장을 두 번째로 방문했죠. 그리고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가습기 참사 유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해 간담회도 진행하고 진심으로 위로하고 진상규명을 지시했잖아요.

또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도 실제 실현하고, 노동과 민생을 존중하는 일관된 정책 기조, 국정원 등 주요 공공기관마다 적폐청산 작업을 진행하는 것, 국정 역사 교과서 폐기-5.18행사 정상화-6월 항쟁 및 촛불 시민혁명 계승 선언 등은 어떤 정부에서도 보여주지 못한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도 6달 내내 70~80% 안팎의 지지와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국민들과 온-오프라인 양 측면에서 겸손하게 소통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도 호평을 받고 있고요.

다만 사드나 남북관계를 대처하는 방식은 미숙했고 공약과도 달라진 면이 있어서 많이 아쉽습니다. 국정원 개혁은 좀 제대로 진행이 되는 것 같은데, 검찰-경찰-감사원 등 개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 같고요. 또 극심한 양극화·불평등·민생고 등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가 더 빨리, 더 많이 노동존중과 민생희망 정책들이 추진되어야 하는데 그 속도나 내용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죠."

- 국정원의 불법 공작 등 최근 지난 정권 9년 동안의 적폐가 많이 드러나고 있는데 어떤 느낌이에요?
"정말 기가 막힌 일들이죠. 상상을 초월하는 공작과 악랄한 불법 행위들이 자행된 것을 보면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입니다. 저는 크게 당하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저 같은 평범한 시민단체 실무자에게도 국정원이 공작 문건에 '좌파 선동꾼'이라고 낙인을 찍었다고 하네요. MBC 같은 데서는 제가 출연하지 못하게 했다는 증언도 나와 있고요.

그래서 저도 곽노현 전 서울 교육감, 박재동 화백 등이 주도하고 있는 '내놔라, 내파일 시민 행동'에 발기인으로 참여했어요. 이번에 어떤 일이 있어도 검찰이 불법 공작행위를 샅샅이 진상 규명을 하고 엄중한 처벌을 가해, 이런 저열한 짓은 완전히 사라지게 해야 할 것입니다. 저 같은 온건한 시민단체 사람까지도 공작 대상이었다는 게 너무 끔찍하고 심지어 두렵기까지 해요. 다시는 그런 짓 못 하도록 철저히 모든 권력 기관들이 국민 아래에서 투명하고 합당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대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적폐 개혁 끝날 때까지 '촛불혁명'은 끝난 것이 아니다"

-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을 자유한국당은 '정치 보복'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자유한국당이 꼭 필요한 적폐 청산이나 개혁 조치를 사사건건 발목 잡고 있는데요. 제일 먼저 청산되어야 할 적폐 세력이 앞장서서 적폐 청산이나 개혁 조치를 반대하는 게 너무 기가 막혀요. 국정농단 사태 못지않은 지난 9년 동안의 정권 차원의 악행이 밝혀지고 있어서 국민 대다수가 이를 철저히 수사하고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자유한국당이 이렇게 계속 적폐 청산과 사회개혁, 좋은 정책 실현을 방해한다면 박근혜-최순실 일당에 이어 다시 한번 큰 심판을 받고야 말 것입니다. 일부 언론이 이런 보도를 자꾸 해주는 것도 문제인데, 기계적으로 중계만 하지 말고 사설이나 기자 칼럼 등으로 적폐 청산과 사회개혁을 방해하는 행태에는 따끔하게 일침을 줘야 합니다."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 사무처장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 사무처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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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촛불 1년을 보내면서 국민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촛불 혁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겠죠. 박 전 대통령 퇴진을 넘어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온갖 악행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심판이 끝나지 않았으며, 이번 사태의 공범이고 최고 적폐인 재벌의 뇌물범죄, 정경유착에 대한 심판과 개혁 역시 끝나지 않았죠. 또한 문재인 정부가 출범해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양극화·민생고·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정책들도 이제 시작되고 있어서 촛불 혁명이 멈출 수는 없는 것입니다.

또, 사회의 안정성·공공성 제고와 노동이 존중받는 민주주의의 확립이 필요하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사태가 철저히 예방될 수 있도록 검경·언론·공직사회 개혁 등이 반드시 실현되어야 그때야 비로소 촛불 시민혁명이 완수되었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정당·노조·시민사회단체·농민회·중소상공인회·학생회 등이 활성화되고 네트워크가 강화될수록 좋은 정책이 실현되고 더 튼튼한 민주주의로 발전합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좋은 정당과 노동조합, 그리고 각종 사회단체에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실 것을 기대해봅니다."

- 근데, 다스는 누구 거예요?
"저도 기자님에게 묻고 싶었습니다(웃음).  요즘 다들 다스만 물어보는 데, 전 하나 더 물을게요. 다스, 도곡동 땅, BBK는 도대체 누구 거예요? 이 세 개는 반드시 수사해서 불법 행위들이 드러난다면 엄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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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