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KIA나 롯데, NC 타선을 살펴보면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IA는 홈에서 0.313의 타율로 홈 경기 타율 전체 1위, 롯데(0.306, 2위), NC(0.301, 3위) 역시 상위권에 속했다.

그런 가운데 2위 두산의 홈 경기 팀 타율이 눈에 띈다. 올시즌 두산의 홈 경기 타율은 0.275로 SK(0.272) 다음으로 낮다. 투수들의 홈 경기 평균자책점은 4.06으로 리그에서 LG 다음으로 가장 낮은 수치를 나타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집 나가면 두산 타선은 완전히 달라진다. 두산의 원정 경기 타율은 0.313(3할1푼3리)로 리그에서 유일한 3할대 원정 경기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원정 경기에서 110개의 홈런을 기록해 이 부분 역시 리그 1위다. 잠실에서 잠잠했던 방망이가 원정에서는 화끈하게 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에서는 조용했던 방망이, 외출했을 땐 화끈하게 터진다.

집에서는 조용했던 방망이, 외출했을 땐 화끈하게 터진다. ⓒ 두산 베어스


잠실에서 약했던 타자들의 변신, 상위권 유지 가능했던 비결?

사실 지난해 두산의 홈 경기 타율은 0.292로 4위, 그렇게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지금에 비하면 꽤 높았다. 원정 경기 타율은 0.304를 기록하며 NC와 함께 공동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3할대의 타율을 기록했던 두산 타선이다.

두산은 시즌 초반 부진에 허덕인 타자들이 많았고, 투수들 역시 부진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타자들의 한방으로 투수들의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었다면, 올핸 그런 장면을 보기 어려웠다. 장기간 동안 이어진 타자들의 부진이 원인이었다.

그럼에도 타자들이 다시 위기를 딛고 일어난 것은 원정 경기에서의 꾸준한 활약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팀 홈/원정 경기 타율 차이뿐만 아니라 선수별로 홈 경기와 원정 경기 타율을 비교해봐도 차이가 드러난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김재환(홈 0.329/원정 0.357)을 비롯해 박건우(홈 0.358/원정 0.373), 오재일(홈 0.286/원정 0.338), 민병헌(0.271/원정 0.335) 등 대부분이 원정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뽐냈다. 심지어 외국인 타자 에반스(홈 0.249/원정 0.352)의 홈/원정 경기 타율 차이는 1할 이상까지 벌어진다.

지난 19일 원정 롯데전에서도 두산 타자들의 화끈한 타격쇼가 펼쳐졌다. 4회 초 오재일의 솔로포를 시작으로 양의지의 투런포, 5회 초 허경민의 프로 데뷔 첫 만루포까지 터지면서 8득점 가운데 7득점을 홈런으로만 뽑아냈다. 선발 유희관의 호투가 더해지면서 이날 두산은 8-3으로 승리하며 1위 KIA와의 승차를 2.5경기로 좁혔다. 원정 경기에서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경기였다.

 이제 남은 7경기, 그 중 원정 경기는 무려 다섯 번이나 남아있다.

이제 남은 7경기, 그 중 원정 경기는 무려 다섯 번이나 남아있다. ⓒ 두산 베어스


남은 7경기 중 5경기가 원정 경기, 상승세 계속 이어나갈까

원정 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4.95로 롯데(4.70), LG(4.94)에 이어 3위다. 홈 경기보단 수치가 높다고 하더라도 리그 평균자책점(5.21)과 비교하면 준수하다. 다시 말해 득점 지원이 제대로 이뤄진다면 투수들이 홈 경기보다 조금 부진하더라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두산의 압도적인 통합 우승 역시 타격의 힘이 있기에 가능했다.

19일 롯데전까지 137경기를 소화한 두산은 이제 정규시즌 7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남은 7경기 중 무려 5경기가 원정 경기다. 당장 이번 주만 보더라도 20일 NC전과 22일 KIA전이 모두 원정 경기이고, 남은 홈 경기는 24일 kt전과 다음 달 3일 '정규시즌 최종전' SK전 두 경기뿐이다. 29일 잠실 LG전(원정)을 감안하더라도 원정 경기가 비교적 많이 남았다.

두산에게는 이번 주가 너무나 중요한 한 주다. 1위 KIA와 3위 NC를 모두 만나기 때문이다. 이번 주 첫 경기였던 롯데와의 경기에서 8-3으로 승리하며 순조롭게 스타트를 끊은 두산은 20일 마산구장에서 NC를 만나고 하루 휴식 이후 22일 광주에서 KIA와의 경기를 치른다. KIA전은 1-2위 맞대결인 만큼 이 날 경기 결과에 따라 1위 주인공이 확실하게 정해질 가능성이 있다.

두산은 잠실 원정 LG전을 포함해 최근 원정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주에 기록한 2패 모두 홈 경기였고 원정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가져가며 원정 경기에서의 흐름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선두 탈환 가능성이 아직 열려있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확실하게 2위 자리를 굳히기 위해선 연승이 필요하다.

이번 주 남은 원정 경기는 두 경기고 두산 입장에서는 절대 놓쳐선 안 될 경기들이다. 좋은 흐름에서 연이은 원정 경기는 타자들에겐 호재가 될 수 있다. 먼 길을 떠난 두산 타자들의 활약이 남은 원정 경기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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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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