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 AP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 전 무릎을 꿇으며 국가 연주를 거부하는 선수를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NFL 사무국과 선수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고 사실상 집단 행동에 나선 것이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시각) 미국 앨라배마주 공화당 지원 유세에서 "국기에 결례를 저지르는 선수가 있다면 구단주들은 그들을 당장 쫓아내야 한다"라며 비속어까지 섞어 비난했다.

지난해 NFL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쿼터백으로 활약했던 콜린 캐퍼닉이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전 국가 연주 때 기립하지 않고 무릎 꿇었던 것을 겨냥한 것이다.

당시 캐퍼닉은 "흑인을 비롯해 소수 인종을 억압하는 국가는 자랑스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기립하지 않았다"라며 "나는 억압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립할 것"이라고 밝혔고, 일부 선수들도 캐퍼닉의 행동에 동참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와의 재계약에 실패한 캐퍼닉은 모든 구단들로부터 외면당하며 은퇴 위기에 처했고, 일각에서는 NFL 구단주들이 캐퍼닉에 관한 논란 때문에 그의 영입을 기피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퍼닉 논란에 기름을 붓자 NFL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로저 구델 NFL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열적인 발언은 NFL과 선수들, 그리고 스포츠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수들도 나섰다. 24일 볼티모어 레이번스와 잭슨빌 재규어스 선수들은 국가가 연주되자 무릎을 꿇거나 팔짱을 꼈고, 대부분 경기장에서도 같은 시위가 벌어졌다. 관중들은 박수로 지지했고, 일부 선수들은 아예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다가 국가가 끝난 후 등장하기도 했다.

NBA·MLB로 확산... 미 프로스포츠 '트럼프와의 전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를 보도하는 CNN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미국프로풋볼(NFL) 선수들의 '무릎 꿇기' 시위를 보도하는 CNN 갈무리. ⓒ CNN


NFL 선수들의 시위가 거세지자 트럼프 대통령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스포츠 선수가 거액을 버는 특권을 누린다면, 위대한 국기 앞에서 결례를 저지르면 안 된다"라며 "국가 연주 때 일어나거나 다른 직업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NFL은 "미국을 지지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이 국기와 국가에 대한 결례를 멈출 때까지 팬들이 경기장에 가는 것을 거부한다면 곧 달라질 것"이라며 'NFL 보이콧'을 호소하기도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우승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간판스타 스테픈 커리도 반이민 정책이나 소수인종 차별 등에 항의하는 의미로 백악관 초청을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워리어스 구단 전체의 초청을 취소했다.

그러자 커리와 함께 NBA를 대표하는 스타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커리가 먼저 백악관에 가지 않겠다고 했으니 초청을 취소할 수도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나기 전까지만 해도 백악관에 가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라고 커리를 지지했다.

또한 미국프로야구(MLB)에서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포수 브루스 맥스웰이 이날 경기에 앞서 국가 연주 때 무릎을 꿇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스포츠 선수들의 시위가 다른 종목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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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NFL 스테픈 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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