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네 경기 모두 대량 득점을 뽑는 팀이 웃었다. 2차전부터 3연승을 기록한 두산은 타자들이 타격감을 단숨에 끌어올렸고,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진귀한 기록을 남기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이제 지난 2년간 한국시리즈에서 만났던 상대보다 더 강력한 팀이 두산을 기다리고 있다.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선두 자리가 한때 위태로웠지만, 결국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KIA가 그 주인공이다.

현재 두산의 팀 분위기나 타자들의 컨디션은 매우 좋다. 그럼에도 정규시즌 1위 팀을 만나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고, 플레이오프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메워야 한국시리즈 3연패 달성이 가능하다. 이번 시리즈에서 보완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의 과제는 무엇일까.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는 두산의 과제는 무엇일까. ⓒ KBO


PO에서 선발승 없었던 두산, '판타스틱4'의 분발이 필요하다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3승을 거두는 동안 선발승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김승회가 두 경기에서 구원승으로 2승을 챙겼고, 나머지 1승 역시 불펜 투수로 등판한 함덕주의 구원승이었다. 다시 말해서 '판타스틱4'가 기록한 승수는 없었다.

'1선발' 니퍼트가 NC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1이닝 8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9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순조롭게 출발하지 못했다. '빅게임 피쳐' 장원준 역시 2차전에서 5.1이닝 동안 10피안타(3피홈런) 1사사구 1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3차전 선발 보우덴은 3이닝을 채우는 데에 그치면서 6피안타 4사사구 4탈삼진 3실점(3자책)을 기록, 4차전 선발 유희관은 4.2이닝 10피안타 2사사구 4실점(4자책)으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6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고, 모든 선발 투수가 4실점이상을 기록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함덕주가 가세한 불펜이 비교적 안정감 있는 투구로 뒷문을 지켰다는 것이다. 1차전에서 8회초 무려 7실점을 기록한 이후 2차전부터 4차전까지 불펜은 세 경기 동안 14이닝 2실점으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함덕주, 김승회, 이용찬, 김강률이 버티는 불펜이 지난 2년에 비해 훨씬 사정이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두산다운 야구를 한국시리즈에서 보여주기 위해서는 '판타스틱4'의 부활이 절실하다.

불펜이 약한 KIA 입장에서는 선발 투수들의 활약에 기대를 거는 만큼 두산 또한 선발 야구로 KIA에 맞서야 한다. 선발 투수들이 앞에서 잘 막아준다면 뒤에서는 KIA보다 더 탄탄한 불펜이 대기하고 있고, 플레이오프의 좋은 흐름을 이어나갈 가능성이 높다.

 최주환이 에반스의 자리를 잘 메우고 있지만, 결국 우타 거포의 한방이 필요하다. 선발로 나서지 못하더라도 에반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주환이 에반스의 자리를 잘 메우고 있지만, 결국 우타 거포의 한방이 필요하다. 선발로 나서지 못하더라도 에반스의 역할이 중요하다. ⓒ 두산 베어스


'타선의 유일한 아쉬움' 에반스, 한국시리즈에선 자신의 가치 입증해야

매 경기 해결사가 등장한 두산 타선에서 딱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바로 에반스의 존재감이다. 에반스는 1차전에서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는데, 그 이후 2차전부터는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2차전에서 에반스를 대신해 지명타자로 나선 최주환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기에 1루수 오재일마저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면서 에반스가 선발로 나설 자리가 없었다. 또한 에반스에 비해 다른 타자들의 타격감이 워낙 좋았던 만큼 자신의 가치를 입증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단기전에서는 컨디션이 더 좋은 선수가 선발로 나서는 게 맞다.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살린 최주환이 2차전에 이어 3차전과 4차전에서도 선발 출전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에반스는 분명 타선에 무게를 실어줘야 하는 역할을 맡아야 하는 선수이다.

특히 '에이스' 양현종(올시즌 6타수 3안타 타율 0.500)과 스윙맨으로 활약할 가능성이 있는 임기영(5타수 2안타 타율 0.400) 두 투수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1차전 선발이 유력한 헥터를 상대로 13타수 2안타 타율 0.154에 그치기는 했지만, 굳이 선발이 아니더라도 경기 중후반 대타로 나서서 믿음에 부응하면 된다.

에반스마저 살아난다면 두산 타선의 작은 고민은 말끔하게 해결된다. 허리 통증으로 시리즈를 끝까지 소화하지 못한 양의지를 대신해 3차전과 4차전에서 맹활약한 박세혁도 다른 타자들 못지않게 타격감이 좋은 편이다.

에반스의 한방과 함께 중심 타선과 하위 타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좀 더 단단해진다면 두산의 V6 도전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프로야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양식보다는 정갈한 한정식 같은 글을 담아내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