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팝엔터테인먼트


2010년 미국 개봉 후 7년 만에 국내에 개봉한 <플립>의 잔잔한 흥행 돌풍이 영화계의 이슈이다.

<플립>은 사춘기 소년·소녀의 성장담과 귀여운 첫사랑 이야기 그리고 가족애 등 담아내고 있는데 이것이 국내 관객들의 코드를 저격하며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사실 <플립>은 미개봉 영화를 소개하는 필자의 코너 '숨은영화찾기'의 첫 번째 영화였다. 미개봉 작품이지만, 홈 무비로 손색없는 작품 중에 필자가 첫 번째로 꼽은 이유도 영화의 뛰어난 감수성 때문이었다. (관련 기사: 미국에서 '쪽박' 난 이 영화, 지금 봐도 재미있나?)

참고로 지난해 <플립>을 소개할 당시에는 정식 다운로드 서비스조차 지원하지 않았고, 2011년도에 DVD로만 출시되었던 게 전부인 작품이다.

7년 만에 국내에 개봉했다는 점도 놀랍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국내 흥행성적이 제작국가인 북미 흥행성적보다 더 높다는 것이다. <플립>은 249개의 스크린에서 상영되어 현재까지 약 35만 관객을 동원하며 27억7000만 원을 벌었는데, 이를 미화로 환산하면 약 245만 달러이다. 그런데 <플립>의 2010년 당시 북미의 흥행성적은 고작 175만 달러였다.

참고로 북미를 제외하고 <플립>이 개봉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그럼 <플립>처럼 제작국가보다 우리나라에서 더 흥행한 영화들이 더 있을까? 당연히 있다. 오늘은 <플립>처럼 제작국가보다 국내에서 더 흥행에 성공한 작품 3편을 소개하려 한다.

[하나] <어바웃 타임>

ⓒ UPI 코리아


첫 번째 소개할 작품은 레이첼 맥아담스 주연의 <어바웃 타임>이다. <어바웃 타임>은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영국 '워킹 타이틀'이 제작하고 <러브 액츄얼리>의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각본, 연출을 맡은 작품이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란 소재를 '레이첼 맥아덤스'라는 로맨스와 잘 섞어가며 중반부까지 경쾌한 로맨틱 코미디의 매력을 발산한다. 두 남녀주인공의 행복이 절정에 이를 때 가족 영화로 전환한다. 그렇게 로맨스와 드라마의 매력을 동시 선사하며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었다.

영국에서 2013년 9월에 개봉하여 개봉 첫 주에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었지만, 최종 극장수입은 약 1200만 달러($12,098,359)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그런데 국내에선 339만 관객을 동원하며 25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한다. 이를 미화로 환산하면 약 2200만 달러이다. 국내에서 제작국가인 영국보다 거의 두 배에 가까운 흥행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었다.

참고로 <어바웃 타임>의 북미 성적도 15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둘] <비긴 어게인>

ⓒ 판씨네마(주)


두 번째 작품은 예술영화의 탈을 썼지만, 상업영화의 행보를 보인 음악 영화 <비긴 어게인>이다.

키이라 나이틀리와 마크 러팔로를 주인공으로 내세웠고, <원스>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존 카니 감독 작품이다. 두 주연배우의 연기도 좋았지만, 음악과 영화를 아름답게 섞어내며 깊은 감성을 만들어낸 존카니 감독의 연출이 훌륭한 작품이다. <비긴 어게인>은 뉴욕 거리 곳곳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선율 안에 인생과 사랑, 예술을 담아 탄탄한 스토리로 관객들을 몰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로맨틱한 멜로디와 가사로 감성을 자극하는 <비긴 어게인>의 명품 OST를 빼놓을 수가 없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서정적인 가사가 인상적인 영화 주제곡 'Lost Stars'를 비롯해 키이라 나이틀리의 보컬 능력을 만나볼 수 있는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그리고 'A step you can't take back' 등의 주제곡들이 크게 사랑을 받았다.

제작 국가인 북미에서 1617만 달러를 벌어들인 작품인데, 국내에선 343만 관객을 동원하며 271억 원 약 2500만 달러의 극장수입을 거뒀다. 국내 성적은 당연히 전 세계 흥행 1위이다.

[셋] <스토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3번째 작품은 박찬욱 감독의 첫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다.

<스토커>는 18살 생일, 아버지를 잃은 소녀 앞에 존재조차 몰랐던 삼촌이 찾아오고, 소녀 주변의 사람들이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스릴러로 할리우드의 대표 배우 니콜 키드먼을 비롯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미아 바시코브스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다. TV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의 주인공 웬트워스 밀러가 시나리오를, <블랙 스완>의 클린트 맨셀이 음악 감독을 맡았으며, 스콧 프리 프로덕션의 제작자 리들리 스콧과 토니 스콧 그리고 마이클 코스티건이 제작에 참여했다.

<스토커>는 타인과 단절하고 고립된 스토커가(家)의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하나의 소우주로 설정하고 팽팽한 긴장감 속에 인간의 본성과 유혹, 사회적 윤리와 본능에 대한 질문을 담아내고 있다.

국내외 평단에서 제법 괜찮은 평을 받았지만, 흥행성적은 국내외 모두 처참했다. 북미에선 2013년 3월에 개봉하여 불과 171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다. 이 성적은 2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아가씨>의 흥행성적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 '박찬욱'이라는 브랜드가 먹힌 국내에선 약 38만 관객을 동원하며 28억3000만 원(약 250만 달러)을 벌어들이며 북미보다 조금 나은 성적을 냈다.

참고로 <라라랜드>의 감독 데이미언 셔젤이 연출한 <위플래쉬>도 북미에서 1309만 달러를 벌어들였는데, 국내에선 159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개봉 당시 돌풍을 일으켰고, 126억 원(1141만 달러)을 벌어들이며 북미에 조금 못 미치는 흥행성적을 기록했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와 포스트(http://post.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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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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