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정단씨는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 현재 자신의 음악목표라고 말한다.

가수 정단씨는 자신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대중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이 현재 자신의 음악목표라고 말한다. ⓒ 조우성


"소들이 초원에서 자연스럽게 노는 것을 보면 되게 낭만적이고 진짜 좋다"며 소를 방목하며 키우는 서산의 대표적인 녹색지대인 삼화목장에서 "기회가 되면 뮤직비디오를 찍고 싶다"는 가수 정단씨. 국내의 대표적인 록 그룹 '부활'의 8대 보컬로 2년간 활동하기도 했었던 그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5년 정도 서산시 해미면에 위치한 한서대학교 실용음악과에서 강의하면서 서산시와 인연을 맺기도 했었다.

'서산문화예술팩토리'에서 '번화로 문화예술 꽃으로 물들다'라는 주제로 개최한 충남 서산시 번화로 거리축제의 콘서트 초대가수로 서산을 방문한 가수 정단씨를 5월 26일 오후 5시 둥지마루 소공연장에서 만나 그가 추구하는 음악 세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의 음악적 색깔은 복합적이다. 우리나라 민요의 느낌도 있고, 재즈적인 요소도 있다. 거기에 자연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그의 음악적 색깔은 복합적이다. 우리나라 민요의 느낌도 있고, 재즈적인 요소도 있다. 거기에 자연을 주제로 한 서정적인 요소도 가미되어 있다. ⓒ 조우성


- 정단씨는 록 그룹 '부활'에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었고 지금도 정규앨범과 싱글앨범을 꾸준히 발표하고 계시는데, 본인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는 어떤 것인가요.
"저는 대한민국 뮤지션들 중에서 조금 특이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 저는 음식과 음악은 한국적인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어떤 때는 아메리칸 스타일의 음악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만든 음악에는 그런 복합적인 성격들이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 민요의 느낌도 있고, 또 아메리칸 스타일의 재즈적인 요소도 있고. 그게 저의 어떤 음악적인 색깔인데 그런 색깔에 자연 친화적인 요소가 가미되는 거죠."

- 발표하신 최근의 곡들인 '요즘 들어' '가벼운 상상' 등을 들어 보면 현실적이면서 서정적이고, 자연 친화적인 느낌이 강하더군요. 특별히 마음에 드시는 음악적 주제가 있나요.
"그러니까 뭐냐면 자연을 테마로 하는 거죠. 그냥 바람이라든지 하늘, 숲, 풀 이런 것들을 테마로 한 음악이 저의 가장 큰 특징이죠. 이게 사실은 비주류죠. 제 음악에 발라드나 이런 것도 있지만 자연을 테마로 한 음악, 이게 가장 '정단스러운 음악'이라고 봐요. 제 색깔을 대표하는 음악이 '밉게 예쁜 추운 겨울'이 있는데, 이것은 어린 시절 겨울을 좋아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노래에요. 겨울이면 눈이 내리고 잔디가 하얘지고, 갈색 나뭇잎 사이로 흩날리는 장면들을 음악으로 표현한 거죠."

- 그러면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일상의 생활에서 벗어나 서정적이고 편안한 마음을 추구하는 뉴에이지풍의 그런 음악으로 봐도 되는 건가요.
"어떻게 보면 테마로는 그런 것인데, 거기에 저만의 록적인 느낌과 재즈적인 느낌이 뒤섞여 있는 스타일이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음악이 독특하고 낯설다' 그래요. 제가 추구하는 음악들이 자주 접하는 대중적인 스타일과 거리가 좀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 찾는 사람들이 적고 힘든 길로 가는 것 아닌가 생각해요."

- 대중적인 스타일과 조금 거리가 있는 음악의 길을 걸어가고 계시는 것 같은데, 많은 사람이 정단씨의 음악을 알 수 있게 대표적인 음악 몇 곡을 추천해 주시죠.
"위에서 언급했던 '밉게 예쁜 추운 겨울'을 추천하고 싶고요. 그다음에 2014년에 세월호 사건을 당한 가족들의 아픔과 치유를 소원하며 만든 노래인 '가벼운 상상'을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곡인데, 그렇다고 세월호에 관한 직접적인 가사가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세월호 사고가 있었던 2014년에 많은 사람이 트라우마를 입어 다들 굉장히 마음이 무겁고 뭔가 죄를 지은 것 같았죠. 남은 사람들, 산 사람들이 겪는 그런 아픔과 슬픔의 감정을 치유하고자 이 노래를 작곡했었죠.

그리고 힘들게 삶을 살아가는 중년들의 애환을 음악으로 표현한 '요즘 들어'라는 곡이 있는데, 이것은 2010년대의 김광석씨 노래 같은 그런 느낌의 서정적인 노래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해 드리고 싶은 곡은 최근에 냈던 음악 중에 '아침 햇살'이라는 곡이 있는데, 제가 초창기에 썼던 음악을 다시 세련된 느낌으로 편곡을 한 것입니다. 남녀의 사랑과 기쁨을 노래한 곡인데, 첫날밤을 지낸 다음 날의 아침 햇살이 음악의 테마이죠. '리애'라는 여가수와 듀엣을 했어요. 어떻게 보면 야한 주제인데, 그래서 주변에서 '결혼과 출산을 부추기는 음악이다'라고 농담도 하기도 해요."

- 요즘 방송에서 보기 힘든데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라디오방송과 음반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TV 출연만 못하고 콘서트라든지 음반을 내는 작업은 계속했어요. 주변에서 볼 때 '저 사람은 진짜 불굴의 의지가 있구나. 대박 나는 것도 아닌데 계속 음악을 하고 있는 게 참 신기하다'라고 할 정도로 저는 음악적 열정을 가지고 무언가 계속 활동을 한 것 같아요.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TV에 얼굴이 비치지 않으면 마치 아무것도 안 하는 것처럼 생각하니까 '부활' 팬들 중에서 '정단은 왜 활동을 안 하냐' 그렇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부활' 팬 여러분, 저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 그렇군요. TV에 얼굴만 비치지 않을 뿐 음악 활동은 꾸준히 하고 계시군요. 그럼 이 기회에 정단씨의 안부를 궁금해하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한 번 해보시죠.
"아, 지구에 '정단'팬이 많이 없다 보니까 좀 그렇긴 하네요. 하하. '부활' 팬 여러분, 저 열심히 하고 있어요. 굳이 제 팬을 자처하는 사람들이 계시면 '제 콘서트에 와라, 제 음반을 사서 들어주시면 고맙겠다'라고 이야기 하고 싶네요. 이건 팬이 아니지만 TV 제작자나 작가들에게 '저 재미있으니 불러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씀도 전해봅니다. 좀 쑥스럽네요. 하하하~."

- 꾸준하게 활동하고 계시지만 앞으로 음악 활동과 계획도 기대되네요.
"저는 생각나는 음악은 다 만들고, 불러주는 곳은 다 가서 노래 부르려고 그럽니다. 제가 하려는 음악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비주류의 어떤 느낌들인데, 이것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해답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제 음악적인 색깔을 유지하면서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게 현재 저의 음악적 목표고요, 그다음에 그걸 바탕으로 돈 좀 많이 벌면 좋겠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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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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