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 홈페이지 자료화면

ⓒ KBS


KBS <추적60분>이 지난 4월 12일 방송한 '세월호, 1091일만의 귀환' 편에 4.16연대 미디어위원회(아래 미디어위원회)에서 제작한 영상을 사전 동의 및 출처 표기 없이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미디어위원회 측은 지난 9일, 독립 제작자 개인 및 단체 152곳과 함께 입장문을 내고 KBS에 재발 방지 및 사과를 요구했다.

<추적60분>이 미디어위원회의 허락 없이 사용한 영상은 지난 3월 31일 목포신항에 도착한 세월호를 바라보며 슬퍼하는 세월호 유가족들을 담은 영상이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박종필 감독은 1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그간 독립 다큐 피디들이 약자로서 묵과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번만큼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고자 성명서를 냈다"며 "KBS는 공영방송으로서 책임을 가져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박종필 감독은 <추적60분> 측에서 영상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해 와 "방송국 자료를 구입하는 가격과 동일한 가격에 영상을 사용할 수 있다"고 안내했으나, 이후 "연락 없이 무단으로 영상이 사용됐다"고 말했다.

KBS <추적60분> '세월호, 1091일만의 귀환' 편을 제작한 피디들은 방송 다음날 <추적60분> 홈페이지를 통해 "제작 일정에 쫓겨 출처 자막조차 누락한 채 영상을 방송에 사용했다"며 "13일경, 영상 사용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의사 또한 전했다"고 사과했다. 12일 현재 '세월호, 1091일만의 귀환' 영상은 KBS 다시보기 사이트에서 내려간 상태다. 

하지만 독립제작자들은 "(<추적60분> 측이) 촉박한 제작일정을 변명 삼아 책임 있는 사과를 회피했으며 사태를 일방적으로 정리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디어위원회는 △KBS 시사교양국 차원의 사과문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영상 도용이 빈번하게 일어나므로 영상물 사용 시 매뉴얼을 제작할 것 △책정된 사용료가 아닌 피해 배상 등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KBS <추적60분>을 담당하는 김정균 팀장은 12일 오후 <오마이뉴스>에 "제작을 하면서 피디가 바쁘면 그런 상황이 종종 있다. 사용료를 의도적으로 지불하지 않으려 한 게 아니다"라며 "미디어위원회 측과 계속 협의를 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팀장은 미디어위원회 측에서 제시한 세 가지 안에 대해 각각 "△국장 차원이 아닌 팀장 차원에서 사과를 할 수 있다고 봐 미디어위원회 쪽에 제안했고, △영상을 사용할 때 지켜야 할 제작 가이드라인은 이미 갖춰져 있으며, △KBS가 일종의 가해자가 됐는데 피해 보상에 대해서 미디어위원회 쪽에 제안을 하는 게 맞다고 봐 그렇게 말씀까지 드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디어위원회 측은 영상 도용이 이번 건만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무단 도용, 출처표기 없음과 같은 유사 사례들은 비일비재하다"며 "KBS가 급하게 원본을 제공해달라고 부탁을 해 들어주었으나 후일 원본을 돌려주지 않기도 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추적60분 영상 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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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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