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리그 권역예선 이후 조용했던 대학축구가 다시 뜨거워진다.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충북 충주에서 제98회 전국체육대회(아래 전국체전) 축구 남대부 본선이 시작한다. 16개 시도를 대표하는 16개 대학이 출전하여 한 번의 패배가 탈락으로 직결되는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뭐하는 대회인지, 어떤 대학이 출전하는지, 눈여겨볼 점은 무엇인지 전국체전 남대부 축구에 대해 알아보자.

- "전국체전은 대학축구의 컨페드컵이다."

전국체전은 대학축구의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이라고 해도 될 만큼 비슷하다. 각 대륙별 대회의 우승팀이 참가하는 것이 컨페드컵이라면, 전국체전 대한민국 16개의 각 시도의 지역예선을 통과한 대학만이 출전할 수 있다. 다른 전국대회와 달리 각 시도의 '대표 자격'으로 출전하는 대회이다. 중요 대회의 모의고사 격으로 치러지는 점도 비슷하다.

11월에 열리는 U리그 왕중왕전을 한 달 앞두고 전국체전은 진행된다. 참가하는 대학들은 왕중왕전에서도 충분히 만날 수 있는 팀들이기도 하다. 모의고사 격이라고 해도 전국체전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오랜 권위가 있는 대회이며, 프로 구단들의 스카우터들이 현장 체크를 하러 온다. 실제로 대학선수들의 프로계약도 전국체전 후로 많이 진행되는 편이다.

- "전국체전은 우승팀이 5일 만에 나온다."

전국체전의 경기 일정은 가히 살인적이다. 단 5일 만에 우승팀이 결정된다. 21일 16강전을 시작으로 23일 8강을 진행한다. 바로 다음 날인 24일에 4강이 열리고 26일게 결승전이 예정되었다. 이틀 간격으로 촘촘하게 경기가 있는 만큼 얼마나 선수들의 체력관리와 스쿼드의 뎁스 차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수들의 부상은 치명적인 변수로 팀에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연장전 없이 바로 승부차기에 돌입하는 방식이 전국체전에 적용된다. 90분 내로 경기가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그랬던 적이 많았기 때문에 승부차기에 대한 각 대학의 준비도가 결정적인 순간에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 "전국체전 남대부 축구에서 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한 곳이 있다."

전국체전은 대한민국의 16개의 시도 대표팀이 나온다. 그런데 남대부 축구 부문에서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시도가 있다. 바로 대전, 강원, 경남, 전북, 전남, 총 5개의 시도다. 1934년, 전국체전에 축구가 종목으로 들어온 이후로 한 번도 우승을 못했으니 올해로 83년째다. 오랜 침묵을 깨고자 한남대, 상지대, 인제대, 전주대, 동신대가 도전에 나선다. 전북의 전주대나 대전의 한남대의 경우 U리그에서의 상승세를 이어받아 좋은 성적을 노린다.

이렇게 한 번도 우승을 못하지 못한 대학이 있는가 하면, 꾸준히 우승컵을 챙기는 곳도 있다. 최근 10년 동안 경기와 충남은 3번, 서울과 경북은 2번, 충남은 1번 전국체전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4년과 2015년에는 충남대표로 단국대가 대회 2연패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 대학이 전국체전을 가장 길게 제패했던 적은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서울 고려대가 3연패를 한 것이 최고기록이다.

- "작년 4강 진출대학 중 올해 다시 진출한 대학은 영남대뿐이다."

작년 전국체전 축구 남대부 4강은 선문대, 용인대, 조선대, 영남대가 진출했다. 당시 결승에서는 선문대의 홈구장에서 선문대와 영남대가 경기를 치렀다. 작년에 좋은 모습을 보였던 팀들중 올해 다시 본선무대로 돌아온 건 영남대학교뿐이다. 나머지 대학들은 지역예선에 탈락하고 말았다. 대구나 제주 같이 시도의 대학 수가 적은 곳이 아니라면 매번 진출하는 대학이 달라진다. 해당 지역의 대표로 어떤 팀이 올라와서 어떤 경기를 보여주는지도 전국체전만의 재미이다.

대학 축구 최초의 4관왕을 차지했던 영남대는 올 시즌 아직 무관이다. 4관왕의 마침표를 찍었던 전국체전에서 올해 첫 트로피를 학교로 데려가겠다는 계획이다. 일부 주전들의 부상으로 전력적인 손실이 있지만, 고참라인인 공격수 김경훈과 수비수 김동현을 중심으로 '영남대다운 축구'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특히, 전국체전 예선에서 윙어로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 1학년 주세영은 주목할 만한 신예이다. 이밖에, U20 출신 정태욱이 버티고 있는 경기 아주대는 추계연맹전 우승팀인 단국대와 16강에서 첫 경기를 펼친다. 사실상 결승전에 가까운, 너무 일찍 만나버린 매치업이다. 왕중왕전이 열리는 영광으로 가기 전에 기분 좋게 트로피 하나를 추가할 팀은 누구일지 결과가 매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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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홍진녕
전국체전 남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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