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가을야구 서전에서 완패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치러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5-13으로 재역전패 했다.

1차전을 앞둔 두산의 약점은 타자들의 실전 감각 부족이 예상되었다. 정규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3일 SK 와이번스와의 잠실경기 이후 14일만의 실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 타선은 9안타 5득점으로 충분히 역할을 했다. 

문제는 예상 밖의 지점에서 불거졌다. 정규 시즌 최종전 선발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에이스 니퍼트가 무너진 것이다.


1차전 선발로 나선 니퍼트는 2회 초까지 무피안타 1볼넷 4탈삼진으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152km/h의 강속구를 앞세웠다.

하지만 두산이 1-0으로 앞선 3회 초 NC 타선이 한 바퀴 돈 뒤부터 니퍼트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1사 1, 3루 위기에서 나성범을 헛스윙 삼진 처리해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박민우를 상대로 151km/h의 패스트볼이 높아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얻어맞아 1-2로 역전되었다.

4회 말 두산이 양의지와 류지혁의 적시타 등을 묶어 4-2로 역전시켰지만 5회 초 니퍼트는 빅 이닝을 허용했다. 1사 후 김준완에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스크럭스에 슬라이더가 복판에 높게 몰려 좌월 그랜드 슬램을 얻어맞았다. 4-6으로 단숨에 재역전되었다.

# 두산 니퍼트 PO 1차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에이스급 투수들의 장점 중 하나는 동료들이 득점한 직후 수비 이닝에 실점하지 않아 경기 흐름을 주도하는 것이다. 하지만 니퍼트는 동료들이 득점한 다음 두 번의 이닝에 모두 실점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1이닝 8피안타 2볼넷 6실점(5자책)을 기록한 니퍼트는 패전 투수가 되었다.

니퍼트가 무너지자 두산 불펜도 달아오른 NC 타선을 막지 못했다. 두 번째 투수 함덕주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믿었던 이용찬과 이현승이 모두 실점했다.

이용찬은 1이닝 1피안타 1실점, 이현승은 0.1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8회초 7실점에 일조했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두산 마운드가 NC 타선을 힘으로 누를 것이라는 전망은 어긋났다.


불안한 내야 수비는 두산의 발목을 잡았다. 두산이 1-0으로 앞선 3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김태군의 깊숙한 3유간 땅볼 타구를 잡은 유격수 류지혁은 1루에 악송구하는 실책을 저질러 2실점 및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두산이 4-2로 앞선 5회 초에는 1사 1, 2루에서 박민우의 땅볼 타구를 잡은 1루수 오재일이 2루를 커버한 류지혁에 송구가 어긋나는 바람에 아웃 카운트를 잡지 못하고 만루 위기로 번졌다.

오재일의 실책으로 기록되었지만 류지혁의 수비 위치 선정에도 아쉬움은 남았다. 실책 직후에 스크럭스의 그랜드 슬램으로 4-6으로 재역전되었다.

6회초에는 1사 후 손시헌의 땅볼 타구를 류지혁이 잡지 못했다. 불규칙 바운드라 안타로 기록되었지만 류지혁의 수비는 전반적으로 불안했다. 결국 7회초 시작과 함께 류지혁 대신 김재호가 투입되었다.

두산은 정규 시즌에서 90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소 2위에 오른 바 있으나 이날 경기에는 불안한 내야 수비가 마운드 붕괴를 부채질했다.

두산은 18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2차전 선발로 장원준을 예고했다. 두산답지 않았던 1차전의 악몽을 지우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야구카툰] 야알못: '여유만만' 두산, '천신만고' NC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