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강승호

LG 강승호 ⓒ LG 트윈스


갈 길 바쁜 6위 LG 트윈스가 2연패에 빠졌다. 12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2로 패했다. LG는 0-2로 뒤진 2회 말 1사 2루의 첫 번째 득점권 기회를 맞았다. 이형종이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 2사가 된 뒤 강승호 타석에서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볼 카운트 1:1에서 3구 변화구에 강승호는 스윙을 하다 몸에 맞았다. 강승호와 LG 벤치는 사구라고 주장했지만 판정은 헛스윙이었다.

강승호가 자신의 몸으로 향한 변화구를 골라내 스윙하지 않았다면 2사 1, 2루 기회가 최근 타격컨디션이 좋은 유강남에게 이어질 수 있었다. 결국 강승호는 5구 체인지업에 헛스윙해 삼진으로 돌아섰다. 그의 선구안에 아쉬움이 남은 이닝이었다.

타자의 선구능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볼넷이 많고 삼진이 적을수록 선구안이 좋은 타자로 인정받는다. 볼넷과 삼진의 비율은 젊은 타자들의 향후 성장 가능성 및 방향을 제시하기도 한다.

강승호는 올 시즌 7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1 3홈런 24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659를 기록하고 있다. 총 223타석을 소화하는 동안 5개의 볼넷을 얻은 반면 무려 51개의 삼진을 당했다. 볼넷과 삼진의 비율이 1:10을 넘는다. 1군 타자로 보기 어려운 수준의 나쁜 비율이다.

강승호의 약점은 LG의 젊은 우타자들 상당수가 그러하듯 바깥쪽에 있다. 바깥쪽 떨어지는 변화구에 취약해 헛스윙이 많다. 12일 경기 2회 말에 당한 삼진도 바깥쪽 체인지업에 헛스윙한 결과였다. 강승호는 바깥쪽 완전히 빠지는 볼에 대해 방망이와 현격한 차이가 드러나는 헛스윙도 잦은 편이다.

바깥쪽 약점을 타자가 의식하다 보면 2스트라이크 이후의 승부에 부담이 생기기 마련이다. 즉 2스트라이크 이전에 어떻게든 타격을 마치려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타석에서 성급한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초구나 2구에 승부를 보려는 강승호의 심리를 파고드는 상대 배터리는 2구까지 스트라이크 존에서 살짝 벗어나는 볼로 유인해 범타 처리하곤 한다. 굳이 투구 수를 늘리지 않고 아웃 처리하려는 의도다.

# LG 강승호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LG 강승호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LG 강승호 최근 2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볼넷이 적고 삼진이 많은 타자는 홈런을 치는 거포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 시즌 강승호의 홈런은 3개에 불과하다. 장타율도 0.382로 리그 평균(0.437)에 미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유망주 강승호를 오지환에 비견하곤 했다. 대형 내야수의 자질을 갖췄다는 공통점을 지적했다.

하지만 1군 무대의 실질적인 첫해인 2010년 오지환은 13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장타율은 0.423이었다. 올 시즌이 1군으로 실질적 첫 시즌인 강승호의 기록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향후 강승호의 지향점은 오지환과 같은 거포형이라기 보다는 선구안을 보완한 정교한 타자 쪽이 보다 현실적이다.

입단 이후 강승호는 오지환의 군 복무 기간을 메우는 것은 물론 후계자가 될 수 있는 유격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군에서 유격수로 적응하지 못해 최근에는 붙박이 2루수로 기용되고 있다. 그럼에도 강승호의 수비는 평범한 순간에 집중력이 떨어져 불안하다. 그의 실책은 올시즌 이미 10개다.

LG가 팀 평균자책점 1위(4.15)에도 불구하고 5위 싸움조차 버거운 이유는 젊은 타자들의 기량이 기대만큼 치고 올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승호의 볼넷과 삼진 비율은 LG 젊은 타자들의 성장에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 LG 야수진의 리빌딩이 과연 언제쯤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기사: 나홀로 '투고타저' LG, '리빌딩'은 언제까지?)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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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용선 /감수: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오마이뉴스]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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