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무난한 투구로 부상 복귀전을 치렀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5이닝5피안타3볼넷5탈삼진2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8회 말에 터진 코디 벨린저의 3점 홈런에 힘입어 다저스가 6-4로 역전승을 거뒀다.

왼발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후 26일 만에 빅리그 복귀전을 치른 류현진은 선발 투수의 최소 임무인 5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을 4.21에서 4.17로 소폭 낮췄다. 한편 텍사스 레인저스의 추신수는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고(타율 .248)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과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김현수는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4회 흔들리며 2실점했지만 5회 극적으로 역전 성공

다저스는 24일 경기에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게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4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다저스는 눈 앞의 1승에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 염좌로 2이닝 만에 강판됐기 때문이다. 커쇼가 다저스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한다면 엄청난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다저스는 24일 커쇼의 조기 강판으로 마무리 켄리 젠슨을 포함해 무려 6명의 불펜 투수를 소모했다. 류현진으로서는 미네소타전에서 많은 이닝을 소화해야 할 책임감이 생긴 것이다. 다저스는 미네소타와의 인터리그 3연전 첫 경기에서 코디 벨린저, 코리 시거, 저스틴 터너 등 대부분의 주전 선수들을 선발 출전시켰다. 류현진은 베터리 호흡도 주전 야스마니 그랜달과 맞췄다.

류현진은 1회 투구에서 2사 후 미구엘 사노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공 14개 만으로 미네소타의 상위 타선을 비교적 가볍게 막아냈다. 다저스는 1회 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크리스 테일러가 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코리 시거가 2루수 앞 병살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무산시켰다. 류현진은 2회에도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류현진은 3회까지 삼진 4개를 곁들이며 1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지만 다저스 타선은 미네소타 선발 바톨로 콜론의 노련한 투구에 막혀 류현진에게 득점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4회 초 선두타자 조 마우어에게 안타를 내준 후 사노를 유격수 앞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 듯 했다. 하지만 2사 후 에두아르도 에스코바에게 볼넷, 에디 로사리오, 제이슨 카스트로에게 연속 2루타를 허용하며 선취 2점을 내줬다.

류현진은 5회에도 선두타자 잭 그라니티에게 중전안타, 마우어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사노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5이닝을 넘겼다.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은 5회 1사 후 그랜달과 작 피더슨의 백투백 홈런으로 단숨에 동점을 만들었고 푸이그의 3루타, 테일러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류현진의 타석에서 대타로 교체된 것은 아쉽지만 다저스가 역전에 성공하면서 류현진은 극적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다.

6회 곧바로 승리 요건 날아갔지만 무난한 투구 선보인 류현진

하지만 류현진의 승리 투수 요건은 그리 오래 유지되지 못했다. 4회 류현진에게 선제 타점이 된 2루타를 때려낸 로사리오는 6회에도 다저스의 2번째 투수 그랜트 데이턴을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기는 동점 솔로 홈런을 터트렸다. 로사리오의 홈런으로 류현진의 시즌 4승도 함께 날아갔다. 하지만 다저스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3번째 투수 조쉬 필즈가 깔끔하게 위기를 넘겼다.

다저스는 7회 로사리오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좌익수 앞에서 바운드가 크게 튄 것을 테일러가 빨리 대처하지 못했다. 하지만 빅리그 전체 승률 1위에 빛나는 다저스의 저력은 8회에 폭발했다. 다저스는 8회 말 1사 1,2루에서 벨린저의 역전3점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었고 9회 젠슨의 세이브로 승리를 확정했다. 류현진의 선발 경기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사실 이날 류현진의 투구내용은 아주 높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5월 12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6볼넷 이후 가장 많은 3개의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고 타순이 한 바퀴 돈 이후 좌타자를 상대로 썩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지 못했다. 3회까지 38개에 불과했던 투구 수가 무뎌진 제구와 함께 4회 24개, 5회17개로 급격히 늘어난 부분도 아쉬웠다.

하지만 이날 투구는 류현진이 6월 29일 이후 LA 에인절스전 이후 26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후반기 첫 등판이었다. 그럼에도 류현진은 5개의 탈삼진을 기록했고 시속 150km짜리 빠른 공부터 114km의 느린 커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뛰어난 완급조절능력을 과시했다. 물론 승리투수가 되지 못한 부분은 아쉽지만 류현진은 패전을 면하고 평균자책점을 낮춘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만족할 수 있는 경기였다. 게다가 팀까지 역전승을 거뒀으니 나쁠 것이 없었다.

현재 다저스는 커쇼가 허리 염좌, 브랜든 맥카시가 손가락 물집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선발 투수가 남아돌던 다저스가 선발부족현상을 겪게 된 것이다. 류현진으로서는 이 상황을 기회로 만들 필요가 있다. 만약 다저스가 빠른 시간 안에 선발 투수를 영입하지 않는다면 류현진은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3연전에서 다음 등판 일정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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