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배구가 '숙적' 일본을 꺾었다.

김호철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그레식에서 열린 2017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대회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일본에 세트스코어 3-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문성민과 이강원이 라이트에서 해결사로 나서 공격을 이끌었고 레프트 박주형도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궂은일을 도맡았다. 새롭게 대표팀에 합류한 센터 진상헌도 서브, 블로킹, 속공 등에서 팔방미인다운 활약을 펼쳤다.

월드리그에서 당했던 0-3 완패를 설욕하려는 한국은 1세트에서 최홍석의 오픈 공격이 연속으로 성공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선발로 나선 이강원의 공격이 주춤하자 문성민이 투입되어 다시 주도권을 잡았고, 진상헌도 서브 득점으로 힘을 보탰다.

공격 범실로 위기를 자초하던 일본이 뒤늦게 살아나며 17-15로 따라붙었지만 한국은 수비 강화로 안정을 되찾은 뒤 다시 격차를 벌리면서 25-22로 1세트를 따냈다. 그러나 세계랭킹 14위 일본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적재적소 교체와 승부수 빛난 '호철 매직'

전열을 가다듬은 일본은 특유의 조직력으로 추격에 나섰다. 속공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은 뒤 블로킹으로 한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반면 한국은 서브 리시브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2세트를 21-25로 내주고 말았다.

3세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중반까지 서로 접전을 벌이다가 일본의 블로킹에 막혔고, 돌파구를 찾으려다가 오히려 범실이 늘어났다. 리시브 불안까지 이어지면서 한국은 17-25로 무기력하게 3세트를 내주며 역전까지 허용하고 말았다.

추격자로 입장이 바뀐 한국은 4세트가 시작되자 적극적인 공격으로 7-1 리드를 잡았다. 한때 10-9까지 쫓기며 패배의 압박에 시달렸으나 블로킹으로 한숨을 돌렸고, 이강원과 박주형의 공격이 살아나며 25-17로 손쉽게 4세트를 따냈다.

마지막 5세트에서도 이강원이 포문을 열며 한국이 앞서나갔다. 하지만 양 팀 모두 긴장감 탓인지 범실이 속출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강원의 힘이 다소 빠진듯하자 김호철 감독은 문성민을 교체 투입했고, 강력한 오픈 공격으로 일본의 추격에 쐐기를 박았다.

결국 집중력 싸움에서 앞선 한국이 15-9로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월드리그 패배를 설욕하며 일본을 제치고 C조 1위로 8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한국은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와 8강 플레이오프 결선 E조에 묶였다. 곧이어 맞붙을 F조가 이란, 호주, 중국 등 강팀들이 포진한 것을 고려하면 E조에서 1위를 차지해야 4강 진출이 훨씬 수월하다.

2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에서 그동안 우승은 물론이고 꾸준히 4강에 들던 한국은 지난 2015년 대회에서 7위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 일본을 꺾고 자신감을 되찾은 한국이 과연 명예회복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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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구 김호철 한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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