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 후반기에 진입한 10개 구단은 타고투저 현상에 울고 웃고 있다. KIA가 .310(3할1푼)의 팀 타율로 리그 1위를 차지하고 있고 넥센과 두산, NC, LG 등이 그 뒤를 잇는다. 10개 구단 가운데 2할8푼대 이상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팀은 무려 7개 팀이다.

이번 달만 놓고 보면 타고투저 현상이 더욱 극심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팀 타율이 높은 팀이라고 하더라도 팀 평균자책점이 대체적으로 높고, 7월 팀 평균자책점이 3점대인 팀은 롯데 딱 한 팀에 불과할 정도로 매 경기 많은 득점이 쏟아지는 추세다.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SK전. 이 날 두산은 6회초에만 10득점을 뽑아내 14-2 대승을 기록했다.

2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SK전. 이 날 두산은 6회초에만 10득점을 뽑아내 14-2 대승을 기록했다. ⓒ 유준상


7월 타율 3할대 다섯 팀, 실화인가요

지난 20일까지 10개 구단의 7월 팀 타율을 살펴보면, 경이롭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1위 KIA의 팀 타율이 무려 .356(3할5푼6리)에 달하고 NC(.313, 3할1푼3리), 두산(.311, 3할1푼1리), LG(.309, 3할9리), 넥센(.307, 3할7리) 등 KIA를 비롯해 총 다섯 팀의 7월 팀 타율이 3할대에 이른다.

사실 롯데(.265, 2할6푼5리)나 kt(.252, 2할5푼2리)를 제외하면 모든 팀들의 7월 팀 타율이 2할8푼 이상이다. 시즌 초반 외국인타자 러프의 부진 등 악재가 많았던 삼성도 .282(2할8푼2리)의 7월 팀 타율로 타격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팀 타율이 전반적으로 올라가다보니 팀 평균자책점은 저절로 높아질 수밖에 없다. 7월 평균자책점 3점대는 롯데(3.30) 한 팀이고 4점대 팀도 삼성(4.24), 두산(4.78), 넥센(4.92) 세 팀밖에 없다. 나머지 여섯 팀은 모두 5점대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특히 타격에서 힘을 발휘하는 SK의 경우 마운드 고민이 심각하다. 7월 팀 평균자책점이 무려 7.96에 달해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고 있다. 7월 팀 타율은 .283(2할8푼3리)로 수치만 봤을 때 낮은 편은 아닌데 다른 팀들과 비교했을 때 7위에 그치는 기록이다. 팀 평균자책점은 가장 높고 팀 타율은 그리 높지 않은 SK로선 3위 수성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장맛비의 영향으로 우천취소 경기가 몇 차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월간 팀 타율이 무려 다섯 팀이나 속출한 것은 보기 드문 일이다. 그만큼 타고투저 현상이 절정에 달했고, 투수들이 지쳐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절정에 이른 타고투저, 투수들이 지쳐간다. 사진은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경기 모습.

절정에 이른 타고투저, 투수들이 지쳐간다. 사진은 지난 2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과 SK의 경기 모습. ⓒ 유준상


지쳐가는 투수들, 누가 더 많은 득점을 뽑느냐가 중요

독보적인 페이스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KIA는 7월 팀 평균자책점이 5.66으로 리그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에 해당한다. 2위 NC 역시 6.44로 꽤 높다. 그러나 이 두 팀의 공통점은 7월에 3할 이상의 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수들이 지쳐가고 있다는 것은 이제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좁아진 S존이 시즌 초반과 같은 넓은 존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 이제는 타자들이 더 많은 득점을 뽑아야 하고, 누가 더 많은 득점을 뽑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올시즌 막바지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S존에 대해서는 올시즌 이후 다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좌우, 혹은 상하폭에 있어서 볼 판정을 내릴 권한을 갖는 심판들과 S존에 적응해야 하는 선수들이 모두 납득할 만한 S존이 만들어져야 한다. 일관성 없는 S존은 반드시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날은 더욱 덥고 타자들의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라고 불린 지난해만큼이나 대량 득점이 연일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방망이가 식는 팀이 후반기 레이스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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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프로야구 KBO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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