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보이' 박태환이 수영계의 세대교체를 실감했다.

박태환은 26일(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아레나에서 열린 2017 국제수영연맹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7초11로 가장 늦게 터치패드를 찍으며 8위를 기록했다.

박태환은 전날 자유형 200m 준결승에서 1분46초28로 자신의 시즌 최고 기록을 내고도 8위로 결승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그만큼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데다가 결승에서 유일한 1980년대생인 '노장' 박태환으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지난 사흘 동안 자유형 400m 예선과 결승, 자유형 200m 예선과 준결승 등을 치르며 체력도 많이 떨어졌으나 자유형 400m에서 4위에 오르며 자신감을 되찾았고 자신의 기록도 단축하면서 '깜짝 메달'도 기대했다.

준결승 기록에 따라 가장 불리한 8번 레인을 배정받은 박태환은 출발 후 첫 50m 구간에서 24초60으로 전체 4위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하지만 50∼100m 구간부터 하위권으로 뒤처지기 시작했다.

스무 살 초반 젊은 선수들과의 체력 대결에서 밀린 박태환은 레이스를 거듭할수록 선두권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고, 특유의 막판 스퍼트까지 실패하면서 결국 가장 늦은 8위에 그치고 말았다.

'노장' 박태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중국 상하이 세계선수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8번 레인과 함께 가장 불리한 1번 레인에서도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던 박태환으로서는 노장 선수로서의 현실적 한계를 실감한 레이스였다.

그러나 6년 만에 돌아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진출한 것만으로도 성공이라는 평가도 있다. 한동안 금지약물 파동과 국가대표 자격을 둘러싼 법적 투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박태환으로서는 체력과 전략을 가다듬으면 메이저대회 메달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는 '안방'인 광주에서 열린다. 그리고 2020년에는 박태환이 현역 마지막 무대로 삼고 있는 도쿄 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더 큰 도전을 준비하고 있는 박태환이 오는 29일 자유형 1,500m에서 '유종의 미'를 거둘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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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마린보이 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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