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이스라엘과 '영원한 앙숙' 관계인 레바논에서 초대형 블록버스터 영화 <원더 우먼>의 보이콧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30일(현지시간)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레바논의 '원더우먼 상영을 반대하는 모임'은 원더우먼 상영 금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영화 원더우먼은 31일 베이루트의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원더우먼 배급사 측은 영화 상영을 앞두고 포스터와 디지털 광고판 등을 통해 영화 홍보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들이 원더우먼 상영을 반대하는 이유는 주연을 맡은 갤 가돗(29) 때문이다. 2004년 미스 이스라엘 선발대회 우승자인 가돗은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2년간 복무한 적이 있다.

특히 그녀는 2014년 이스라엘 방위군이 가자지구에 폭격을 가했을 때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스라엘 방위군을 응원하는 글을 올려 '시오니스트(유대민족주의)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그녀가 영화 <원더 우먼>의 주인공으로 낙점됐을 때 "세계 평화를 지키는 원더우먼 역을 맡기에 부적절하다"는 비판 여론이 들끓기도 했다.

'원더우먼 상영을 반대하는 모임'은 페이스북을 통해 "가돗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공격할 때 이스라엘군을 지지한 이스라엘의 전사"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관계는 철천지원수 사이다. 두 국가는 현재 공식으로 전쟁 상태다. 레바논은 이스라엘 제품을 수입·판매하지 않으며 이스라엘을 여행하거나 이스라엘 국민과 접촉하는 것도 불법으로 여긴다.

실제로 2015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스 유니버스에 출전한 미스 레바논 살리 그레이지가 미스 이스라엘과 별 생각없이 함께 찍은 사진이 레바논을 뒤집어 놓기도 했다.

앞서 2009년에는 프랑스 배우이자 코미디언 게드 엘마레의 레바논 방문이 취소되기도 했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엘마레가 이스라엘군에서 복무한 전력을 들어 살해 위협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바논 내에서 영화 원더우먼 보이콧 캠페인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고 할리우드 리포터는 전했다.

원더우먼 보이콧 캠페인을 지지하는 사마흐 이드리스는 "이 영화는 레바논에서 상영될 수 없다"면서 "영화 상영 1시간 전이라도 상영 불허 명령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레바논 블로거 엘리 파레스는 "영화는 이미 상영 허가를 얻어 31일 개봉한다"면서 "이 영화는 그저 70년 이상 된 팝컬처의 하나인 슈퍼 히어로에 관한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영화 <원더 우먼>은 오는 1일 아랍에미리트와 카타르, 쿠웨이트에서, 다음 달 22일 오만, 29일에는 바레인에서 각각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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