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거듭할수록 심우준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 특히 타격에 있어 향상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kt 내야진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78경기에 출장해 247타수 69안타 3홈런 21타점 타율 .279(2할7푼9리)를 기록하고 있으며, 최근 세 시즌을 통틀어 가장 타율이 높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8일까지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14개)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일 KIA전에서도 2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서동욱의 타구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해 실책을 기록했다.

많은 경기에 나서면서 경험을 쌓는 과정이라고 하더라도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실책 개수가 10개를 넘은 것은 결코 반갑지 않은 기록이다. 유격수와 3루수 경험이 있는 오태곤이나 유격수 경험이 풍부한 박기혁 등 대체 자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심우준에게 많은 기회가 부여된다는 것은 그만큼 팀에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는 의미이다.

 다른 팀에 비해 kt 타선이 약한 편이다. 심우준의 쏠쏠한 활약은 위안거리. 수비는 여전히 아쉽다.

다른 팀에 비해 kt 타선이 약한 편이다. 심우준의 쏠쏠한 활약은 위안거리. 수비는 여전히 아쉽다. ⓒ kt 위즈


3루수-유격수 오가는 심우준, 수비 안정감이 아쉽다

KBO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프로 데뷔 이후 첫 시즌을 보냈던 2015년 심우준은 붙박이 유격수로 나서면서 394이닝 동안 수비를 소화했다. 그 해 10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수비율은 .956(9할5푼6리)였지만 선발보다 백업으로 나서는 날이 더 많았다. 타율도 .169(1할6푼9리)에 그쳐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이듬해에는 유격수뿐만 아니라 3루수로 나서기도 했다. 유격수로 51경기에 선발 출장해 510이닝을 소화했고, 실책은 12개를 기록했다. 반면 3루수로 11경기에 선발 출장해 104이닝 동안 기록한 실책은 딱 한 개에 불과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3루수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그러자 올시즌에는 3루수로 나서는 경기가 더 많아졌다. 8일까지 3루수로 42경기 동안 선발 출장했고,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경기 수는 24경기였다. 수비 이닝도 각각 374.1이닝과 213이닝으로 이젠 핫코너가 낯설지 않다.

하지만 3루수로 나서면서 실책 6개, 유격수 자리에서 실책 8개를 기록하며 수비 안정감은 아직 부족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보다 유격수로 적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는데 실책을 8개나 기록했다.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 부분에서도 0.169를 기록해 다른 내야수들과 비교했을 때 그리 높지 않은 수치에 해당한다.

올시즌 심우준은 587.1이닝 동안 수비를 소화해 리그 전체 내야수들 가운데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팀 내 내야수들 중에서는 가장 많고, 주전 2루수인 박경수(557이닝)보다도 많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심우준. 수비에서만 안정감을 찾는다면 더 좋은 내야수로 거듭날 수 있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실책을 기록한 심우준. 수비에서만 안정감을 찾는다면 더 좋은 내야수로 거듭날 수 있다. ⓒ kt 위즈


피할 수 없는 성장통, 경험보다 소중한 자산은 없다

2015년 394이닝, 2016년 614이닝, 올시즌 587.1이닝으로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수비 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수비 기록을 놓고 봤을 때 지난 두 시즌보다 올해 심우준이 느끼는 부담감이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오태곤, 박기혁, 정현 등 팀에서 내야진을 꾸리고 있는 야수들은 대부분 외부 전력 보강으로 영입된 선수들이다. 심우준은 이들과 달리 창단 첫 해부터 줄곧 팀을 지킨 몇 안 되는 kt 출신 선수 중 한 명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kt의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활약한다면 팀과 개인 모두에게 나쁠 게 없다.

1군에 입성한 지 어느덧 2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나갔지만 여전히 kt는 갈 길이 멀다. 시즌 초반 돌풍을 일으키는 듯했지만 경기를 소화할수록 보완점을 드러내며 최하위까리 내려앉았다. 심우준 역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불안한 수비로 성장통을 겪고 있다.

팀도, 심우준도 이 성장통을 피해갈 수 없다. 오히려 지금의 경험이 심우준에게 소중한 자산이 되고 좋은 선수로 거듭나는 데에 있어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아직 23세의 젊은 내야수에게 남아있는 시간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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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자료 출처 = KBO 기록실, 스탯티즈 홈페이지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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