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전향 후 믿을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삼성 장원삼

불펜 전향 후 믿을맨으로 활약하고 있는 삼성 장원삼 ⓒ 삼성 라이온즈


지난 4월,  삼성 라이온즈는 구단 창단 후 최악의 한달을 보냈다. 신임 김한수 감독이 2년 연속 이어진 전력누수에 시즌 초반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고, 큰 기대를 모았던 외국인 선수들마저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4승 2무 20패. 승률 0.167이라는 믿기지 않는 숫자가 남았다.

전반기를 마감하며 4할 승률까지는 회복했지만 시즌 초 극단적 부진의 영향으로 팀 순위는 여전히 9위다. 총액 65억원을 들여 FA 영입한 우규민(3승 5패, ERA 4.96)은 전성기 시절 기량은 재현하지 못했고, 외국인 투수 페트릭(2승 8패, ERA 5.92)과 레나도(2승 2패, ERA 7.08)는 시즌이 거듭될수록 부진했다.

하지만 5월 이후 러프와 구자욱이 이끄는 타선이 살아나며 타 팀에게도 뒤지지 않는 공격력을 보이기 시작했다. 전반기 총 88경기를 치러 34승 3무 51패 0.400의 승률로 9위인 삼성은 5위 두산 베어스(42승 1무 39패)에 10경기 차로 뒤져 있다. 격차가 상당하지만 아직 잔여 경기가 상당하기에 포기하기엔 이른 시점이다.

관건은 역시 마운드다. 선발과 불펜을 통틀어 확실한 카드가 드물다. 전반기 100이닝을 넘긴 윤성환을 제외하면 우규민, 레나도, 페트릭이 선발투수로서 확실한 믿음은 주지 못하고 있다. 필승조 심창민과 장필준도 지난 13일 최하위 kt 타선에 허용한 믿기지 않는 역전패를 허용한 사례에서 보여지듯 완성형 불펜 투수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 말 이후 불펜진에 가세한 베테랑 장원삼의 존재는 삼성 마운드에 상당한 힘이 되고 있다. 선발 투수로 시즌을 출발했던 장원삼은 4월 말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5.1이닝 11실점으로 난타당한 이후 1군에서 제외되었다.

2군에서 불펜 투수로 전향한 그는 한 달 만인 5월 28일 1군에 복귀했다. 특히 6월 이후 19경기에 등판해 2승 1패 4홀드 평균자책점 2.95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6월 이후 세부 지표는 더 인상적이다. 장타 허용이 늘어나 고민했던 선발시절과 달리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618, WHIP(이닝 당 출루 허용률)은 1.17에 불과하다. 장원삼은 지난해에도 8월 이후 불펜으로 전환해 선발 등판 시보다 좋은 성적을 남긴 바 있다. 기록에서도 확인되듯 이제 장원삼에 어울리는 보직은 불펜이다.

#삼성 장원삼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삼성 장원삼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삼성 장원삼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장원삼이 삼성 불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가 있다. 우선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이라는 점과 더불어 삼성 마운드에 희귀한 좌완이라는 점이다. 전반기 최종일을 기준으로 삼성 불펜진에서 유일한 좌완 투수가 장원삼이었다.

장원삼의 또 다른 장점은 다른 좌완 불펜들과 달리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선발 투수 시절의 경험을 살리면 간혹 3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롱 릴리프로도 활용할 수 있다. 선발이 약한 편인 삼성의 현재 사정 상 전천후에 가까운 장원삼의 쓰임새는 실로 소중하다.

대부분의 투수들은 불펜이 아닌 선발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하물며 데뷔 후 10년간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였고  올해 4월까지 선발로 뛰었던 장원삼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선발로서 한계를 보인 장원삼이 불펜으로 전환하며 삼성은 최하위에서 탈출할 동력을 얻을 수 있었다. 불펜의 '믿을맨'으로 성공 변신한 장원삼이 후반기에도 꾸준한 활약을 보이며 삼성의 순위 상승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해 보자.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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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김정학 기자) 이 기사는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에서 작성했습니다. 프로야구·MLB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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