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 ⓒ 성하훈


"부산영화제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아서 힘 실어주려고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부산영화제를 방문해 영화 관람과 영화과 학생들과 관객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아울러 지난 2014년 <다이빙벨> 상영 이후 이어지고 있는 여러 갈등 해결에 힘을 실었다.

영화의 전당에서 근무 중인 스태프들을 격려한 후 비프힐 내 아주담담라운지를 찾은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는 부산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자랑스러워 하는 영화제로 국제적인 영화제 행사로서 부산을 영화도시로 만들어 줬다"고 평가하면서도 "최근에 와서 영화제가 어려움을 겪으며 위축됐다고 해서 아주 가슴이 아팠다"고 지적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부산 사람이라 부산영화제가 아주 자랑스럽다"며 "22년 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때로는 개인적으로 와서 영화를 보기도 했다.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부산영화제를 방문했다고 생각하니 여러 가지가 뜻깊게 생각된다"고 영화제와의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영화인들의 영화제 보이콧이 이어지고 있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한 문 대통령은 "부산영화제가 당시대에 성장한 것은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 덕이었는데, 정부가 (영화제와) 대립하면서 어려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도종환 장관께서 최대한 (영화제를) 지원하겠다 약속하셨는데, 영화제 운영을 영화인들에게 맡겨 드리겠는 약속까지 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독립성 보장과 사태 해결에 정부가 진취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올해 행사를 끝으로 물러나는 김동호 이사장과 강수연 집행위원장에 게도 "수고하셨다"며 관객들의 박수를 요청하기도 했다.

영화 <미씽> 관람... "영화인들의 분노가 커지는 것을 알고 계시더라"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김동호 이사장

15일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는 김동호 이사장 ⓒ 성하훈


앞서 문 대통령은 오전 10시 30분 센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미씽 : 사라진 여자>를 관람했다. 상영 후 이어진 간담회에서 해당 작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영화 제목에 담긴 중의적 의미를 설명하며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고 탄탄한 작품을 만들어 주신 감독님께 박수 부탁드린다"며 그 성과를 인정했다.

간담회엔 한국영화아카데미 및 부산지역 영화과 학생들도 참석했다. 한 학생은 "박근혜 정권 압박과 서병수 부산시장에 의해 강제 해임된 이용관 전 집행위원회의 명예회복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고, 문 대통령은 "순리대로 잘 풀리길 바란다"며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함께한 영화계 인사는 "대통령이 블랙리스트 문제와 표현의 자유 억압 등 이전 정권의 탄압으로 부산영화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함께 최근 서병수 시장의 사과없는 레드카펫 입장으로 영화인들의 분노가 커지는 것을 알고 계시다"며 "이런 모습들이 너무 안타까워 힘을 실어주려 방문을 결정했다는 말을 분명하게 하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부산영화제 사태의 책임자인 서병수 부산시장의 뻔뻔한 행동에 분노하는 영화인들을 위로하는 의미도 들어가 있는 걸로 안다"고 덧붙였다.

현역 대통령으로서의 첫 방문... 이용관 명예회복에 긍정적인 신호?

 지난 2011년 국회의원 시절 부산영화제를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

지난 2011년 국회의원 시절 부산영화제를 찾았던 문재인 대통령 ⓒ 성하훈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스스로 밝힌대로 이번 영화제 방문은 현직 대통령으로서 첫 방문이라는 의미가 크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도 부산영화제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2011년에는 부산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을 보기 위해 영화의 전당을 찾아 정지영 감독과 이창동 감독, 영화에 출연한 문성근 배우 등과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2013년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일이 있지만 개막 전이었고 영화제 관계자들의 격려 차원의 방문이었다. 그런데 이듬해인 2014년 당시 <다이빙벨> 상영을 간접적으로 막으려 했다는 여러 정황이 현재까지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방문함으로써 서병수 부산시장과 국가정보원 등 당국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고, 여러 영화인들을 탄압한 뒤 망가진 영화제의 정상화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영화제 운영을 영화인들에게 맡겨 드리겠는 약속까지 드리겠다"는 발언 등이 바로 그런 의지의 표현이다. 영화계 일각에선 이런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가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에도 긍정적인 신호라 해석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 방문 당시 영화의 전당 외부에선 영화인들이 서병수 시장의 사과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영화인들은 '부산국제영화제 탄압의 적폐와 몸통', '후안무치의 극치'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병수 부산시장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서병수 시장의 수사를 촉구했다. 서병수 시장은 이날 문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다.

 서병수 시장의 레드카펫에 항의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백재호 감독

서병수 시장의 레드카펫에 항의해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백재호 감독 ⓒ 성하훈



부산영화제 문재인 대통령 서병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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